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

사회화된 웃음, 거짓 미소에 얼마나 목매고 있었는가.

자녀의 의무는 부모를 행복하게 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가 행복함으로써 혹은 올바른 방식으로 행복하다는 신호를 보여 줌으로써 이런 의무를 행복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의무를 따른다는 것은 현상유지를 위해 행복의 - 행복한 것으로 전달된 - 기호들에 단순히 가까이 가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페미니스트 계보들은 그런 올바른 것들에 행복에 대한 희망을 걸지 않을 뿐만아니라 자신들의 불행은 그런 것들에 의해 행복해져야 한다는 바로 그 의무 때문이라고 목소리 높인 여성들의 계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역사는 문제 일으키기의 역사,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따르지 않거나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일을 거부함으로써 소피가 되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역사다. - P111

페미니스트들은 기꺼이 소란을 일으키겠다는 사람들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심지어 고집을 부려야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주체의 의지가 다른 사람들의 의지, 즉 그의지가 일반의지 또는 사회의지로 물화된 이들의 의지와 일치하지않을 때 고집스럽다고 말한다.
따라서 여성 트러블 메이커의 형상은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의 형상과 동일한 지평을 공유한다. - P120

메릴린 프라이는 당신이 놓인 상황에 행복하다는 표시를 보이라는 요구에는억압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가 말하듯이, "미소 짓고 쾌활해야한다는 것은 보통 억압받는 사람들에 대한 요구 사항이다. 이를 따를 경우,
그것은 상황에 대한 우리의 순종과 묵인을 보여 주는 것이다"(Frye 1983: 2). - P122

억압 상태는 당신에게 적응 중이라는 혹은 적응했다는 표시로 행복의 기호들을 보이라고 요구한다. "최대한 명랑한 표정을 지어 보이지 않으면사납거나 억울해 보이거나 화가 났거나 위험한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다"(2). 억압받는 사람이 미소 짓지 않거나 행복하다는 표시를 보이지 않으면, 그 사람은 부정적인 상태로, 즉 화가 난, 적대적인, 언짢은unhappy상태로 읽힌다. 행복이 억압받는 이들에게 기대되는 "기본자세" 같은 것이 되어 버린 결과, 중립성의 영역을 규정하게 된 것이다. 당신에겐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

-> 삐에로… - P123

의식화란 불행에 대한 의식화라 할 수 있다. 게일 그린이 주장하듯이 "교육을 통해 여성들의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그것은 많은 여성들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성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라는 엄격한 가정 이데올로기 때문에 좌절될 수밖에 없는 야망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Greene1991:9). 실제 우리는 한계를 한계로서 경험해야 한다. 한계를인식하게 되면 사실 삶은 제한이 덜하기보다는 더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세상이 교육으로 열린 가능성을 잡을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으면, 그런 부당한 제한은 훨씬 더 분명하게 인식된다. 그래서 세상을 열어젖히는것, 즉 자신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세상에 우리가 불행을 느낄 상황이 얼마나 많은지 더더욱 의식하게 되는 것일 수 있다. 불행은 또한 우리가 꾸준히 정서적으로 불행의 원인에 관심을 두게 해줄 수 있다. 당신이 불행한 것은 불행의 원인들 때문이다. 의식화가 불행한 가정주부를 행복한 페미니스트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소망할 순 있겠지만 말이다! - P129

프리단은 행복한 가정주부 이미지에 맞출 수 있는 여성들은 이런 가정주부 역할에 잘 적응해 희생이라는 의식 없이 "스스로를 발견"할 다양한 기회를 포기해 버린 여성들이라고 주장한다(310). 이런 주장 뒤에는 적응 개념에 대한 비판이 존재한다. 행복이 이미 형성된 세상에 당신의 신체를적응시키라고 요구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우리가 이미 주어진것과 같은 형태를 취하면(이는 이 형태를 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우리는편안하게 기존의 올바른 형태를 부여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샬롯 퍼킨스길먼이 주장하듯이, "편안함과 행복은 장기간에 걸친 적응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Gilman 1903/2002: 8). 이런 적응 뒤에는 다른 가능한 삶의 방식의 상실이 있으며, 잘 적응된상태를 유지하려면 이런 상실은 애도하지 않은 채로 둬야 한다. 그런 상실을 인식하는 것조차 애도다. 그래서 인식을 피하는 것이 더 쉬운 것이다. 페미니스트 주체들은 잘 적응하기를 거부하면서 그런 상실들을 애도할 뿐 아니라, 그런 애도 속에서 삶의 다른 가능성들을 열어젖힌다. 그리고 그런 열림들은 세대를 넘어 계승된다. - P145

행복은 말하자면 덮개를 제공한다. 세계를 조화로운 것으로 보는 관점, 세계관에 맞지 않는 것, 반대하는것은 덮어 버리는 방법인 것이다. 개개인이 허위의식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사물을 보는 법 혹은 보지 않는 법을 배우면서 우리는 특정한 허위의식을 계승한다. 의식화 - 덮어 버리기에 대한 거부는 일종의 정치적 투쟁이다. - P154

분위기를 깨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하고 있는 일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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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4-14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70페이지 정도 읽고 있는데 더 읽노라면 페미니스트 언급이 나오는군요.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3-04-14 09:07   좋아요 0 | URL
아직 2장까지밖에 못 읽어서 모르겠지만 저는 2장이 읽기 더 수월했어요^^;
그리고 뒤에 미주는 결국 포기....하고 본문만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다락방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