[eBook] 최고의 리더는 사람에 집중한다
수전 파울러 지음, 박영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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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제시하는 책.


자율성, 관계성, 능력 등이 중요한 세가지 요소라고 한다.


차근 차근 다시 읽어보며 리뷰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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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산도칸 몸프라쳄의 호랑이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47
에밀리오 살가리 지음, 유향란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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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혼란스러운 특이한 소설이었습니다.

산도칸은 사람 이름이고, 몸프라쳄은 지명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편한 방식이라면, <산도칸, 몸프라쳄의 호랑이들> 처럼 가운데 쉼표 하나 있었으면 이해가 확 되었을 건데요.

물론 이름으로서의 '산도칸'도 낯설지요.

속표지 다음 문장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독서란 여행 가방과 씨름하지 않고 하는 여행이다.' 
- 에밀리오 살가리 (1862~1911)

모든 책이 다 여행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살가리의 이 책은 '여행'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생생합니다. 말레이반도 근처의 섬들이 배경인 것 같은데, 굳이 지도로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 곳의 밀림, 그 안의 나무, 덩굴, 잎사귀, 열매, 그리고 여러 동물들에 대한 묘사가 눈에 보이듯이 선하게 다가옵니다.

줄거리는 그냥 일직선입니다. 특별히 반전이랄 것도 없고...

시대적 배경은 1849년이라고 시작하면서 밝힙니다.
19세기 중반이니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싶기도 합니다.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식민 제국이 인도와 말레이 반도에 진출해서 식민지를 건설하고 있던 시절의 얘기입니다. 1849년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좀 약해져 있지 않아 싶기도 한데요.

주인공인 산도칸은 말레이 해의 해적왕입니다. 산도칸과 그의 친구인 야네스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밀림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일품이지만,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불나방이 불꽃에 가까이 가듯... 산도칸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끌려 들어갑니다. 
자신의 친구인 야네스와 수백명의 부하들의 목숨까지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실제로 희생도 시키면서요.

그도 그것이 또다른 파멸의 모습이란 걸 알지만... 또다른 종말이란 걸 알지만...

결국 그는 종말에, 어떤 종말에 이르게 되고...
그 대목에서 흐느낍니다. 평생 처음으로...

사람을 사로잡는 강력한 정념의 힘이랄까요. 
모든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판단을 내치게 하고, 끌려 들게 하는 그 정념의 힘..

그 정념을 '사랑'이라고 소설 본문에서는 얘기하지만...
그 '사랑'의 결과는 수많은 사람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 정념의 맹목적인 위세가 이리 강렬하게 표현된 작품도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한 플롯, 단순한 주변인물에 대한 묘사, 단순하기 그지 없는 주연들에 대한 묘사...
그 단순성이 그만큼의 강렬함의 배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산도칸의 어떤 대사들이 있습니다. 종말을 예감하는 듯한. 
제일 마지막 문장은 중간 중간의 그 대사들이 그 한 곳으로 집중되어 꽂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세계문학으로서의 가지는 어떤 의미가 있다면, 작가가 중간중간 배치한 그러한 대사들이 줄거리와 더불어 상승작용을 일으키다가, 마지막 문장으로 집약되어 다시 한 번 표현될 때 느끼게 하는 그 감정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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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백치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5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김근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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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치>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김근식 옮김

도스또예프스키의 작품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죽음의 집으로부터의 기록>, <죄와 벌>, <영원한 남편> 에 이어 다섯번째 입니다. 다섯개 작품 중에 그 중에서 가장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다만, 분량이 상당해서 읽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읽어도 읽어도 읽은 티가 나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상권을 1/5~14일, 하권을 14~24일이니 읽는데 20일 걸린 셈입니다. 중간에 다른 종이책도 읽기는 했지만, 소설 중에서는 이리 오래 걸린 책도 드뭅니다. 물론 예전에 책 읽을 시간이 많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 <카마라조프 가의 형제들>의 상권, 중권이 각 한달, 하권이 20일 해서 대략 석달이 걸린 적도 있긴 합니다. (요새는 출퇴근 합산 3시간 반 정도 매일 책을 보지만, 예전에는 거의 그런 시간이 없었죠)

그렇게 오래 읽다가 보면, 앞부분의 얘기가 좀 가물가물해지더군요.

