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후 본기

12월, 혜제는 새벽에 활을 쏘러 나갔다. 조왕은 어려서 일찍 일어날 수 없었다. 태후는 그가 혼자 있다는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 짐독을 탄 술을 가지고 가서 그에게 먹였다. 날이 밝을 무렵, 혜제가돌아와 보니 조왕은 이미 죽어 있었다. 이에 곧 회양왕 유우를 옮겨조왕으로 삼았다.

태후는 끝내 척 부인의 손과 발을 절단 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살게 하며 ‘사람 돼지‘ 라고 이름 불렀다. 며칠이 지나 혜제를 불러서 ‘사람 돼지‘ 를 구경하게 했다. 효혜제는 보고 물어보고 나서야 그녀가 척 부인임을 알고큰 소리로 울었고, 이 일 때문에 병이 나 일 년이 지나도록 일어날 수없었다. [혜제는 다른 사람을 보내 태후에게 간청해 말했다.
"이것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는 태후의 아들로서 결국 천하를 다스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혜제는 이날부터 술을 마시고 음란한 즐거움에 빠져 정사를 듣지않았으며 이 때문에 병까지 생겼다. - P387

왕릉이 말했다.
"고제유방께서 흰말을 죽여 맹세하면서 유씨가 아닌데도 왕이되면 천하가 함께 그를 치리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여씨를 왕으로세우는 것은 약속을 어기는 것입니다."
그러자 태후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좌승상 진평과 강후 주발에게있다. 주발 등이 대답했다.
께서 천하를 평정한 후 자제들을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지사께서 황제의 직권을 행사한다 하시면 이는 형제와 여러 여씨들이 왕이 되는 것과 같이 안 될 것도 없습니다."
태후는 기뻐하며 조회를 마쳤다. - P390

진평과 강후가 말했다.
"지금 마주대고 과실을 질책하고 조정에서 잘못을 간언하는 것은저희가 당신만 못해도 사직을 보전하고 유씨의 후손을 안정시키는것은 당신이 저희만 못할 것입니다." - P391

양왕 유회는 옮겨져 조왕이 되었지만, 마음속으로 기쁘지 않았다.
태후는 여산의 딸을 조왕후로 삼았다. 왕후의 수행 관원은 모두 여씨들이었는데 함부로 권력을 휘두르면서 조왕을 몰래 감시해 조왕은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왕에게 사랑하는 첩이 생기자 왕후는 사람을 보내 짐독으로 그녀를 죽였다. 이에 왕은 네 장으로 된 노래를 지어 악공들에게 부르게 했다.
6월, 왕유회이 슬픔에 잠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후는 이 소식을 듣고 왕이 여자 때문에 종묘의 예를 버렸다고 생각해 그 후사를끊어 버렸다. - P396

"지금 여씨가 왕이 되었으니, 대신들은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죽고 나면 황제가 나이가 어려 대신들이 난을 일으킬까걱정되니, 기필코 병권을 장악해 황궁을 호위하고 신중히 행동해 나를 장사 지내도 배웅하지 말며 사람들에게 제압당하게 하지 말라." - P398

충성스러운 신하가 간언했지만, 고후는 [여씨들에게] 미혹된 끝에 혼란에 빠져 듣지 않았소 지금 고후가 세상을 떠났는데 황제께서는 연세가 너무 어려 천하를 다스릴 - P399

수 없으니 본래 대신과 제후에게 의지해야 하오. 그러나 여씨들은제멋대로 행동하면서 관직을 높이고 병사를 끌어모아 위엄을 보이며 여러 제후들과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위협하고, 조정의 명령이라고 거짓으로 꾸며 천하를 호령하니 이것이 바로 종묘가 위태롭게 된까닭이요. 이에 나는 병사를 이끌고 조정에 들어가 부당하게 왕이된 자를 정벌할 것이오." - P400

회남왕유장을 황제로 세우려 했지만, 나이가 어리고 외가또한 흉악했다.
"대왕 유항은 [살아 있는 고제의 아들로서 나이가 가장 많은 데다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관대하오. 또한 태후의 집안인 박씨薄氏는신중하고 선량하오. 더구나 맏아들을 황제로 세워서 순리대로 했으며, 어짊과 효성으로 천하에 소문이 나 있으니 그를 세우는 것이 적절하오." - P405

태사공은 말한다.
"효혜황제와 고후의 재위 시절, 백성들은 비로소 전국 시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군주와 신하가 전부 쉬면서 아무것도 행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혜제는 팔짱만 끼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고후가 여주인으로 황제의 직권을 대행해 정치가 방 안을 벗어나지 않았어도 천하는 편안했다. 형벌이 드물게 사용되어 죄인이 드물었다. 백성들이 농사에 힘쓰니 옷과 음식은 더더욱 풍족해졌다." - P40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3-03-10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앜 !!!! 유투브에도 랜덤으로 저 내용 영상이 뜨던데 넘 끔찍합니다 썸네일만보고 안 봤죠

거리의화가 2023-03-10 13:09   좋아요 1 | URL
네. 여태후는 워낙 유명(!) 어찌 보면 악명이 높기도 하고요. 강단 있는 여성이었지만 유방이 죽고 나서 권력을 휘둘렀다는 것으로 인하여 비판이 더 많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도록 비정하게 죽인 인물들이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