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쿠데타는 실패했지만, 준비된 작전이었다. - P17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 관리, 정당과정치자금 관련 사무를 담당한다. 국회와법원, 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갖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 계엄이 발동돼도 병력을 투입할 수 없다. 계엄군의 선관위 점령은 헌법과 법률에도 근거가 없는 명백한 위헌, 위법 행위다. 이번 비상계엄이위헌적·반헌법적 친위 쿠데타로 지목되는 이유 중 하나다. - P20
선관위는 윤석열 담화 직후, 2023년 10월10일 공개한 ‘선관위 정보보안시스템 점검 결과‘를 기자들에게 재배포했다. 자료에는 ‘선거 시스템 해킹 가능성이곧바로 부정선거 가능성으로 연결되지않는다‘ ‘선거 조작은 불가능하다. 근거없는 주장은 선거 시스템 신뢰를 떨어뜨려 사회 혼란과 민주적 정당성 훼손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선관위보안 점검에는 국정원이 참여했다. 윤석열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틀릴 뿐만 아니라 극우 유튜버 등 가짜뉴스 선동 세력의주장 및 요구와 판박이다. 대통령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음모론에 따라 동원했다는 사실을 직접 자백한 셈이다. - P22
미국의 관심은 이제 ‘과거‘가 되어버린 윤석열이 아니다. 이들은 ‘누가 정당성을 획득한 다음 책임자가 될 것인가‘를 묻는다. 외신들은 윤석열의 대통령 하야를전제한 상황에서 이후 벌어질 수 있는 갈등에 주목한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이 법적 권한을 가진 상태로 구속되면 감옥에서도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있다"라는 주장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구속 여부로 대통령 권한이 무력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즉 민주적 절차에 따른 사퇴, 그리고 정권 이양이지연되는 지금의 상황이 ‘계엄 쇼크‘를 여전히 지속시키는 한국의 가장 큰 정치적리스크라고 보는 것이다. 관건은 계엄 해제를 통해 보여준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이 국내 정치를 안정화하는 과정에서도 발휘될 것인가이다. - P31
과거에는 일단 언론기관을 사전검열하는 선에서 기본권을 억압하고일반인의 행위는 ‘유언비어‘에 한하여 금지했다고 한다면, 이번 포고문은 언론과출판으로 대표되는 ‘기성 미디어‘ 행위보다 보통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벌이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 일반에더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문장 구성이 매우 난삽하여, 이게 내란적 허위 정보의 유포를 금지하겠다는 건지, 모든 종류의 허위 표현의유포는 물론 생성까지)을 금하겠다는 건지도 불분명하다. 지금의 미디어 환경으로 보면 사실상 국민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금하는 조치로까지도 확장될 수 있는데, 이게 온당함을 넘어 과연 가능하다고 생각이나 한 걸까? 자의적이고 선별적으로 처벌하겠다는 말 외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 - P37
한국에서 부모가 미등록 이주 노동자이면 자녀도 미등록 이주 아동이 된다. 분명 존재하지만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않는 아이다. 주민등록번호도, 외국인등록번호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지원도받을 수 없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도갈 수 없다. - P49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2021년 4월 법무부가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을 내놓았는데, 이에 따르면 미등록이주 아동이더라도 국내에서 출생해 15년 이상 국내에 머물렀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업을 위한 체류자격(D-4)이 나오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더라도 1년간 임시 체류자격 (G-1)을 얻을 수 있다. ‘국내 출생, 15년 이상 국내거주‘ 조건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나오자 법무부는 개선안을 발표해 2022년 1월 외국에서 출생했더라도 여섯살 미만일 때 입국해 6년 이상 국내에서살아온 아동에게도 체류를 허락했다. 하지만 이 구제 대책은 임시 제도로, 3개월 뒤인 2025년 2월28일자로 종료된다. - P49
‘고리대 승수효과‘는 대부업체가 수익을 벌어들이는 제1의 원리다. 예를 들어 40만원을 빌려 일주일 후 이자를더해 60만원을 갚는 대출상품 (연이율2600%)을 이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일주일 내에 돈을 갚지 못하면 빚은 40만원에서 150%로 커진 60만원이 된다. 이제 채무 원금은 60만원으로 재설정된다. 고리대승수효과는 이자가 원금에 포함되면서 빠르고 기하급수적으로 채무를 불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제 채무자는 60만원을 빌려 일주일 후 90만원을 갚아야 하는대출상품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반복되면 여러 업체에 걸쳐 대출을 돌려가며 막을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더높은 연이율이 붙어도 피할 방법이 없어진다. 결국 한번 소액급전 시장에 들어온채무자는 처음 진 빚을 갚기 위해 대출과상환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대출 시스템속으로 빨려 들어가버린다. 상환 기간이 짧다는 것은 채무자가추심업자를 빨리 만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빚을 지고 눈 깜짝할사이에 빚 독촉이 시작된다. - P54
2008년부터 불법사채 피해자를 지원해온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특히등록 대부업체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점을 강조한다. "현재는 개인이 1000만원만 있어도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 대부업체를 운영할 수 있다. 대부중개업체는이런 금액 기준마저 없다. 등록 기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소규모, 부실 업체들이 난립한다. 정부는 공적 금융을 투입해 저신용자를 지원하는 대신 너도나도 민간 대부업체를 만들 수 있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방치하고 있다." - P55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더라?‘라는 말이 고객들의 입에서자연스럽게 나오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게 쿠팡의 미션이다. 그들의 목표대로 세상은 굴러간다. 시간 빈곤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소비자는 편리함에 길들여졌다. 노동자의 죽음은 의식하지 못한 채. - P59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체온을 지닙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반대하는 일입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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