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읽은 책들 중 좋았던 책들. 두 번 이상 읽어도 좋을 책들

[소설]
* 최초의 인간 – 알베르 카뮈, 김화영, 열린책들
* 죄와 벌 상, 하 – 도스또예프스끼, 홍대화, 열린책들
* 스토너 – 존 윌리엄스, 김승욱, 알에이치코리아
* 예브게니 오네긴 –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석영중
*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 아르까지 스뜨루가쯔키
* 우리들 – 예브게니 자마찐, 석영중, 열린책들
*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 파이 이야기 – 얀 마텔,공경희
*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전경자, 열린책들
* 햄릿 – 셰익스피어, 박우수, 열린책들
* 리어왕 – 셰익스피어, 열린책들
* 맥베스 – 셰익스피어, 권오숙, 열린책들
* 오셀로 – 셰익스피어, 권오숙, 열린책들
* My Antonia – 윌라 캐더
* 나의 안토니아 – 윌라 캐더
* 별의 계승자
* 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
* 아Q정전
* 댈러웨이 부인 – 버지니아 울프
* 주홍 글자 – 나다니엘 호손
* 느릅나무 아래 욕망 -유진 오닐
*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 윌라 캐더
*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뉴욕 3부작 – 폴 오스터
* 블러드 워크 – 마이클 코넬리
* 댓글부대 – 장강명,은행나무
* 채식 주의자 – 한강, 창비

[인문/사회]
* 책 읽는 뇌 – 매리언 울프,이희수,살림,인문사회 (2회독)
* 소셜 애니멀 – 데이비드 브룩스,데이비드브룩스,흐름출판,인문사회
* 공부 중독 – 엄기호, 하지현, 위고
*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 – 캐롤 드웩, 정명진, 부글북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조지 레이코프, 유나영, 와이즈베리
* 어제까지의 세계 – 재러드 다이아몬드
* 표현의 기술 – 유시민, 정훈이
* 어른 없는 사회 – 우치다 타츠루
*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 엄기호
*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 조국
* 숨결이 바람될 때 – 폴 칼라니티
* 대통령의 글쓰기 – 강원국
* 대리사회 - 김민섭
* 힘있는 글쓰기
* 어제의 세계 – 슈테판 츠바이크
*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
* 정의를 위하여 - 강남순
* 로봇의 부상
* 로봇 시대, 인간의 일 – 구본권, 어크로스
* 한계 비용 제로 사회 – 제레미 리프킨, 안진환, 민음사

[경영/경제]
* 제로 투 원 –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이지연, 한국경제신문
* 린 스타트업 – 에릭 리스, 송우일/이창수, 인사이트
*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 권도균, 로고폴리스
*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 – 나가이 다카하사, 임재덕/김동주, 성안북스
* 빅데이터 전쟁 -박형준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사이먼 시넥
*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 라즐로 복
*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 김현철
* 빚으로 지은 집
* 회사의 언어 – 김남인
* 이기는 선택 – 권오상
* 경영의 이동 – 데이비드 버커스

[기독교]
* 새 하늘과 새 땅 – 리차드 미들톤, 이용중, 새물결플러스
* 예수 한국 사회에 답하다 – 차정식,새물결플러스.
* 성경 독서법 – 김기현,성서유니온선교회
* 개혁신학 vs. 창조과학 – 윤철민,기독교문서선교회(CLC)
* 월요일의 그리스도인 – 최영수, 생명의말씀사
* 하나님 나라 (전면개정판) – 박철수, 대장간
* 현대 사회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2011 년판) – 존 스토트, 정옥배, IVP
* 전환기의 한국 교회 – 김동춘, 대장간
* 세상을 욕망하는 경건한 신자들 – 백소영
* 구원이란 무엇인가 – 김세윤
* 마가복음 뒷조사
* 기업가형 리더십 – 폴 스티븐스
* 일의 즐거움 – 데니스 바케
* 급변하는 직업 세계와 직장 속의 그리스도인
* 창조론자들
* 구약의 숲 – 김근주 
* 모든 사람을 위한 로마서 1 – 톰 라이트
* 마태복음 뒷 조사
* 기독교 신학의 숲 2 – 김형원
* 팀 켈러의 센터처치 – 팀 켈러
* 일의 신학 – 폴 스티븐스
* 하나님의 사업을 꿈꾸는 CEO – 폴 스티븐스
*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 윌리엄 딜
* Shaped by the Gospel – Tim Keller
* 거짓 신들의 세상 – Tim Keller
* 성육신적 교회 – 마이클 프로스트
* 작은 믿은 크신 하나님 – 톰 라이트



