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은 ‘기생적인‘ 구조다. 그것은 다중의 창조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먹고 산다. "프롤레타리아계급 권력은 자본에 한계를 부과한다. 그 권력은 위기를 결정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변혁의 성격과 근원을 규정한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은 자본이 미래에 채택해야만 할 사회 형태와 생산 형태를 바로 지금 고안한다." 제국과 다중의 관계는 애매하다. 한편으로 제국은 다중에서 유래하는 혁신의 요소를 흡수할 필요가 있다." 다 - P173

른 한편으로 제국이 다중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고정돼 있거나 이미존재하는 형태를 위해 다중의 창의성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제국과 다중의 관계를 생각하는 이런 방식은 하트와 네그리에 앞서 이미존재했다. 홉스에게 리바이어던 Leviathan의 구성은 다중을 전제 조건으로, 심지어 존재 이유로 삼는다. 그 맥락에는 다중을 규율하고, 거기내재하는 내전의 위협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 P174

그들은 오늘날 지배계급이 초국적 특성을 띤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두 가지 점에서 패니치의 견해는 제국』 저자들과 구별된다. 한편으로 패치는 세계화 때문에 국가의 힘이 약해진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그에게세계화는 무엇보다 국가 정책의 산물이다. 다른 한편으로 패치는오늘날 미국 제국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하트와 네그리가 미국의 제국주의적 힘을 제한하는 것으로 본 국제기구들은, 오히려 미국의 힘이 세계를 지배하는 데 매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 힘의 강력한 지지자다. - P186

베니딕트 앤더슨은 민족이 ‘상상된 공동체‘라고 주장한다. 이 말은 곧 민족이 물질적 기원을 지닌 표상들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그 표상들은 제도로 구현되고 사회 현실을변형시킨다. 네언에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비록 민족주의가 ‘객관적‘
과정(불균등 결합 발전)의 산물일지라도 민족주의의 성공은 민족주의가해당 개인들의 ‘정체성‘을 지배함을, 그들의 ‘감정‘에 호소함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 이 현상에 깃든 감정의 하중이 민족주의의 ‘낭만적‘이고
‘인민적‘인 억양을 설명해준다. 민족주의는 일종의 ‘계급 간‘ 현상으로, 한 영토 내에서 사회계급들끼리 갖는 결연을 상정한다. - P220

표상과 정서affect를 모두 동원한다는 의미에서 그것은 하나의 ‘정체성‘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민족 정체성과 구별된다. ‘탈민족적인 정치적 정체성‘은 전통이나 특수한 역사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질서와 기본법의 원리‘에 기초를 두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애국심은 문화가 아닌 추상적인 원리, 인권이나 법에 의한 통치 같은 것을 대상으로 한다. 이것이 하버마스가이 새로운 애국심을 ‘입헌적constitutionnel‘이라 규정하는 이유다. 하버마스가 보기에 개인들은 자신들의 민족적 전통 자체에는 더 이상 애착을 갖지 않는다. 그들이 전통의 어떤 측면, 예컨대 요리·스포츠·음악등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이는 ‘구체적인 총체‘로서의 민족이 더 이상 서방 국가에서 그런 의미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족은 19~20세기에 그랬던 만큼의 열정을 더는 일으키지 못한다. 이제 시민들은 ‘함께 살기‘의 원리, 양심과 표현의 자유, 투표권, 거주 이전의 자유, 법 앞의 평등 같은 주제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 P230

유럽에 관한 발리바르의 성찰은 경계 새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 "유럽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경계이거나, 더 정확하게는 경계들의 중첩이고, 결국 세계 역사와 문화의 관계들의 중첩(여하튼 그 관계들의 커다란 한 부분)이 유럽 안에 투영되어 있다." 문화, 언어, 종교, 지적이거나 정치적인 전통이 만나고 충돌하는 장소인 유럽은 엄밀히 말해 경계를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럽 자체가 하나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지위는근대 세계에서 유럽 대륙이 차지하던 중심적 자리로부터, 특히 그 제국주의적 과거(그리고 현재)로부터 유래한다. - P233

예외상태는 근대성 내부에 구체제가 지속함을 나타내지 않는다. 예외상태는 ‘민주주의 혁명‘ 전통의 순수한 산물이다. 그 근대적 형태가 프랑스 혁명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예외상태가 민주주의 법질서의 정지에 있다고 한다면, 민주주의 질서가 존재할 때에만 예외상태는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일단 인정하고 나면, 진짜 문제는 민주주의 체제의 본질과 관련해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야 하느냐는 것이다. 외상태는 근대의 모든 시기에 민주주의를 그 그림자처럼 뒤따랐고, 이 그림자는 오늘날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아감벤에게 예외상태란 폭력과 법이 필연적으로 맺는 내밀한 관계를 드러내준다. - P260

브레너는 ‘영광의 30년 동안 부가가치의 분배가 임금노동자에게상대적으로 유리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신자유주의 시대인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된 노동운동 파괴가 이윤율 저하를 막았다는 생각에도 동의한다. 그러므로 결국 임금 관계는 수익성의 등락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주요 설명 요소가 될 수 없다. 브레너가 보기에 주된 요소는 생산자들 간 조정되지 않은 국제경쟁에서 찾아야 한다. 브레너가 조절이론을 반박하고자 제시한 논거가운데 하나는, 힘의 관계가 임금노동자에게 유리했던 나라건, 그렇지 않았던 나라건 간에 모든 선진국이 위기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것이다. 조절이론의 가설이 사실이었다면 오직 전자의 나라들만이 타격을 입었어야 했다. 브레너가 봤을 때 여기서 도출될 수 있는 결론은하나다. 바로 위기의 기원을 자본주의의 전반적 동역학에서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 P282

1970년대에 출현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관료화하지 않고 네트워크화한 자본주의다. 볼탕스키와 시아펠로는 그것을 ‘연결주의 connexionniste‘라 부른다. …
이 체제는 결점을 이점으로 바꾸어 경력 이동성을 높이고, 결국 임금노동자를 ‘기획projet‘이 진행되는 일정 기간에만 고용하게 했다.
그러나 경력 불안정성은 임금노동자의 동기 유발을 더욱 어려운 과제로 만들었는데, 이제 임금노동자가 더는 기업에 감정적으로 투자할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 P312

볼탕스키는 2000년대에 우리가 테일러주의와 노동 규율의 공세적 귀환을 목격해왔다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새로운 정신‘이 순전히 환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정신은 실제로 존재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했고, 더군다나 그 영향력은 가장 ‘선진적인‘ 자본주의 국가에 지리적으로 국한되었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는, 예컨대 중국이나브라질에서는 테일러주의 아래 임금노동자의 고전적 모습이 언제나우세했다. 1970년대 이후, 더욱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자본주의는장기간 위기에 빠져 있다. 그리고 이 위기가 이전 10년간을 지배했던 ‘자유지상주의적‘ 정신을 누르고야 말았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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