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대상화
사람을 사물로 다루는 데에는 여덟 가지의 별개 개념, 여덟 가지의 방법이 있다.
1. 수단성(Instrumentality): 대상에 자율성이나 자기 결정이 부재한다고 여긴다.
2. 자율성의 부정(Denial of autonomy): 대상에 자율성이나 자기 결정이 부재한다고 여긴다.
3. 타성성(Inertness): 대상에 행위자성 및 활동성 역시 부재한다고 여긴다.
4. 대체 가능성(Fungibility): 대상을 같은 종류의 다른 대상 A, 혹은 다른 종류의 대상 B와 교환 가능하다고 여긴다.
5. 가침성(Violability): 대상에 온전한 경계가 부재한다고 여겨 그것을 깨고, 부수고, 침입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여긴다.
6. 소유권(Ownership): 대상을 누군가에게 소유되었거나 소유 가능한 것으로 여겨 사고팔 수 있다거나 재산처럼 다룰 수 있다고 여긴다.
7. 주체성 부정(Denial of subjectivity): 대상의 경험이나 느낌을 (만약 있다고 해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8. 침묵시키기(Silencing): 대상을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다룬다.
인간 존재에는 두 가지 핵심적인 특징이 있다. 주요 종교들과 널리 퍼진 세속적 문화가 오랫동안 바르게 가르쳐 왔던 자율성과 주체성이다. - P28
성차별주의는 여성이 남성보다 구체적인 면에서 열등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신념 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성차별주의자는 그 신념 체계를 이용해서 여성의 참정권과 고등교육 등을 부정한다. 여성 혐오란 그와 반대로 실행 메커니즘이다. 여성 혐오자는 견고한 특권 속에 들어앉아 여성을 그 안에 들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다. - P37
대상화한다는 것은 그것을 사물로 다루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책상이나 펜을 사물로 다루는 것을 두고 ‘대상화‘라 부르지는 않는다. 책상과 펜은 그 자체가 사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상화는 사물로 변환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실제로는 사물이 아닌 인간 존재를 사물로 다루겠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대상화는 그 대상에 인간성이 존재한다고 여기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더 많은 경우 완전한 인간성을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것까지 의미한다. - P41
라우만과 동료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남성은 그들이 한 섹스가 합의하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그것이 강요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은 남성들의 특권 의식이 여성들은 남성에게 무언가를 해 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반쯤 의식적인 신념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 이 남자들은 자신들이 강요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은 실용적인 사회적 합의 속에서 자신의 몫을 요구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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