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괴한 자궁: <브루드>

원초적 어머니에 대한 공포가 생식력에 대한 두려움에서 온 것이고 이것이 가부장주의에서 이 힘이 억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공포영화에서 자궁은 기괴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궁의 기괴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내면/외면을 이용한다.
내/외면은 붙어 있어 결코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비체인 자궁은 사라지지 않는다.
불결한 요소로 묘사되는 자궁은 자연스레 출산의 기능까지 확장되어 기괴스럽게 묘사된다.

19세기에 괴물성이 분류되기 전까지는 괴물성의 원인은 다른 곳에서 찾아졌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가 괴물성의 범주를 대신했고, 일반적으로 괴물은 일반 기준의 변형으로 받아들여졌다. <브루드>는 괴물의 탄생에 대한 현대적 설명을 무시하고 어머니의 욕망이 괴물성의 기원이라는 좀 더 과거의 생각으로 돌아갔다. <브루드>에서 여성의 욕망은 내면의 분노의 형태로 표현되는데, 이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과거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어머니에 대항하는 분노이다. - P97

어머니로부터 딸로 전해지는 병은 바로 여성이라는 병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비체적 존재, 그리고자신의 감정과 출산 기능에 의해서 완전히 지배되는 존재. <브루드>에등장하는 어머니의 자식들은 어머니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었을벌어지는 끔찍한 결과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단성 생식이라는 극단적이고 불가능한 상황은 억제되지 않는 어머니의 힘이 주는 공포를 강변하는데 이용되었다. 단성생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여성은 자기 자신의 기형적인 유전자만을 출산할 것이라고,
화는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98

레위기는 어머니의 지저분한 몸과 타락한 몸을 비교한다. 이 두 가지는 아이의 출산을 통해 연결된다. 어머니의 몸과 아이의 출산이라는 초혼evocation의 과정은 초기 육체가 어머니의 내부로부터 자기 자신을 뜯어내는, 추방이라는 폭력적인 행위로서의 출산의 이미지를 유발한다(크리스테바, 1982, 101). 육체가 상징계의 질서를 나타내려면 아무런 표시가 없어야 한다. 아이는 자연에게 빚지고 있다는 흔적을 지니고 있으면 안 된다. 그것은 완전히 상징계적이 되기 위해서 깨끗하고 적절해야만 한다(tibid., 102). 여성의 재생산 기능은 그녀를 상징계적 질서쪽보다는 자연의 편에 위치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여성은 그녀의 몸을 통해 또다시 비체에 연결된다. - P99

내면/외면의 개념은 서로에게 접혀져 있는 두 개의 표면을 제시한다. 서로의 표면이 상대의 다른 쪽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외면으로부터 내면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체는 절대로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만약 내면이라면, 비체적 요소는 외면의 안감이 된다.
그리고 만약 ‘외면’이라면, 그것은 내면의 표면이 된다. 자궁은 내면에서 외면으로 자신과 함께 피, 후산, 배설물과 같은 오염물을 함께 가지고 나올 새로운 생명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브젝션의 최극한을 상징한다. 자궁의 비체적 본질과 출산의 과정은 남자가 여자로부터 태어나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인해 교회의 아버지들을 공포 속에 후퇴하게 한다. 공포영화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괴물을 낳는 인간을 묘사함으로써 자궁의 비체적 본질을 착취한다. - P101

임신한 자궁을 다루는 공포영화에는 확실히 그로테스크의 강한 외소가 있다. 특히 공포가 자궁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에스트로>에서 임신한 자궁은 괴물스러운 크기로 부풀어 오른다.
<브루드>는 여성의 자궁을 역겨운 종양으로 묘사했다. <에일리언>에서 외계 생명체가 태어나는, 얼마 전에 낳은 박동치는 알들로 꽉 차있는 방은 쩍 벌어진 검고 게걸스러운 입처럼 보인다. <마니토우>에서는 자궁이 여성의 목에서 자라는 종양으로 대체된다. 아마도 여기에서목은 자궁 경관이나 자궁 경부를 대신하는 것일 터다. 이런 텍스트들에서 강조되는 것은 생성, 변화, 확장, 성장, 변형이다. 월경과 출산은 여성의 인생에서 그녀를 비체의 자리에 위치시켜온 두 가지 사건이다. 여성을 자연과 연결시키고 가부장제의 상징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 여성의 생식하는 몸이다. - P103