이 <백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헷갈리고, 각 인물의 배경 스토리가 서로 혼동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더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악순환이랄까요~

**************************

미쉬깐 공작... 참 독특한 인물입니다. 어떻게 이런 인물을 창조해냈을까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존재 가능한 인간일까 싶을 정도 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에 나오는 그윈플레인과 데아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입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가 가진 선한 면을 끝까지 돌아봐주는 사람.
자신에게 주어지는 어떠한 형태의 모욕이나 무례한 언사에도 진솔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대하고, 누구라도 어떻게든 용서하는 사람.

수많은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의 아픔을 읽어내고, 그에 공감하는 사람.

매우 순진하고 간명하면서도, 그의 눈은 예리하며, 그의 통찰은 기볍지 않습니다.

이러한 미쉬깐 공작을 접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그 이전과는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그의 말과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히 놀라움으로 다가오면서, 인간성 깊은 곳의 뭔가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독자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방향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게 되는 걸까" 라는 질문을 도스또예프스끼는 이 소설을 통해서 던지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생각과 언행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중고등 시절에 배운 경제학에서 인간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언제나 내리는 존재라는 가정을 했었습니다. 

실제 인간 사회의 경제학은 그렇지 않다는게 카너먼의 '행동경제학'이라고 하지요.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Start with Why)>라는 책을 지은 사이먼 사이넥은 저 책에서 우리가 결정을 내리게 되는 뇌의 주요 영역은 이성적인 언어의 영역이 아니라고 한 기억이 납니다.

곧 '변연계' 얘기입니다. 감정에 관련된 뇌의 부위로 인간의 의사 결정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가 손상을 입은 사람은 삶에서 아주 간단한 결정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합니다. 

즉, 우리의 의사 결정의 핵심 요소는 '감정'이라는 겁니다.

뭔가 미리 생각해서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 생각의 근저에는 이성 보다는 감정적인 동인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 <백치>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는데, 정작 그 행동을 왜 했는지 본인도 당장은 모르는 것으로 그리는 상황들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도스또예프스끼는 이미 그런 식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한 인간 이해는 칸트, 헤겔의 이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독일 관념론적 이해에서 키에르케고르 이후의 실존주의적 인간 이해, 프로이트 이후의 심리학적 인간이해로 넘어가는 시점이 19세기 후반부였고, 도스또예프스끼 또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흐름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또한 본인이 그러한 흐름에 새로움과 깊이를 더했는지도 모르겠스빈다.

그런 관점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이 미쉬깐과 같은 인물을 만나고 접했을때, 그들의 생각과 언행은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생각해 보면, 결국 그들의 감정이 미쉬깐에게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관찰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미쉬깐의 '선한' 영향력을 부정하지 못하면서 그를 끝없이 증오하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를 끝없이 시도 때도없이 속여먹으려는 사람도 나오고, 그에게 자신만의 관점을 투사해서 미쉬깐을 더욱 힘들게 만들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등장인물 하나하나 다 명확하게 생각도 나지는 않네요.

나스따시야를 보면, 그녀의 반응은 언제나 늘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본인을 알 수 없다고 해야 할까요.

또쯔끼에 대한 증오와 그로 상징되는 모든 것에 대한 증오를 기반으로 살아온 세월이 길다 보니, 그녀의 마음의 세계는 증오와 수치로 점철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미쉬깐은 그러한 그녀의 마음에 큰 충격을 안겨 줍니다. 미쉬깐을 통해서 그녀는 그 이전에 꿈꾸어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마음의 세계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게 됩니다. 

증오 보다는 사랑과 용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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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있습니다.)













********************************

나스따시야는 그로 인해 큰 혼란을 겪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녀는 그녀가 영위해온 생활 양식이 그녀에게 얼마나 독이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그래서 다름 사람을 증오하는 삶이 어찌 힘들지 않겠습니까. 외롭고 쓸쓸하고 슬프기만 할 뿐이지요.. 

미쉬깐은 그녀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녀를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해주고, 그녀를 존중받는 존재로 느끼게 합니다. 그 잠깐의 접촉이 가져온 충격이 그녀를 오히려 더욱 힘들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러니입니다.

미쉬깐은 그녀를 그녀의 삶의 질곡에서 끌어낼 수 있는 구원자일 수 있지만, 나스따시야는 마지막 순간에서까지 미쉬깐을 거부합니다. 받아들일 듯 하면서도 거부하게 됩니다.