전체 리스트는 여기로


https://run2you.wordpress.com/2016/12/30/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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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망고셩 2017-01-04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천 감사합니다~!
 

시를 거의 읽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 어떤 시들은 제 삶에 우연스럽게 와서 부딪히는 때가 있습니다.
오래 전에 이 시를 읽었을 때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영시 지만, 문장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아서 차근차근 읽어보면 해석은 될겁니다.

Landscape

Isn't it plain the sheets of moss, except that
they have no tongues, could lecture
all day if they wanted about

spiritual patience? Isn't it clear
the black oaks along the path are standing
as though they were the most fragile of flowers?

Every morning I walk like this around
the pond, thinking: if the doors of my heart
ever close, I am as good as dead.

Every morning, so far, I'm alive. And now
the crows break off from the rest of the darkness
and burst up into the sky - as though

all night they had thought of what they would like
their lives to be, and imagined
their strong, thick wings

- Mary Oliver

영어라서 우리말 처럼은 잘 와닿지 않습니다. 저도 어떤 분이 설명해 주셔서, 아.. 그렇구나 하고 조금 느껴봅니다.
두 세번은 곰곰히 읽어봐야 좀 알 것 같은 시입니다.

아래는 그 설명을 대략 제 생각과 섞어서 요약한 내용입니다.

1,2연에서 moss는 이끼죠. 시인은 이끼를 보면서 영적인 인내를 느끼지만, 검은 참나무에게서는 깨지기 쉬운 꽃과 같은 면모를 들여다 봅니다. 

3연에서 매일 아침 연못 주위를 산책할 때마다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내 마음의 문이 닫혔다면, 나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이다. 
마음의 문이 열려 있기에 1,2연의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는 거겠지요.  

그리고 4연에서 그건 시인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로까지 격상됩니다.
 그때 하늘로 솟구치는 까마귀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까마귀가 밤새 그들의 삶이 어떠하기를 원하는지 내내 생각해 왔으며, 그들의 강하고 두터운 날개를 상상해 왔던 것 같다 입니다.
결국 아침이 되면 그 날개를 펼쳐서 날아오르게 되겠지요. 

(여기서 '상상'이라 단어가 특히 큰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상상력이 죽으면 꿈도 비젼도 다 죽는 거죠. 상상력이 살아 있어야 꿈도 비젼도 풍성해 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영문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As one who sometimes needs to break free from the dark night of the soul. I'm grateful for this reminder of what I can do in the dark to get ready for daybreak.

Keep the doors of your heart open and you can say, with Mary Oliver - and with gratitude - "Every morning so far. I'm alive..."

(때때로 영적인 어두운 밤을 깨치고 나와야할 필요가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 어둠 동안 새벽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할수 잇는지 되돌아 보게 하는 이 시에 나는 감사한다.

마음의 문을 늘 열어 놓고, 외칠 수 있다. 매리 올리버와 함께, 감사함으로 - "매일 아침, 지금까지, 나는 살아 있다.")

