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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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진보 혹은 개혁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난 보수 쪽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내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고, 천천히 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저 상식에 따르고, 사람을 믿고자 하는... 평범한 개인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을 보면 '진보' 혹은 '개혁'쪽에 서 있습니다.
내가 움직인 게 아니라, 지금의 우리 사회가 그만큼 삐뚤어진게 아닌가...
이게 내가 가진 생각입니다. 

어쩌면 '진보집권플랜'은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지금은 사는데 지장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사회 정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람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왜 이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뭘까에 대해 좀 적어 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내 삶에 대한 반성입니다.
내가 제대로된 삶을 살기 위해서 사회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무책임했던 시간들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권력을 잡고, 제도를 바꾸고... 비록 이런 것들이 나의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 사회적인 기반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 같은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내 욕망 밑에 두고 살지는 않았나.... 많이 반성했습니다. 

두번째로... 권력을 무서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
사실 나는 권력이 두렵습니다. 
저는 사실 쬐끔은 권력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최근에는 동네에서도요...
별것도 아닌데 그것도 권력이라고...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지니...
무서워집니다. 정말 꿀맛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서움이 공존합니다.
여기에 취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 내가 내 욕망에 저항하는 마지막 수단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문제는 그 '맛'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써야 하는지,
그것을 몰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못된 사람이 될 필요도 있다는 것... 제겐 너무나 큰 과제입니다. 

세번째는 스스로가 내 삶에 대해 이미 사망 선고를 내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
그래서 책을 읽자마자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남겼습니다.

 

   
  실로 멈춘 줄 알았던 심장이 서서히 다시 뛰기 시작함을 느낍니다. 거친 호흡이 돌아올 때 쯤... 새로운 시작이 거기에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만한 희망, 이젠 다시 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아직 사망 선고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보집권플랜'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조국 교수님의 앞으로의 모습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나는 우선 내 자신을 다시 추려 봅니다. 

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하지만 얼마전에 읽었던 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이젠 불편해진 각오를 하고자 합니다."
최소한 우리 아들이 살아갈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나는 불편해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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