저는 그 것이 어떤 큰 두려움과 불안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미쉬깐이 보여주는 세계는 나스따시야로서는 전혀 낯선 세계입니다. 
단순히 낯선 정도를 넘어서 완전히 반대의 세계입니다.

이전의 세계에서 그는 자신을 숭배하고 따르는 남자들의 시선을 즐기면서도 경멸하고, 자신을 농락했던 또쯔끼를 증오했지만, 새로운 세계에서 나스따시야는 그들 모두를 용서해야 합니다. 

모든 관계는 새롭게 정의되어야 하고, 모든 소통은 증오의 표현이 아닌 다른 감정의 표현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녀는 그런 셰게를 살아본 적이 없고, 자신이 증요하는 대상에게 먼저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점이 굴욕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상황이 주는 압박감은 단순한 두려움과 불안을 넘어서는 것이었을 겁니다. 

미쉬깐이 보여주는 구원의 길이 그녀에게 인식이 되었기에 그렇게도 미쉬깐 근처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결국 그 길을 가지는 못합니다.

아이러니하지요. 

나스따시야의 한 부분은 그 길을 가야한다고 밀어냅니다. 너무도 강력하게 밀어냅니다. 
나스따시야의 다른 부분은 그 길을 두려워 합니다. 그것도 너무나 처절하게 두려워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국 출발점에서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합니다.

그녀의 이성 깊은 곳에서는 그 길이 맞다고 얘기하고, 그녀의 감성 깊은 곳에서는 그 길로 가야 한다고 그녀를 밀지만, 그녀의 강력한 다른 감정은 그녀를 주저 앉힙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 어두운 정념에 속박되어 있습니다. 자유가 없이 매인 모습입니다. 
비록 몸은 자유로울 지언정, 그 마음은 꽉 묶여 있는 모습입니다.

예전에 센델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자유'에 대해서 했던 논의가 생각이 납니다.
얼핏 보면 역설적이기도 한 그의 논의를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유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다.'

얼핏 보면 이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센델의 논의는 마음의 속박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 생각되는 것의 대부분은 사실 사회적인 트렌드, 유행, 일반적인 인식에 의해서 형성된 외부 요소입니다. 대부분 단기적인 쾌락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정으로 개개인에 도움이 되는 것은 그런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절제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인식은 사실 상식적으로 대부분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게임에 빠져서 몇 날 몇 일을 밤을 새는 것도 한 때이지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게임에 그 마음이 속박된 것이지요. 마약이나 알콜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그런 의미에서 자유 그 자체이기도 하고, 자유로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나스따시야에게 그런 자유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끝없이 그녀를 주저 앉히는 거센 감정의 폭풍을 이겨낼 힘이 없었습니다. 

애시당초 그런 힘이 없는데, 미쉬깐과의 만남에서 무슨 의미를 찾아야할까요.

이런 의미에서 미쉬깐의 존재를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쉬깐이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어땠을까요? 
그녀는 방향도 없이 수치와 증오의 한가운데에서 계속 삶을 지속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좀 더 오래 살았겠지요. 로고진과 아웅다웅 하면서 어떻게든 삶을 살았을 지도 모릅니다.

결국 미쉬깐의 존재로 인해, 그녀는 마치 금단의 열매를 먹은 것처럼,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 이후로 고통스러운 방황을 하게 됩니다.
(낙원에서의 선악과는 낙원으로부터의 추방을 가져오지만, 이 금단의 열매는 낙원으로의 길을 보여주는 열매라는 측면에서 반대이기도 하지만, 일견 비슷한 면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쉬깐과의 만남이 과연 그녀의 삶에서 필요했던 것일까요?
그 만남으로 인해 그녀는 더욱 행복해졌던 것일까요?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일까요?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우리가 삶에서 중요시 여기는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답은 달라지겠지요.
어떻게든 사랑과 용서와 관용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도덕적 진리에 손을 들어주면 미쉬깐과의 만남은 그런 의미에서 가치를 지니게 되고,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일단은 살아야 한다, 수치와 증오 속에서라도 살아야 한다는 쪽이면 미쉬깐과의 만남은 그런 의미에서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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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평론에서도 지적하듯이, 미쉬깐은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예수 입니다. 
기독교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던 도스또예프스끼라면, 예수는 인간과 신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었고, 그런 결과 죽음에서 부활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미쉬깐은 그런 측면에서 예수는 아닙니다. 다만 예수의 인격적 특성의 일부를 형상화 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미쉬깐을 주인공으로 한 이 길디긴 소설의 결론은, 결국 인간 만의 노력으로는 결국 아무 것도 나아지는게 없을 뿐이라는 것 같습니다.

