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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감각 - 전략적 직관
윌리엄 더건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박찬구 감수 / 비즈니스맵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 9월쯤 클라이언트와 점심을 먹으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한 얘기 중의 하나.
"기획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항상 언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순간입니다만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려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계속 무언가를 보고 고민하고 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에 '탁'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이런 것 보면 내가 아주 형편없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생각한 것은 "바로 이거야!!!"라는 것 밖에 없다.
그동안 회사에서 항상 무언가 아니라는 찜찜한 생각이 들면서도
뭐라 반박하지 못했던 것을 이젠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 최근에 직원들과 함께 한 세미나에서 '전략'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 있었다. 대부분 전략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렵게 받아 들이길래 도움이 되고자 아주 간단하게 정리한 것인데, "목표", "예측", "계획" 이라는 3가지 요소였다.
그동안 여러가지 직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인데, 비교적 정확한 요약이어서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그게 조미니의 전략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예전부터 '전쟁론'에 관해서는 클라우제비츠의 이야기들을 더 좋아 했는데... 일하면서는 나도 모르게 조미니의 방법론에 물들여 졌다. 아마도 회사가 미국 회사여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 예전에 블링크를 읽기 전에도 '감'이라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책을 읽고 나서 '아!'했던 기억이 난다. '전문가적 직관'... 이 전문가적 직관이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많이 얘기되는지 안다면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흔히 "선수들끼리 왜 그래요? 이 정도면 바로 답 나오죠"라고 말하는 것... 최소한 전문가적 직관은 어느 정도 일상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내가 보는 핵심은 "떠오르는 순간"은 아니다.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것을 위한 많은 역사적 사례다. 조금 더 보편적으로 말하면 많은 정보와 사례를 공부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 거기에는 동서고금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다양성 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마케터라면 더욱 그렇다. 때로는 어린 아이의 한마디가 그토록 힘들게 찾던 해답이 될수도 있다. 가능하면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알아야 한다.
"마케터의 방황이란 때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by roke
- 그럼에도 '전략적 직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에는 약간은 망설여진다. (아까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
1. 에이전시에게는 항상(100%는 아닐 수 있지만) 어떤 목표가 주어진다. 따라서 전략적 직관을 발휘하여 어떤 전략을 창조하는 것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어쩌면 이 경우는 주어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라는 조미니의 이론과 방법이 잘 어울린다. (에이전시에서 전략적 직관이 필요한 경우라면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을 세울 때일 것이다.)
2.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열심이 고민하고 연구해서 얻은 결론은 거의 처음으로 되돌아 온다. 결국 내가 후배들에게 아무리 쉽고 간단하게 얘기를 한다고 해도 그들은 한번에 이해하고 받아 들이지 못한다. 각자 그만큼의 경험을 하고 나서야 같은 결론을 얻게 될 것이다. 그게 성장이다. 따라서 한번에 너무 멀리 가버리면 따라오기 힘들다.
- 하지만 이 이야기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론은 뭐 알아서 책을 읽어 보라고 추천하는 것 밖에...
- 내가 선천적으로 받은 장점이라고는 '기억력' 뿐이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그것이 '뿐'이라고 할만큼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내게 가장 큰 축복이다.
- 최근에 음성 메모를 남기기도 했지만 나는 참 운도 좋다. 항상 무언가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고 할 때, 그것에 대한 이런 딱 맞는 자료들을 딱딱 찾게 되는지... 책을 고를 때, 읽어보고 고른 적도 없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