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이 꾸물꾸물하고 바람이 쌩쌩 불어 썰렁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산책을 하면서 '이런 날은 막걸리에 전을 먹어야 하는데' 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저녁을 먹으면 이상하게 위가 부대껴서 어제는 샐러드만 먹었더니 좀 낫더라. 이제는 위도 늙어가는가 싶어 편치 않다.


옆지기가 사정상 한달 반 정도 쉬었다가 일을 다시 시작했다. 사실 좀 더 쉬었다가 다시 일을 해도 되었는데 어딘가에서 일 같이 하자고 한 데가 있어서 바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무튼 앞으로는 옆지기가 운전해주는 차 타고 편히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 



2.

신간들 중에 보고 싶은 책 아니면 어딘가에서 보고 찜해둔 책 중 주문해야겠다 싶은 것들을 장바구니에 담아놨다. 이런 책들이다.


분단의 세계에서 사는 대한민국에서 북한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나라인데 제대로 아는 게 없다는 현실이... 

이 책은 북한 여성의 삶을 만날 수 있다고 하여 담아놨다.


코리아 체스판은 시사인의 남문희 전 기자님께서 쓰신 책인데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 외교 역학을 흥미롭게 전달해주신 분이라 궁금해져서 담았다. 참고로 이 책은 상권이다(김영삼 정부까지 다루는 듯). 


보관함에 담겨져 있었던 책.



요즘은 책을 최대한 안 사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사게 되는데 이게 또 모이면 제법 된다. 이 달에도 두 번을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이달 말에 한 번을 더 사게 될 것 같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어느새 3쇄를 찍었더라.

<학문의 권장>은 일본 근대 지식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또 하나의 저서다. 




3.

이번 강제동원 배상안 관련하여 역사 관련단체들이 단체로 성명을 냈다. 

참사로밖에 표현안되는 이번 협상(?)에는 분노가 일 수밖에 없는데 나도 얼마 전에 온라인 서명에 동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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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에 반대하는 역사 관련 단체 성명서>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의 사죄 없는 배상안 철회를 요구한다   


역사 관련 학회와 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에 반대한다.


첫째, 이번 윤석열 정부의 배상안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헌법 전문에 명시되었듯이, 대한민국은 삼일운동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 1919년 독립선언서에서 일본의 식민지배가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 강권주의”임을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이러한 삼일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였고 지난 70여 년간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규명하며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도 같은 정신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배상안에 의하면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은 침략과 강권의 식민지배를 반성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삼일운동과 헌법의 정신, 우리나라의 근간을 흔든다.


둘째, 이번 윤석열 정부의 배상안은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인류는 군국주의와 전체주의가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노력했다. 냉전으로 인해 비록 철저한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명시했던 카이로선언과 포츠담선언은 과거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팽창정책이 인류 발전에 역행하고 인류 문명에 심각한 위협이었음을 규정하였다. 뉘른베르크 재판과 도쿄 재판은 인류의 희망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노력이었다. 이러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근거하여 대법원은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직결된 반인도적 행위에 대해 준엄히 심판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배상안은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의 반인도적 행위에 면죄부를 줌으로써 인류의 보편적 가치, 평화와 인권을 해친다.


역사학계는 시민사회와 함께 광복 이후 지금까지 식민지배의 불법성과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만이 아니라 식민지배를 경험한 국가 대부분에서 진행되었으며, 21세기에 들어서 식민지배 책임 문제는 이제 국제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회의에서 인종차별, 빈곤과 경제 격차의 기원으로 식민주의가 지적되었으며, 케냐의 ‘마우마우’ 탄압 재판, 인도네시아의 ‘라와게데’ 학살 재판에서 보듯이 국제적으로 식민지배의 책임을 묻고 그 피해에 대해 사과와 배상이 시작되었다. 이제 ‘탈식민’은 21세기 인류의 공동 과제이며,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에 대한 배상 판결은 이러한 세계의 탈식민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인을 적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불행한 과거를 미래의 평화를 위한 자양분으로 삼기 위해서 한일 두 나라 시민, 나아가 세계 시민의 이해와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 역사학자들은 이웃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는 대의를 환영하며, 과거사가 현재와 미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지 않고서 어떻게 평화롭고 인권을 존중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의 사과와 배상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이 ‘제삼자 변제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하려는 방안은 아무런 반성 없는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이에 역사 관련 학회와 단체들은 이번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에 단호히 반대한다. 피해 당사자 한 분이 ‘사죄 없이 동냥처럼 주는 돈은 받지 않겠다’고 하신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 독립선언서에서 언급했듯이 후대에 “괴롭고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의 사죄 없는 배상안을 철회해야 한다. 아울러 사법부의 판단을 사실상 무력화한 행정부의 결정이 삼권분립을 위반함으로써 민주주의 정신을 퇴색시키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현 정부에 전달하는 바이다.



2023년 3월 15일



고려사학회, 도시사학회, 대구사학회, 명청사학회, 민족문제연구소, 백산학회, 백제학회, 부산경남사학회, 식민과냉전연구회, 신라사학회,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역사교육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와교육학회, 역사학연구소, 역사학회, 영국사학회, 의료역사연구회,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일본군‘위안부’연구회, 일본사학회, 전북사학회, 조선시대사학회, 중국근현대사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과학사학회, 한국구술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기록학회, 한국냉전학회, 한국독일사학회, 한국러시아사학회, 한국미국사학회, 한국사상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상고사학회,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 한국서양사학회, 한국서양중세사학회, 한국생태환경사학회, 한국여성사학회,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민속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중세사학회, 한국프랑스사학회, 호남사학회, 호서사학회 (이상 49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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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3-18 0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일 끝나고 집에 갈 때는 예약한 버스가 쉬는 날이 있지만, 일하러 가는 아침엔 좀 낫군요 다행입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03-18 22:15   좋아요 1 | URL
네. 출근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생겨 편해졌죠^^ 운전하는 사람은 힘들겠지만! 그래서 옆에서 주저리주저리 말도 하고요. 주중에는 긴 시간 못보는데 출근길에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