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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자 도쿄 ㅣ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간만에 가치를 지불하고(돈 주고) 볼만한 책을 봤네요.
사실 하이벨베르크 편에서 유일하게 좋았던 것은 CD뿐이었는데,
오죽하면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을까요.
사실 이번에도 CD가 있을거란 기대를 하고 주문 했는데,
없어서 참 실망했었더랬죠.
원래 김영하란 작가는 제가 좋아하던 작가였습니다.
그 좋은 기억이란 게 요즘말로 하면 쉬크한 문체도 한 몫 했거든요.
그걸 다시 봐버렸다는 말이죠.
도쿄 여행기의 압권은 에세이들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제가 일본에서 가졌던 느낌들을 잘 잡아서...
글로 써놨는지... 어쩔 수 없는 시샘이 들더군요.
(글로 돈을 벌려면 최소한? 이 정도의 책임감은 있어야겠지요.)
저는 이걸 유쾌한 통찰력이라고 보르고 싶어집니다.
저도 도쿄에 두 번 같다 왔습니다.
블로그에 여행기 올린다 하면서도 못 올렸던 것 중 하나가,
그걸 어떻게 글로 푸는가 하는 고민이었는데,
그 이상을 봐 버렸습니다. 제가 생각해 오던 여행기 혹은 기행문이 이런 거였거든요.
몇가지만 살짝 보여 드립니다.
"원래 남자들에게는 지도와 기계에 대해서는 모르면서도 아는 척을 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도쿄의 골목들은 대부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넓이로 되어 있고 불법 주차가 거의 없다. 길은 좁아도 주차된 차가 없어 걷기에 쾌적하다. 도시 전체가 마치 잘 정리된 강박증 환자의 서랍 같다" (브라보!!! 어쩜 이렇게 정확하신지... 당신의 글도 도쿄스럽답니다. ^^)
"처음에는 여행자가 여행안내서를 선택한다. 그러나 한 번 선택하면, 그 한 권의 여행안내서가 여행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어떤 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취향을 가꿔가다가 어느 경지에 이르면 그것을 남과 나눠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취향을 남과 공유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상점을 여는 것이다."
"나는 도시를 사랑한다."
너무 많이 끄집어 냈나요? 하지만 이 몇 문장의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경험해 보는 것. 100% 이상 강추입니다.
(단, 보수적이거나 일본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감이 있다거나,
도쿄에서 한 블록 안 쪽의 골목길을 걸어보지 못하셨다면... 패스하는 편이 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