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웃고 미소를 짓는 것은 행복하다는 표시이다. 분명 이상한 옷을 입고있는 우리는 뉴욕에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순박한 원인 제공자가되었다. 그러나 이 ‘자유의 나라‘ 후손들이 불손하게도 우리를 보려고 발광하는 그 모습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다."
윤치호 일기 5월 9일 - P158

런던은 정치가 융성하니,
군주와 국민이 서로 신뢰하네.
천하 오대주에선 패권국으로 일컬어지고,
천년 세월 이름난 고을 중 으뜸이었네.
하늘 위에선 신선의 세계요,
인간 세상에선 부귀의 그림이라.
여기 와서 아름다운 풍속 보노라니,
꽃과 달이 온 도성에 가득하네. - P165

길가에 기병 보병 두 줄로 늘어서니,
창검은 빽빽하되 소리 없이 고요하네.
금빛 수놓은 의관 갖춰 일천 관원 지나는데,
여섯 필 말이 끄는 마차엔 훈척이 앉았네.

지체 높으신 황제도 되려 군대에 편성되니부대의 푸른 군복에 말 타고 가시도다.
손 올려 눈썹에 붙이고 천천히 고삐 당기니,
온 거리에선 일제히 ‘우라‘를 외치네.
- P189

특사 가운데 지저분한 이빨 그들 중 몇몇과 길게 땋은 변발을 한 중국인들은 수놓은 훌륭한 비단옷을 입고 있지만 안쓰러운 모습이다. 유럽식 - P197

으로 차려입은 일본인들은 동양 전체에서 가장 문명화되고 부러움을 사는나라의 대표처럼 행동했다. 페르시아는 매우 말쑥한 제복을 입은 잘생긴 사람이 대표로 왔다. 최근에 그 나라의 왕이 피살되고, 그 나라 정부가 친영국파와 친러시아파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인지 그에게 일종의 동료 의식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비참한 상황을 의식하고 있는 불쌍한 우리는 더 행복한34나라에서 온 사절들의 경멸과 조소의 대상일 터이다.""
-「윤치호 일기 5월 21일 - P198

러시아의 법에 따르면, 대관예식은 예배당에서 행하며 모자를 벗지 않으면 예배당에 들어가는 것이 허가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및 청나라, 튀르키예, 페르시아의 사신은 모두 모자를 벗지 않아서 들어가지 못하고 예배당밖의 누각 위에서 지켜보았다. 예배당은 궁내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환구일록」 5월 26일 - P209

사방엔 사람의 물결 넘실거리고,
기뻐하는 소리 우레처럼 울리네.
저마다 내려주신 물건 받자오니,
떡과 고기에 술 여러 잔이라.
황실에 대관식 경사 있으니,
오늘 이런 잔치 열었도다.
악기 소리는 천지에 떠들썩하고,
배우는 몇 차례나 공연하는구나.
이것이 곧 백성과 더불어 즐김이요,
위아래가 성심(心)을 회복함이라.
대포식 잔치를 예전에 들었더니,
서방에 와서야 비로소 보는구나. - P230

사열대 앞에 말을 멈추고 손들어 경례하니,
여러 부대 군악 울리며 차례로 다가오네.
보병대가 앞에 서고 공병대는 뒤에 서서,
일시에 고개 돌려 사열대를 우러러보네.
여러 기병대는 더욱 날래고 용감하니,
황금빛 투구 위에 매의 깃털 나부끼네.
복장은 각기 말과 같은 빛깔로 갖췄으니,
푸르고 희고 검고 붉은 색 방위 따라 안배했네.
이 나라는 병력이 유럽에서 으뜸이라,
국토 널리 개척하여 태평을 이루었네.
이미 진나라를 본받아 더욱 부강(强)해졌고,
상하가 한마음으로 훌륭한 치세() 이루었네.
아, 우리 군사 일 논함에 무엇을 구할까.
다만 눈으로 본 것을 기록에 올릴 뿐이네.
취하고 나서는 되려 호기로워지나니,
칼 짚고 하늘 보며 헛되이 한숨만 쉬네. - P264

서양 풍속에는 저녁을 먹고 나면 남녀가 탈것을 타거나 걸어서 여러 곳에나가 놀면서 음악도 듣고 노래도 듣다가 밤이 깊어지면 집에 돌아온다고 한다. 매일매일 이렇게 하니, 이를 ‘운동법‘이라 한다. 어떤 이가 가서 구경하자고 거듭 청하기에, "우리나라 법에 국상(國) 때는 악기 소리를 그치고 가무를 하지 않는다. 이제 국복(國服)을 입은 처지이니, 그동안 경축하는 모임이나 공적인 자리에는 어쩔 수 없이 참석했으되 사적으로 즐기고 노는 데를어찌 감히 가겠는가?"라고 대답했다. 그 사람이 옳게 여겨 다시는 번거롭게하지 않았다.
-「환구일록』 6월 13일 - P303

표트르 대제의 옛집에 가니, 실내는 겨우 무릎을 용납할 정도요, 외양은자그마하고 지붕에는 모두 나무껍질을 올렸다. 그 다스림이 나라를 이롭게 하는 데서는 뛰어나고 집을 짓는 데서는 모자랐으니, 참으로 검약한영주이다. - P316

