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바의 뿌리이다. 아메리카에서 인디언과 유럽인은 평소에 이 뿌리로 빵을 만들어먹는다. 뿌리의 즙에는 강한 독성이 있으므로 뿌리를 갈아서 즙을 모두 짜낸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처리한 뿌리를 모자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건처럼 생긴 철판 위에 올려놓은다음, 철판 밑에 작은 불을 피워서 남은 수분을 모두 날려 버린다. 그러면 러스크[수분이 적은 서양 비스킷]처럼 구워지는데, 맛있는 네덜란드 러스크와 같은 맛이 난다. 사람이나 동물이 뿌리에서 짜낸 즙을 차가운 상태로 그냥 마시면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죽는다. 하지만이 즙을 끓이면 매우 훌륭한 음료가 된다. - P41
가장 아름답고 독특한 애벌레가 가장 평범한 곤충으로 변하고, 가장 평범한 애벌레가 가장 아름다운 나방과 나비로 변하는 일을 나는 수차례 보았다. - P61
구아바 나무에서 커다란 애벌레를 많이 발견하여 잎을 먹이로 주었다. 검은 줄무늬를 두른 흰색 애벌레로, 50개의 반짝이는 구슬이 각 면에 달려 있다. 레이우엔훅 씨는 서한 146번 (430~452쪽)에서 이 구슬을 눈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이를 인정할 수없다. 이것이 눈이라면 애벌레가 뒤쪽과 옆쪽으로도 먹이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이제껏 그런 경우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구슬 위에는 언제 보더라도 각막이 없다. 애벌레가 다 자라면 나무에 매달려 커다란 회색 고치를 짓는다. 그런 다음 번데기로 변하는데, 1699년 10월 20일에 나는 그 과정을 보았다. 1월 22일에는 거기에서 검은 줄무늬로 장식된 흰색 나방이 나왔다. 일부 애벌레에서는 흰색 구더기가 나왔고, 열흘 뒤에 멋진 초록색파리가 되었다. - P71
굼벵이는 식물 아래쪽에 보이는 것과 같은 노란 얼룩무늬 딱정벌레로 점차 변했다. 1701년 3월에 이를 발견했는데, 내게는 이 변태 과정이보통 애벌레의 것과 다르게 보였기에 딱정벌레의 변태 환경을 더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 - P81
그리스도 종려나무는 수리남에서 기름 나무olyboom 라고 부르는데, 크게 자라며 보기에우아하다. 노란 꽃이 피며, 거기에서 가시 달린 씨방이 돋아난다. 이 씨들은 처음에는 초록색이다가 익으면 갈색이 된다. 씨를 물에 넣어 끓이면 기름이 분리되어 뜨는데, 수리남에서는 이를 걷어 내어 여러 상처를 치료하는 데 쓴다. 밤에 등불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사용한다. - P93
이 책을 내면서 이윤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그저 내가 들인 비용만 회수하면 족하다. 나는 이 책의 제작비를 따로 마련해 두지 않았으나, 저명한 대가들에게 동판화 제작을 맡겼으며 가장 좋은 종이를 사용했다. 그리하여 곤충 및 식물 애호가뿐만 아니라 예술품 감식가에게도 즐거움과 만족을 선사하고자 했다. 내 목적이 달성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기쁘고만족스러울 것이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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