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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2월 10일 : TENTH OF DECEMBER
조지 손더스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2015.07.09>
5. Exhortation, 권고 : 그닥 재미 있는 편은 아니어서 스포까지 썼습니다.
전형적인 대기업 스타일로 부하직원들에게 '일 열심히 해, 안 그러면 국물도 없어' 라고 으름장 놓는 듯한 분위기 입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그럴 때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 중의 세가지를 그야말로 순서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 세가지는 피해야할 순서로 1) 밥값해라, 봉급 받은 만큼 해라 2) 너따위는 바로 대체 가능해 3) 이 친구는 이리 잘하는데 왜 넌 이모양이야 하는 비교. (물론 이 순서는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Andy라는 친구와 비교를 하지요. 그가 그렇게 환상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그러면서 모니터링을 안한다고 하면서, 모니터링 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돈 얘기를 했으면서 '우리가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합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말할 때, '왜'의 답은 보통 '돈' 이상의 것을 의미하는데, 앞에서 '돈' 얘기를 먼저 했기에 영 맥아리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무슨 분과 미팅 얘기를 합니다. 대략 엄청 깨지고 왔다는 거죠. 그러니 열심히 잘 하자라고 합니다.
처절한 분위기 입니다. 아마 밑의 사람들 잘리기 전에, 자기가 먼저 잘릴 것 같은 예감이 드나 봅니다. 집에 아이들도 있는 가장인데,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그러다 보니, 편지 맺음 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다 괜챦을 겁니다. 다 잘 되겠지요.
우리말로는 이렇게 되어 있어서 느낌이 좀 약한데, 영어로는
All will be well and all will be well, etc., etc.,
같은 말의 반복입니다. 이 반복은 이 화자의 심리 상태가 살짝 절망적이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뒤에 두 번이나 붙은 etc까지두요.
이 단편의 영어는 이 화자의 감정상태를 상상하며 소리내서 읽어내려가면 더 재미있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중언부언, 횡성수설 하면서 앞뒤 안 맞는 얘기를 하다가 끝의 결론이 저렇게 나옵니다.
왜 중언부언, 횡설수설이냐 하면, 그 분과 미팅이 정말 지옥과도 같았을 겁니다. 절망을 부여잡고 나와서 글 초반에 열받아서 막 내뿜다가 마지막에 힘이 소진해서 탄식하듯 중얼대는 그런 느낌입니다.
4편 거미머리 탈출기 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지만, 한 번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단편인 것 같습니다.
6. Al Roosten
읽어온 6개 중 가장 재미없게 봤습니다. 완전 pathetic loser인 주인공의 상념인데, 안타까울 정도로 pathetic 하네요.
그 상념이 너무 리얼해서 도리어 재미없었습니다. 그 리얼함을 의도한 거겠지요?
이 것도 오늘밤 자다가 뭔가 머리를 때리듯이 생각이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