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 리바이어던 2.0

근대 국가의 개념을 다루면서 리바이어던을 끌고 온 것이 눈에 띈다. 리바이어던 하면 토머스 홉스가 쓴 저작으로 예전에 얼핏 읽은 것도 같지만 생각해보니 기억이 희미하다. 하지만 어쨌든 토머스 홉스는 근대 사상계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인물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베크 세계사에서는 리바이어던이 내놓은 국가의 개념을 초기 국가로 보고 1.0 버전으로 부른다. 그리고 1850년부터 1970년대까지의 시기를 2.0 버전으로 부르겠다라고 논한다. 일단 나는 1945년이 아니라 1970년대까지를 범위로 설정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것은 타당해보인다. 1945년 2차 대전의 종식으로 탈제국, 탈식민이 종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해방은 한참을 이어서까지 진행되었다. 미소의 대결로 냉전이 격화되면서 체제와의 대결도 시작되었다. 체제의 경쟁은 이미 20세기 초부터 자유주의, 사회주의의 흐름이 진행된 바 있다. 

- 반둥회의의 재조명

1955년 반둥회의는 일반적으로 20세기 후반 비동맹운동, 나아가 제3세계 운동의 기원이라고 이해된다. 하지만 1953년 한국전쟁의 휴전, 1954년 베트남의 종전과 분단을 다룬 1954년 제네바회담과 동시대에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냉전, 식민 체제와 무관할 수 없었다. 탈식민 국가들이 냉전 질서에서 자신을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가의 문제를 논하였다.
베크 세계사에서는 반둥회의의 의의를 더 확장하여 나아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공간적으로만이 아니라(비단 아시아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영역에 걸쳐) 시간적으로도 확대시키는 모습이다. 20세기 초 2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제국주의-식민주의로 식민지 경쟁-저항 구도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역사는 반둥회의의 의제와 무관할 수가 없다는 논리라고 보인다. 아시아에서 큰 전쟁이 두 번이 끝나고 냉전이 막 시작될 무렵에 일어난 이 회의는 이 시기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냉전의 종식 때까지 유효한 결정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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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인도의 네루, 이집트의 나세르에 이어 버마의 우 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에 주목하자.(제3세계 운동의 기원으로서 한국전쟁-버마의 우 누의 중립주의를 연결고리로 by권헌익 in역사비평 138호) 우 누는 누구보다 냉전 체제 안의 중립주의가 중요함을 인지한 인물이다. 때문에 한국전쟁과 관련하여 반둥회의를 살펴볼 때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A%B0_%EB%8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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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그린의 <조용한 미국인>은 1950년대 냉전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심심하면 언급이 되는데 번역본이 없다. 

아무튼 여러 번 언급되니 언젠가 읽어보아야 할 작품!










초기 근대국가의 관념과 실천(토머스 홉스가 1651년에 쓴 현실적인 논문을 따라서 ‘리바이어던 1.0‘이라고부르자.)이 17세기에 출현하여 18세기 말에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가정하면,
이 국가들은 1850년 이후에 ‘리바이어던 2.0‘으로 재편되었다. 나는 그 재편과정이 1960년대와 1970년대까지 지속되었다는 견해를 제시하려 한다. 그때근대국가의 체계가 다시 와해의 도정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 P55

"국경 너머의 시민들?" 그러나 그러한 초국적 공동체들을 위한 정부를 어떻게 조직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해체되어 인권에 전문가를 더한 것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웹에 떠다니는 정보와 대중매체나 구글Google 같은 민간 정보 제공자가 더 큰 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 세계에서는 선거를 실시하고 군대를 보유하며동맹을 체결하고 무역이나 노동조건을 통제하려는 제도들이 지구를 뒤덮고있다. 20세기 말에 널리 쓰이게 되었고 여전히 사회과학자들과 재단들의 주목을 끄는거버넌스라는 용어는 ‘국가성stateness‘ 없는 정부를 바라는 마음의증거가 되고 있다. 마치 정책 수립이 더는 우선순위의 총합이나 이러저러한방안의 선택을 요구하지 않고 합의와 합리적인 토론의 힘으로 가능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어느 주요 옹호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법원과 규제 기관들 같은 국가의 관청들을 해체해 ‘전 세계적 정부의 네트워크‘에 집어넣으라.
그러면 실제로 국가권력을 증강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재단들, 대학의 엘리트들, 사회과학자들, 선의의 남녀들은 거버넌스라는 개념을 사랑했다. 거버넌스 개념은 국가성 없고 눈물도 없는, 투명하고 스스로 정당성을 입증할수 있는 행정부를 제안했다. 거버넌스는 공공 정책학 석사들의 이상향이었다. - P321

1955년 4월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스물아홉 개 독립국가 대표자들이 인도네시아의 반둥에 모여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륙 간 유색인 회의를 열었다.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버마(미얀마)와 스리랑카,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의 후원으로 열린 반둥 회의는 식민지 해방에 뒤이어, 그리고 한국전쟁과 초강대국 소련과 미국의 야심이라는 배경 속에서 ‘제3세계‘의 미래에관한 유토피아적 희망의 표현이었다. 반둥 회의는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시기가 끝나고 10년이 지난 후에 열렸지만, 제국과 식민지적 만남, 식민지해방의 역사적 의미를 온전하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학자라면 반제국 운동이 어떻게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역사를 구축했는지는 물론 아프리카·아시아의연대와 비동맹이 어떻게 그리고 왜 식민지 해방 이후 냉전 시대의 표어가 되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반둥 회의를 시금석으로 삼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론상의 목적에 도움이 된다. ******** - 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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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28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엄 그린!
한때 영국 정보부 MI 5요원으로 유럽 전역에서 조용히 활동 했던 경력이 있는 작가!

이분 작품 재밌습니다
화가님에게 사알 짝 추천^^

거리의화가 2022-11-28 16:22   좋아요 2 | URL
영국 정보부 요원이기도 했군요~^^ 심심하면 언급이 되는 작품이라 아무래도 읽어봐야할 듯 싶어요. 번역본도 있음 좋겠지만 수요상 나오긴 어려울듯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