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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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형식은 중요하지 않아, 내용이 중요하지."라고 말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 형식 때문이다.
다른 말로 스타일이라고 하면 좀 더 이해가 될까?
아마 이 이야기가 이메일의 모음이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것을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읽지 않았다.
이메일이라는 형식이 주는 것 중의 하나는
'상상'이다.

잘못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되는 과정 역시 상상이다.
상대방에 대한 상상...

그리고 또 하나 '거울'
상상 속에는 자연스럽게 나 자신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그리더라도, 그건 나의 모습이 반영된 누군가이게 된다.

따라서....새벽 세시, 북풍의 추위를 막아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의지하고픈 누구... 그리고 의지할 수 있는 자신....

그걸 '에미'와 '에마'로 표현한다면 너무 비약일까?

반전 같지 않은 결말에 찬사를 보내며....
잠시나마 환상에 빠질 수 있었음에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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