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고 다니는 다이어리보다 작다. 뭐랄까.... 작고 연약하다는 느낌? 해서 다른 소품들 사이에 있을 때 가장 가치 있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 속 깊은 곳가지 파고든.... 한 구절을 옮겨본다. "많은 글쓰기가 그런 식이다. 맞춤법은 시간이 가면 정확해지지만(*나는 이 마저도..ㅠ.ㅠ), 우리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단어들을 배열하는 데는 꽤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 쓴 이야기는 보통 사건의 거죽만 훑고 간다. 석양을 본 뒤, 나중에 일기를 쓸 때는 뭔가 적당한 것을 더듬더듬 찾아보다가 그냥 '아름다왔다'고만 적는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글로 고정해 놓을 수가 없어 곧 잊고 만다. 우리는 오늘 일어났던 일들을 붙들어두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어디에 갔고 무엇을 보았는지 목록을 작성한다. 그러나 다 적고 펜을 내려놓을 때면 우리가 묘하하지 못한 것, 덧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그 사라져버린 것이 하루의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고 모른다고 생각한다." 알랭 드 보통, "동물원에 가기" - '글쓰기(와송어)' 중에서 무언가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은 자유롭고 쉬운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그 세계에 발을 들여 놓고 한 문장씩 늘려가다 보면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자꾸 고치고 싶은 욕망. 이게 글쓰기가 주는 행복이자 고통의 근원인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