나스따시야는 죽고, 로고진은 시베리아로 가고, 아글라야는 폴란드로 가고, 다들 뿔뿔이 흩어지고,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정작 공작은 다시 백치로 돌아가버린 듯 합니다.

출발점에서 더 나아진 것이라고는 찾아보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감정, 감성, 정념의 힘은 막강하여, 미쉬깐과 같은 인격의 접촉을 통해서도, 우리 자신의 삶의 방향은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 인간은 자신만의 힘으로는 안된다는 것.

그게 도스또예프스끼의 결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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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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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절대로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소설입니다.

(God을 '하느님'이라 번역했어서 일단 '하느님'으로 통일합니다.)

하느님이 '천국 주식회사'의 CEO 인데, 아주 불성실하고 놀기만 하고, 엉뚱한 존재로 나옵니다.

주인공은 천국주식회사의 '기적부'라는 곳의 직원 두 명.
기적부라는 부서는 우연의 조합을 통해 인간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돕는 직책입니다.
너무나 많은 기적이 필요한 사례 앞에 이들의 업무는 전체 사례 중의 극히 일부분에 국한되지만,
이들은 기뻐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위안 삼아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간 사회의 한심함에 넌덜머리가 난 하느님은 결국 지구를 파괴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에 이의를 제기한 '기적부'의 젊은 두 직원.

이들은 하느님과 딜을 합니다. 30일 안에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거죠.

더 이상은 스포로 넘어가기에 생략하겠습니다.

재미난 발상에 의한 설정, 배치된 캐릭터들이 유머러스 하고 웃깁니다.
미국 사회의 전형적인 답답한 인간상 몇몇들이 희화화되어서 나타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분량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데, 워낙 쉬운 문체에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니, 금방 읽힙니다. 5시간 정도?
<백치>를 읽으며 과로 했던 뇌를 좀 연휴 기간 동안 쉬게 해주자는 취지로 시작했으나, 연휴 시작하기도 전에 다 읽고 말았네요.

유머 코드란 게 또 안 맞는 사람들에겐 안 맞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짜증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이런 유머 코드가 맞을 분들에게는 진지함은 쉬게해주고, 그저 가볍게 웃고 싶은 목적이라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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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 - 대한민국 No.1 부동산 전문가 25인의 냉철한 분석과 전망
조선일보 산업1부 부동산팀 엮음 / 북클라우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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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이든 집 문제는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살 것인지, 어느 집에서 살 것인지, 어느 정도 수준의 집에서 살 것인지... 
질문의 형태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질문은 거의 동일할 겁니다.

집을 사거나 팔려고 한다면, '내가 사려는 집의 가격이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일 것입니다.
전세를 살거나 월세를 산다 하더라도, 집의 매매 시세 동향은 역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질문이 특히 코 앞에 다가와 있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크게 어필하는 제목입니다.
작년 중반에 사 놓고 안 읽은 책들 중에 <2016 부동산 트렌드> 라고 같은 팀, 즉 조선일보 산업1부 부동산팀에서 엮은 책이 있는데 같이 비교해보면서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일단은 나중으로 미뤘습니다.

<2016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 라는 책이 존재한다는 점에 미루어 이 책은 일종의 현재와 가까운 과거에 대한 스냅 사진이면서 단기적인 전망을 하면서 장기 전망은 배경으로 깔게 되는 그런 책이라는 짐작을 하게 합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다가왔구요.

총 18개의 글이 5개장으로 나뉘어 아래와 같이 실려 있습니다.

1장_대한민국 부동산 긴급 점검

* 2017 부동산 대전망_ 김덕례, 심교언
* 2017 주택 입주 대란 오나?_ 채미옥, 송인호, 이문기
* 2017년 부동산 시장 앙케트 쇼_ 김광석

2장_초저금리 시대, 분야별 부동산 완전 정복

저성장 · 저금리 시대, 돈 되는 부동산에 투자하라_ 이동현
월세로 300만 원 버는 ‘부동산 월급 통장’ 만들기_ 이남수
부동산 경매에서 성공하는 다섯 가지 원칙_ 강은
자녀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하는 내 집 마련 전략_ 안명숙

