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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ck 슬랙 - 변화와 재창조를 이끄는 힘
톰 드마르코 지음, 류한석.이병철.황재선 옮김 / 인사이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만일 내가 이후에 오직 단 한 권의 책만 선택할 수 있다면...
당연히 이 책을 선택할 것이다...라는 것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모든 내용들이 굉장히 유용(실용적)할 뿐더러,
다른 측면에서 철학적이며, 심지어는 엔터테인먼트적(그러니까 즐겁다는 뜻)이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은 모든 내용을 일일이 세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분명히 곧이어 한번 더 읽어볼 계획이 있으니깐,
두 번, 세 번 반복하면 조금 더 내 것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은 이 가이드대로 무언가를 바꾸고 뜯어 고치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니깐...
나는 '슬랙'을 세가지 차원에서 생각을 했다.
첫번째는 개인적인 차원.... '나는 슬랙을 갖고 있는가?' 당연히 예스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업무 시간의 반은 비워 놓는다. 흔히 버퍼라고 말하는 데...
그 시간을 비워 놓게 되면, 필요할 때, 다른 직원을 도울 수도 있고
때로는 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이건 어디서 배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맡은 역활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이 슬랙이 진짜 그 효과를 발휘하기 까지는
사실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거꾸로 내가 만일 경영자라면 10년이란 세월을 어떻게 참아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문제는 슬랙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변화와 재창조가 가지는 가치이다.
다시 말하면 오래 시간을 걸려 변화와 재창조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것 자체도 경쟁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낙관적일 수 없다.
그래서 두번째 문제인 조직 차원의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조직이 슬랙을 가지기 위해서는 모든 개인이 동일한 만큼 슬랙을 가져야 할 것인가?
아니면 구성원을 하나로 놓고 봐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10명의 구성원이 있다고 치면, 그 중의 7명은 일을 하고,
나머지 3명은 슬랙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당연히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조직 안에서의 3명의 슬랙에 대한 평형성 문제가 당연히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그 3명이 Executive Level이어야...
그나마 잡음이 덜 생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 조직은 결코 진화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다.
사회 내에서의 산업구조를 살펴 보면 묘하게도 창조와 변화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하다.
특히 전문 서비스라고 하는 경우는 더욱...
이 분야에서의 구매자의 현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그건 자기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서비스는 그것을 '실행'하는 것. 즉, 실행력을 구매 한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 경우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슬랙'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 되고 만다.
파트너쉽? 현실에 그런거는 없다. 마음에 안들면 널려 있는 다른 서비스 제공자를 찾으면 된다.
이를 전체 스토리로 만들어 보면 이렇다.
어떤 서비스 제공자가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은 창의와 혁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이 자신의 경쟁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며,
그 결과 항상 30%정도의 슬랙을 갖고자 한다.
구매자가 나타났다. 구매자는 이 서비스 제공자의 능력을 마음에 들어 한다.
하지만 그 슬랙에 대해 내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70%의 비용만 내고 100%를 활용하고자 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70%의 비용만으로는 유지가 안된다.
게다가 나머지 30% 역시 해당 구매자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시간인데....
해서 비용적인 차이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다. 구매자는 100%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존의 슬랙에 대해서 인정을 하지 않는다.
결국 서비스 제공자는 비용 뿐만 아니라 슬랙 역시 잃어 버리게 된다.
발전이 멈춘다....
시간이 흐르고 구매자는 서비스 제공자의 퀄리티가 마음에 안든다.
떠난다...
솔직히 말하면 이게 내가 겪고 있는 현실이다.
누구 하나의 잘못도 아니다. 그냥 사회 구조가 이런 식이다.
얼핏보면 진짜로 '슬랙'을 갖고 이를 위해 노력하면 잘 될 것 같지만.....글쎄다.
혹시 이것은 이미 가진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비록 비관적인 생각이지만, 출발점으로는 좋은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나는 시작하고 있다.
최소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구현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그 자체가 매우 즐거운일임을 알기에...
그것만으로도 두 번째 레벨에 도전할 가치가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