조포창(대포 공장)에 도착했는데, 기계의 굉장함은 이제까지본 곳들 가운데 으뜸이었다. 크고 작은 대포와 수뢰포가 헤아릴 수없이 많은데, 큰 것은 길이 8~9파에 둘레가 3파이며, 탄환의 크기는 1장 1포였으며 포탄 한 발은 50리까지 날아간다. 이와 같은 것은 1년에겨우 1대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매일 둘러보건대 물과 땅에서 사용할 무기를 끊임없이 만드는데 세계 각국도 마땅히 이와 같을 것이니, 이 무기들이 장차 어디에 쓰이겠는가? 하늘이 생을 편안케 하려 한다면, 반드시 무기를 모조리 녹여 농기구로 만드는 날이 있어야 할 것이다."
-「환구일록 7월 18일 - P360

푸릇푸릇 나무는 겹겹이 늘어섰고,
양쪽 강변 누대엔 서늘한 기운 모였네.
한뼘 석양이 가로질러 와서 비추니,
온 도읍의 유리창마다 등불 켠 듯하네.

무더운 여름이 가을처럼 서늘하니,
들엔 북풍이 불어오네.
오로지 이때 기이한 절경 나타나니,
밤에도 누대 아래엔 석양이 붉었네. - P400

생각 따라 의경이 얻어지고,
의경 따라 마음이 옮겨지네.
때론 잊었던 것 깨닫기도 하고,
때론 옛일을 쫓을 수도 있었네.
앉으나 누우나 손에서 놓지 못하니,
점점 재미가 늘어가는구나.
나의 유람 멀고도 장대하니,
보고 들은 것 모두 기이하네.
세 대륙에 사만 리 거치며,
풍속 또한 물어보았네.
쓰고 쓰면서 운을 맞추니,
약간의 시를 얻을 수 있었네.
이번 길에 이 책 없었다면,
한갓 몰자비나 되었겠지.
글자마다 막힌 마음 틔워주니,
다른 스승 또 있어야겠나.
아득히 그때 말씀 생각해 보니,
추옹은 나를 속이지 않으셨구나. - P438

열기구 안에 앉으니,
하늘로 오르더니 서서히 나아가네.
바람 타고 능히 오르내리고,
번개 품고 좌우로 오갈 수 있네.
삼천세계에서 마음껏 노닐고,
구만리 길을 단숨에 날아오르네.
하늘 나는 신선이 일찍이 약속하더니,
봉래산, 영주산으로 나를 맞아들이네. - P483

철로 끊어진 사천여 리,
높으락낮으락 산길로 마차를 모네.
부딪히고 흔들려도 면할 방도 없으니,
지난날 요동 벌판 지날 때 같구나.

험준한 고개 벼랑 모두 평평하게 깎았으니,
네 마리 말은 쉬지 않고 수레 끌고 가는구나.
기찻길 이어 만든 길 벽지까지 통하고,
잦은 우편물 먼 데까지 보내네.
아름드리 늙은 나무는 나이를 모르겠고,
절로 핀 들꽃은 이름을 알 수 없네.
밤낮으로 달려 몹시도 지루하면,
찬바람 속에 말방울 소리 근심스레 듣노라. - P500

맑고 맑은 바이칼 호수 백리 길,
돛단배로 무사히 건너고 산길로 들어가네.
가을 풍경 즐기며 마차 천천히 가니,
이내 몸은 단풍 물든 어촌 그림 속에 있도다. - P511

예전 우리 숙종 임금 때[청나라 강희 연간]에 청나라에서 오랄총관 목극등(穆克登)을 파견하여 북쪽 경계를 조사하여정하게 했는데, 그때 내 선조이신 광천공 부자께서이 일에 참여하셨다. 무산으로부터 800여 리를 돌아다니며토문강의 발원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장백산 정상에 올라‘큰‘을 두루 살펴보고서 경계를 상세히 정하고, 물이 나뉘는 곳에 석비(石碑)를 세우고 그 지형을 그려서 돌아와 조 - P521

정에 바치셨다. 숙종 임금께서 어제시(御製詩)를 지어 "그림으로 보아도 도리어 웅장한데, 산을 오르면 기상이 어떠하랴. 지난번 국경 정하던 근심이, 이제부터 저절로 없어지리"
라고 하시고, 아울러 은혜로운 상도 내리셨다. 이제 내가 강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오니, 장백산이 손으로 가리킬 수 있는 곳에 있다. 그렇지만 길이 아득히 멀 뿐만 아니라 마음대로 올라가서 선조의 유적을 찾아뵐 수도 없으니, 도리어 너무나 부끄럽고 한탄스럽다. - P522

슬프다. 저 수만여 명 유민이여.
하루하루 품팔이를 편히 여기는구나.
탐관오리 학정에서 달아난다고 해도,
낯선 땅 황무지에서 차마 어찌 지내라.
망건 상투 보존하며 고향 그리워하건만,
성명을 연달아 적어 새 문서에 올리네.
응당 조정에서 쇄환의 명 내릴지니,
나라 향한 충성의 마음 부디 변치 마시오. - P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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