3장_미래를 바꾸는 부동산 트렌드 따라잡기

* 2017년 부동산 빅트렌드 분석!_ 박원갑
* 빅데이터가 말해주는 주택 구매 비법_ 함영진
수익형 부동산, 최고의 투자처는 어디?_ 김우희, 김혜현, 박상언
*철도 개통에 따른 호재 지역 집중 분석_ 박합수

4장 고수의 실전 부동산 재테크 전략

*부동산 베스트셀러 작가의 실전 투자 비법_ 백원기, 전은규
연예인들의 시크릿 부동산 투자 비법_ 고준석
부자들이 선택한 여섯 가지 재테크 노하우_ 김규정, 이명수
미래 가치가 빛나는 ‘슈퍼 부동산’ 찾는 법_ 고종완

5장 고령화사회, 미래의 부동산을 내다보다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주택연금 최대로 활용하기_ 고득성
장수사회! 주택연금으로 돈의 수명을 늘려라_ 류기윤
초저금리 장수사회 은퇴 자산 관리 3원칙_ 김경록


1장의 주요 주제는 2017년 전망입니다. 요새 나오는 부동산 관련 뉴스 중에 2017년 공급 과잉에 대한 뉴스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얘기들이 교차하지만, 대략의 공통적인 얘기들은 절대 공급량은 많아서 보합세 예상되나, 지역적으로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는 정도입니다. 

2장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각론인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 하는지, 임대 수익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일단 어느 정도의 자금이 있으신 분이면서 곧 은퇴 후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분들이 대상입니다. (따라서 저하고는 별 관련이 없었습니다.)

3장은 1장과도 좀 겹치는 내용인데, 조금더 일반론을 얘기합니다. 2017년 빅트렌드 얘기를 다시 논합니다. 수익형 부동산 얘기도 다시 나옵니다. 철도 개통 관련 한 정보들은 유의깊게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4장은 좀 특이한 기획들로 꾸몄습니다. 부동산 베스트셀러 작가, 연예인 등의 투자 동향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그리고 부자들의 노하우, 미래가치를 가지는 부동산 얘기를 합니다.

5장은 은퇴 자산 관리라는 측면에서 주택 연금 제도를 얘기합니다.

전체적으로 봐서 여러가지 주제를, 다양한 대상을 염두에 두고, 구성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8개의 강연을 엮은 책이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위의 18개의 글 중에 저자가 두명 이상이 경우는 대부분 대담이거나 인터뷰입니다.
대담일 경우 두 사람의 패널이 의견이 조금씩 다를 경우, 서로 조심하느라 자신들의 얘기를 명확히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일 경우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얘기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계속 끊기기 때문에 읽으면서 혼란스럽습니다.
따라서 읽기에 좋은 글들은 대부분 1인 저자일 경우입니다.

제가 읽으면서 제게 개인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은 글들은 앞에 *로 표시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이자 가치는 이 책의 발간 시점에서의 부동산 동향에 대한 스냅샷입니다. 
이 책의 단점이자 부족한 점은 이 책은 부동산 초보자에게는 맞지 않는 책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는 중요한 개념들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 아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를테면, 아파트의 수요를 논하면서 어떤 근거로 특정한 숫자가 나왔는지 상세히 얘기하지 않습니다.
아파트에 대한 공급을 얘기하면서 어떤 데이타를 왜, 어떻게 봐야하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없습니다.
일본 대비 우리나라가 공급 과잉이 아니란 얘기를 하면서 인용하는 지수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상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선이해 없이 이 책을 읽으시는 것은 좀 무리스러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그런 선이해가 아주 어렵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른 책들을 미리 읽고 이 책을 읽으시면 이 책은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오르는 방향에 대한 바이어스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 분들이 아무리 성실하고 선한 분이라 할지라도, 내면의 쏠림은 누구나 피할 수 없다고 가정합니다.
이 책은 그런 바이어스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분들에 의한 책이라는 의견입니다.
모두 다는 아닐 지라도 100% 아니라고는 못할 겁니다.

다른 색깔의 부동산 관련 책들도 있습니다. 
선xx 님의 책들은 몇년전 부터 비관론 일색이었죠.

부동산 관련 뭔가 액션을 취해야 할 때, 어느 편이 맞다고 가정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나는 어떤 쪽을 맞다고 봐야하는지, 맞다면 어느 정도나 맞는 건지,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 일일이 생각하려다 보면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내 힘으로 어느 정도 공부를 해서, 자기 분수에 맞게 움직이는 방향을 알아서 찾는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병행해서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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