- Parker J. Palmer의 타임라인에서 가져왔습니다.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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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될 때>


미국의 30대의 젊은 신경외과의사가 레지던트를 마치던 무렵에 폐암으로 진단을 받습니다. 암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치유되지만, 암이 완전히 뿌리뽑인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결국 암이 재발하였고,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심가했습니다. 그는 어린 딸과 아내를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이 책은 암진단을 받기까지의 그의 삶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와 암진단을 받고 나서의 과정, 그리고 그가 더이상 쓸 수 없게 된 뒤의 과정을 그린 그의 아내의 글, 그렇게 세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지역, 의사라는 직업, 30대라는 젊은 나이, 때이른 암진단.이 세가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스토리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다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그런 요소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스며 있는 이 젊은 의사의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은 이 책을 보다 특별하게 만듭니다.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으로서의 그의 전반부 삶이 그려지고, 암진단을 받으면서 더 그런 과정을 지속하는 모습이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존경스러우면서도 부럽더군요. 그런 질문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더라도, 그런 답은 쉬는 시간에나 찾는 거라 생각하고 답을 찾는 과정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까지는 못했던 게 꼭 제 자신의 소극성 때문만은 아니지 싶습니다.



책의 본문이 시작하는 그 앞에 있던 시가 참 멋있습니다.

책 제목이 이 시에서 나왔지요.



처음 우리말 번역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 와 닿지 않았고, 

영어 원문을 읽어도 잘 모르겠던데, 두가지를 계속 같이 읽어보니

뜻이 조금씩 이해가 되었습니다.


You that seek what life is in death,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Now find it air that once was breath.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New names unknown, old names gone: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Till time end bodies, but souls none.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느다.

Reader! then make time, while you be,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But steps to your eternity.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 놓으라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

<카엘리카 소네트 83>



일단 두 행씩 라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서 소리내어 영어로 읽어보면, 묘한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이런 시를 번역하시는 분들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입니다 저같은 이공계는 저런 문학적인 문장은 뜻도 잘 짐작이 안되거든요.


다만, 우리말 번역과 영어 원문을 보다가 보니, 우리말 번역에서 조금 빠진 부분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원래 번역의 탁월함에 힘입어 그 위에 한 숟가락 더 얹어본 번역입니다.


You that seek what life is in death, 당신, 죽음 안에서의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한다면,

Now find it air that once was breath. 이제 깨달을지어다, 그것이 한때는 숨결이었던 바람이란걸.

New names unknown, old names gone: 새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옛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Till time end bodies, but souls none. 세월이 육신을 쓰러뜨리고, 영혼은 남을 그때까지.

Reader! then make time, while you be, 독자여! 열심히 살아라, 살아 있는 동안

But steps to your eternity. 영원으로부터 몇발자욱 안 떨어져 있을 지라도



번역된 문장이 있었기에 그에 기반해서 조금씩 바꿔보면서 의미를 더 깊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꿔보려 했지만, 우리말로는 잘 전달이 안되는 느낌입니다. 


이 영문 시는 크게 3개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2행, 3,4,행, 5,6행


1,2행은 도입부로 'you'로 지칭된 청자를 대화에 끌어들여 중요한 주제에 대해 한 번의 결론을 내립니다.

3,4행은 전개부로 인류가 처한 상황을 현재에서 미래까지 관통해서 제시합니다.

5,6행은 종결부로 'you'의 시선을 상황에서 자신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상황에 대한 관찰, 깨달음으로 변화된 시선을 요구합니다.


도입 -> 전개 -> 종결... 음악에서 소나타 형식이기도 하지요. 


영시를 어떻게 읽는지 잘은 모르지만, 약간 음악 스럽게

이 시는 1,2행은 조용하게 3,4행은 약간 소리높여 비장하게... 5,6행은 약간 단호하면서 결단하는 투를 흉내내서 읽어 보면 더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이 시의 주요 포인트는 4행의 Till을 어떤 의미로 파악하느냐 입니다. 

이 Till이 3행의 완료형과 연결이 되면서 3행의 의미가 변하는 느낌입니다.

과거분사가 적용 문장은 보통 '상태'인데, 여기에 tIll 구문이 붙으면 '상태'가 '완료'로 바뀌지요.


