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강조했듯이 갔던 곳을 또 가는 것이 나의 여행 철학이다.
3번째 방문한 홍콩...
그동안 홍콩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변했는지 한번 되돌아 보고 싶었다.
<2007년 4월 말 첫 방문>
처음 본 홍콩은 좀 흐렸다.
전체적인 사진 톤이 그렇다.
사용 카메라도 다르지만... 카메라 성능의 문제만은 아니다.
또 쉽게 다가가지도 못했다.
멀리서 전체를 보고 싶었던 것이 나의 자세이기도 했다.
아직 부분을 볼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저 우리가 그 안에 있었음을 확인하고 싶은 정도?
어제나 처음은 설레지만 적당한 거리를 찾기는 힘들다.
'이방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가 힘들다.
<2008년 8월 초 두번째 방문>
두 번째라는 느낌이 없었던 두 번째 방문.
이제서야 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는 풍경을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
여유?
여유는 다른 선물을 준비해 놓는다.
다른 각도...
항상 보아온 풍경이 아닌 다른 것들과 다른 방향에 눈을 돌리게 해 준다.
조금씩 홍콩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 더 가까워진다.
시선도 점점 그 곳 혹은 그들과 같아진다.
<2009년 7월 초 세번째 방문>
이제, 여행 안내서도 지도도 필요하지 않다.
점점 나의 길, 나의 시선을 찾아 간다.
그렇다고 홍콩이 내 것이 된건 아니다.
나는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이방인'이다.
이젠 아찔한 건물보다 그 위의 하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홍콩...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 만든 것만은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저 하늘 아래 있기 때문에....
왜 맨날 나는 전경만 찍을까....
그게 의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구도나 앵글은 그게 아닌데...
그러니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나와 피사체와의 거리다.
그러기에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바로 이것...100%는 아니지만, 항상 내가 꿈꾸던 그런 사진이다.
3번째에서야 겨우 한 장. (공교롭게도 첫 번째 여행에 사용했던 그 기종으로 찍은 것이다.)
이제 홍콩을 알아 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홍콩은 항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