프로이트는 단순히 여성의 외부 성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주체의 예전의 집‘의중심 공간, 즉 자궁을 설정하고 있다. 기괴함은 예전부터 오랫동안 익숙하게 잘 알아온 공간이며, 이 공간에서 개인은 억압을 통해 소외되었다. ‘예전부터 알아온 것에 대한 느낌이 사실 기괴함의 핵심이다. 프로이트는 독일어의 기괴한 집unheimlich house‘이 단순하게 ‘귀신 들린 집으로번역되는 것을 지적했다(bid, 241). 집은 유령 뿐 아니라 기억의 흔적에의해 홀려있을 수 있다. 이 기억의 흔적들은 최초의, 어쩌면 태아 시절에개인이 어머니와 가졌던 관계로 그를 끌어당긴다. 이런 주제는 여성주인공이 다른 여성, 보통은 남편의 전 부인인 상징적 어머니의 기억에홀리는 고딕 공포영화에서 중심적이다. - P111

자궁에 대한 이론들은 이를 여성의 히스테리 발현이라는 또 다른괴물성 담론에 연결시킨다. 히스테리에 대한 가장 최초의 의학적 언급은 이집트에서 나왔고 그것은 대략 기원전 1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인들은 자궁이 여성의 몸 안에서 돌아다니며 그것이 특정한 병으로 이어진다고 믿었다. 그들은 여성이 성적으로 혼란스러워지면 자궁이 몸 안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욕구 불만이 여성의 몸 안의 수분을 말리고 이 때문에 자궁이 수분을 찾아 움직인다는 것이다. 번 벌로의 논의를 보면, 중세 의사들은 자궁의 위치 변화가 일련의 질병을 일으킨다고 믿었다. 이런 관점은 오랜 세월 지속되었다. - P115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공포영화들이 이 열망을 탐구하는한, 이런 경향들이 정해진 젠더 역할에 대한 남성 안에 존재하는 히스테리적인 거부를 재현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 P116

출산의 행위는 그것의 ‘쩍 벌어진 입, 튀어나온 눈, 땀, 떨림, 질식, 부어오른 얼굴 등으로 인해 그로테스크한 것으로 그려진다(bid, 308). 다른 말로 하자면, 출산의 행위는 더 이상 신체의표면이 닫혀져 있고, 부드러우며, 손상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갈기갈기 찢겨졌고, 활짝 열려 있으며, 그것의 가장 깊숙한 내면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그로테스크하다. 공포영화가 괴물성을 재현함에 있어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렇게, 경계를 잃은, 임신한 육체의 특징들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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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21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오늘 출근길에 브루드 부분 읽었어요. 브루드 란 영화는 제가 모르는 영화인데 이 부분에 대한 글이 참 흥미롭더라고요. 자신에게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해 인정하고 아는것과는 달리 ‘나랑 달라‘로 시작되어 그 다른 상대를 비하하고 혐오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저는 브루드에서 보고 있어요. 그것은 열등감과도 이어지고요.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저에게는.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2-03-22 09:23   좋아요 1 | URL
영화를 많이 보는 편도 아니고 공포영화는 더더욱 보질 않아서 당연히 브루드는 본 적 없습니다.
헌데 영화를 보지 않았음에도 책의 묘사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공포스럽더군요.
브루드 설명 중에도 에일리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유일하게 본 영화가 이것 밖에 없네요) 어릴적이었지만 끈적한 점액질의 내부 공간과 음습한 공기가 굉장히 기괴하고 이상했어요. 생명을 탄생시키는 공간인 자궁임에도 불결하고 더럽고 위생적이지 못하게 묘사되는 것은 비체와도 이어지는 부분인 듯합니다. 아직 많이 남았지만 하루에 한 편을 목표로! 다락방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