즉, 3행까지는 현재의 상태를 기술하는데, 이것만으로는 공허하고, 어찌보면 비참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새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고, 옛 이름은 없어졌답니다. 남은게 없는 거죠.


그런데, 4행에서 그런 상태에 종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그런 피봇같은 전환을 이루는 단어가 Till 입니다. till의 시점에 일어나는 일들이 있고, 이때 현재의 상태가 완료된다는 의미로 전환됩니다.


즉, '세월이 육신을 쓰러뜨리고, 영혼은 남을 그때까지' 라는 문장이 3행에 추가됩니다.

새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고, 옛 이름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 다음은 (아마도) 새 이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깔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4행의 이러한 의미 전환은 5행으로 이어집니다.

5행의 make time은 '서두르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의미들도 있습니다.

그런 여러 다른 의미들을 포함하는 전체적인 의미로 제가 이해하기에 make time은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내다' 또는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다' 라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맥락의 유사한 표현이 You made my day. 라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5행은 현재를 부정하지 말고, 현재를 가치있게 보내라는 말로 다가옵니다.

6행의 but은 only의 의미인 것 같습니다. 

5행과 6행을 연결해서 보면, '현재를 가치있게 보내라, 영원에서 몇 걸음 떨어져 있을지라도' 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eternity라는 단어는 4행의 Till과 연결이 됩니다. 3행의 현재가 Till에 의해서 정지된다면, 그 이후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eternity라는 단어로 4행의 till의 시점을 넘어서는 시간을 가리킵니다.




다시 정리하면

3행 : 아직 뭐가 뭔지 모르는 혼란스런 상태이지만,

4행 : 그런 혼란이 끝나는, 곧 죽음을 의미하는 Till의 시점에 영혼이 남는 것을 알고

5행 : 살아 있는 동안 가치 있는 삶을 이루고,

6행 : 영원에서 몇 걸음 떨어져 있을지라도 


이런 의미입니다.



여기서 1행과 2행을 다시 보면,

1행의 죽음 안에서의 삶의 의미를 찾는 다는 것, 곧 육체가 쓰러지고 영혼이 남을 그때의 삶은 어떤 것일까라고 시인은 질문하는 셈입니다.

2행에서 '숨결'은 현재에서의 '삶', '바람'은 죽음 이후에 이어지는 '삶'입니다.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숨결'이 더 스케일이 크고 자유로운 '바람'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숨결이 바람이 될 때'는 곧 '죽음'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죽음'은 더 풍성한 삶으로의 게이트의 의미를 가집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실마리는 3행입니다.

현재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새 이름', till 이후에는 알려지게 될 '새 이름' 입니다.



영원에서 몇 발자욱 안떨어져 있음을 늘 인식하면서 현재를 가치있게 살아가는 삶. 

그런 삶이 이 생에서는 숨결일지라도, 결국 바람으로 풍성해질 것임을 이 시는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시인의 이런 믿음이 저자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의미를 제목으로 삼았으니까요.



암 진단 이후에도 환자를 돕는 신경외과의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저자의 삶이 이 시의 내용과 뭔가 통하는 게 있습니다.








시가 너무 좋네요. 읽어볼 수록 뭉클해집니다.



'죽음'이란게 이 책의 저자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



여기서부터는 좀 개인적인 사족입니다.



17세기의 시인과 이 책의 저자인 폴 칼라니티는 아마도 기독교 신앙을 공유한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기독교적인 전통에서 '새 이름'과 '바람'이 가지는 특수한 의미와 그 의미들과 연관되어 표현되는 육체적인 '죽음'이 그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본문 중에 저자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되는 장면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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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의 책은 처음 읽어봅니다.















이 책은 원서인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을 읽었습니다. 영어 때문에라도 꾸준히 원서를 읽으려 하는데, 원서를 읽으면 여러가지로 힘들기 때문에 게으른 마음에서 늘 선택을 주저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원서로 선택한 이유는...


