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마눌님과 함께 사업(?)하던 시절에는 그랬다. 몇번 사람을 뽑고 내보내고 하면서 내린 하나의 결론이 '비서'출신을 뽑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마눌님도 비서 생활(이 책과는 좀 다른)을 하면서 일을 배웠다. 우리는 비서 출신의 장점으로 꼼곰하고, 일정에 대한 개념이 있고, 책임감(사실 로열티에 가까운 것이지만..)이 있다는 정도 였다. 암튼 사회 생활을 하고 일을 배우는데는 비서직이 아주 좋은 기회라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고, '어디 한번 보자~'하는 심정으로 읽게 되었다. 큰 틀의 내용은 이전에 내가 생각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점점 약해지는 설득력은 맘에 안든다. 다시 예를 들면 나도 일을 할 때,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아이디어의 프레임에 내용을 맞출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건 4가지의 테마로 할거야'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했는데, 보니까 3가지의 테마 밖에 없는 거라... 그럴 때 과감하고 3가지로 수정해야 하는데,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나머지 하나는 결국 억지로 껴맞추게 된다. 이 책에서도 약간은 이런 냄새가 풍겼다. 초반의 경쾌함이나 명료함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흐려지고 늘어지는 느낌... 또 한가지 이유는 나의 지금 상황과도 큰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면서 회사 일도 급격하게 악화되어 지금은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까 '비서처럼' 하려고 하는데, 이거 영 CEO가 아니다. '차라리 때려치고 말지!'라고 생각하게 되니 그에 대한 반발로 책의 내용에 대해서도 좀 거부감을 갖게 된 것 같다. 암튼 직장생활을 하는데 한번 쯤은 고려해 볼만한 주장이며, 나는 경험상으로 양손은 아니지만 한 손 정도는 들어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