1. 빌 브라이슨이 필력이 좋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그 영어문장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2. 우리말 책보다 킨들 원서가 더 쌌습니다. 

3. 오더블이 있었습니다. 오더블로 들으면서 같이 읽으면 집중이 더 잘됩니다.


그렇게 11월 15일에 읽기 시작했는데, 14일이 걸려서 11월 29일에 완료했습니다.

물론 이 책만 읽은 건 아니고, 그 사이에 <배려>라는 책과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등도 읽고, 또 다른 영어 원서를 100페이지 정도 진도를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이 은근히 지루해서 자꾸 다른 책에 손이 가더군요.


네, 바로 그겁니다. 저는 좀 지루했습니다. 그렇게 재미있고, 필력이 있다는데, 왜 저는 지루하게 느꼈을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쓰자면,


이 책은 (알게 모르게) 기자 또는 기자 출신 작가가 쓴 티가 강합니다.


예전에는 이 점을 잘 인식하지 못했는데, 올해 들어 묘하게 공통점들이 느껴지더군요.


올해 읽은 책들 중에 다음과 같은 책들이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 공유합니다. 대부분 필력들은 출중합니다. 특히 1, 4, 5번의 필력은 훌륭합니다.


1. 소셜 애니멀 - 데이비드 브룩스

2.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니콜라스 카

3. 생각은 죽지 않는다 - 클라이브 톰슨

4. 로봇 시대, 인간의 일 - 구본권

5. 회사의 언어 - 김남인
































이 책들 중에 저는 4번과 1번은 올해 읽은 그 분야의 책 중에서 거의 1순위로 좋은 책이라고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다른 책들의 단점일 수 있는 특징을 가지지만, 단점을 거의 보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번은 챕터 하나하나는 재미있는데, 결론이나 마무리 없이 갑작스럽게 책이 끝나버려서 당혹스러웠습니다. 이런 건 편집자가 잡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2번과 3번은 중요한 얘기들을 제시하지만, 제시하면서 "이러니까 큰 일이야" 또는 "이러니까 괜챦아" 라는 정도로 끝납니다. 그런 얘기라면 각각의 책들의 절반 분량이어도 충분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책들에 특징적이면서 단점이 되는 것을 무순위로 생각나는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 해당 사항은 파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검은 색은 다른 책들에서 느껴진 단점들입니다. 




********************************


1. 책 전체 적으로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룹니다.

  . 전체적으로 분량의 2/3만 되었어도 참 좋고 임팩트가 더 있었을 것 같습니다.

  . '많다'라는 주관적인 느낌이 나오게 되는 것은 각각의 주제의 상호 연관성이 떨어지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 이 책은 우주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지질학, 대기학, 고생물학, 생물학. 인류학 등 많은 주제를 얕게 다룹니다. 많으니 얕을 수 있고, 대중을 대상으로 한 교양 과학책이니 얕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책을 보다 세분화 해서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 등으로 나눠서 썼으면 각각에 대해서 통일해서 썼으면 어떨까 하는 느낌입니다. 


2. 1.번과 연결되면서 하나하나의 주제는 나열식이 되고 맙니다. 깊게 파고들어가는 맛이 없습니다. 

  . 하나의 주제에 해당된 분량에 한계가 있다 보니 그렇겠지 싶습니다.

  . 그 얘기는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 중에서 궁금하게 있다면, 다른 책을 찾아보는게 낫다는 것이지요.

  . 즉 이 책은 한 번 읽은 다음에 다시 읽을 필요는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 저는 양자역학 쪽이 전공이라서 그 쪽 부분을 어떻게 풀어서 설명했는지 좀 기대를 하고 봤는데,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얘기를 하려면 참 많은 얘기들을 할 수 있을 텐데, 전혀 없었습니다. 도리어 양자 역학을 얘기하다가 소립자 물리학으로 빠져버리더군요. 더 어렵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큰 의미도 거의 없는 분야인데 말이지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인 생물학에서도 그런 것은 아닌지 하는 의혹이 생기니 더욱 지루하더군요.


  2페이지 서문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우주가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아주 오랫동안 우주는 없었다"


 저는 이 말이 살짝 궤변이라는 느낌입니다. 마치 빅뱅 이전에는 우주가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빅뱅 이전에는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이라는 말이 성립할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본문에서는 제대로 설명을 하는 것 같던데, 서문에서는 왜 저리 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기자 출신이다 보니 물리학의 기본적 부분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신의 마음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470페이지가 넘는 책을 시작하는 2번째 페이지에서 말입니다. 



3. 각 챕터별로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갈 때, 제시하는 근거가 때로는 빈약하게 느껴집니다.

  . 여기저기서 인용을 하는데, 가끔 아니다 싶은 인용도 있습니다.

  . 인용을 제대로 하는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자기 의견에 맞는 실험결과라고 갖다 붙이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 이 책은 과학사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역사지요. 저자는 대부분의 경우에 매우 성실하게 여러 등장인물의 연관 관계, 뒷 이야기 들도 조사해서 배치해 놓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은 인정합니다 때로는 여러 저널의 주요 논문을 인용해서 그 분야의 학문의 흐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끔 이상하다 싶은 출처를 당당하게 근거로 내세웁니다. 몇번이나 저자는 Economist의 기사를 인용합니다. 저자가 기자 출신이어서 인정을 하는지 모르지만, 제대로 된 과학자라면 Economist를 인용하지 않습니다. 경제학자라면 Economist를 인용하겠지요. Economist를 인용하더라도, 어떤 아티클의 어떤 저자가 얘기했다는 것을 본문에서 인용하는게 맞습니다. 그 아티클의 저자를 먼저 언급하면서 인용해야 하는데, Economist만 인용하는 것은 저로 하여금 더 큰 불신에 빠지게 합니다. 저자 명과 아티클 제목이 주석으로 표현되었다 하더라도 본문에 인용할 때는 그 저자를 먼저 인용해야 하는데, 안 그러고 있으니.. 참...


  . 그리고 후반부로 갈 수록 인터뷰가 많아집니다. 구두 인터뷰 내용을 따옴표 치고 바로 인용하는데, 이 역시 저로서는 믿음이 가지 않는 인용입니다. 제 자신 누가 와서 구두로 인터뷰하다 보면, 제 전문분야라도 틀리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의 기억은 불완전해서 주관적인 인상이 언제라도 객관적인 데이타와 논리를 덮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로 할 때에는 아무래도 글로 쓸 때보다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되고 책임도 무겁게 느끼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4. 하나의 통일된 주제를 가지는 책이 주는 기승전결의 구성이 전체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 저자가 제시한 주제가 좀 빈약하거나, 주제는 괜챦은데, 책의 구성 요소들이 그 주제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 마지막 챕터에서의 책의 결론은 저자 자신도 힘이 빠져 있습니다.

 

  . 마지막 챕터의 마지막 몇개 문단은 주제라고 느껴지기보다는 그냥 마무리 멘트로 느껴집니다. 저자는 We enjoy not only the privilege of existence but also the singular ability to appreciate it and even, in a multitude of ways to make it better. 라는 말을 하는데, 이 문장의 make better라는 부분은 사실 앞의 책 내용에 거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아무런 근거도 보여주지 않고 막연한 얘기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식의 마무리는 과학을 다루는 책, 역사를 다루는 책에 맞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신문 칼럼이나 에세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면 제목을 Essay on a short history on nearly everything 이라고 하는게 맞겠지요. 제목이야 어쨌든 저자는 이 책을 그냥 즐거운 이야기책으로 구성하려 한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했나 봅니다.

 

빌 브라이슨의 책은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라면 입문서 정도로 읽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두번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웬만하면 기자 출신 작가분이 쓴 책은 신중하게 골라야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하고는 잘 안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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