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계년사 6
소명출판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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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계년사 6권은 1900년부터 1903년 시기를 다루고 있다.


내부적 개혁 동력은 진작에 꺾이고 오로지 백성의 재물을 수탈하고 권세를 탐할 생각만 하는 관리들.

백성의 생각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탁상 공론만 펼치는 관리와 고종 황제.

일본과 영국, 러시아 등 외국 세력의 이권이 야금야금 차지해가는 모습.

심지어 전 판서 민영주, 전 비서원 승 송정섭, 수륜과 장 강면희 등이 월미도를 일본인에게 돈을 받고 몰래 파는 일도 생겼다.

러시아 사람들이 용천 용암포에 와서 땅을 차지하고 물러나지 않자 일본과 영국도 이에 개입하기를 원해 이곳에 대한 개항을 정부에게 요구한다. 하지만 이때 조선은 러시아의 원조를 중요시 여겨 결국 용암포를 허가하고 만다. 이는 나중에 러일전쟁의 빌미가 된다는 안타까운 일.


그리고 대한계년사는 을미사변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다루는데 그 후폭풍이 이 시기에도 어김없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을미사변 때 서명한 대신들, 이재면과 김윤식, 여러 대신들이 상소를 올려 처형하길 요청하지만 고종은 허락하지 않는다.

일본으로 건너간 박영효는 현 정부를 수구당이 집권한 부패한 정권으로 여겨 전복할 기회를 몇 차례나 노리기도 했다.


1902년은 가장 중요한 일영협약이 있던 해이기도 했다.

일본과 영국은 암암리에 협약을 맺으며 청은 영국이, 일본은 조선의 이익을 가지고 있음을 약속한다. 두 나라 간의 교전이 발생하면 서로를 돕는다는 약속도 함께 이루어진다.


특이했던 것은 엄귀비에 대한 묘사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1900년 8월 엄씨가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서 순빈에 책봉되는데 정사에 자주 간여하며 주변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등의 묘사가 나온다. 엄씨는 1902년 10월 황귀비로 높여 책봉이 된다.

황제에게 총애를 받고 아들을 낳았다는 정도만 알 뿐 이렇게까지 좌지우지하는 인물인 줄 몰랐다고 해야할까. 

승정원 일기 등에도 찾아봤는데 엄귀비가 책봉될 때의 사실만 나오지 다른 이야기는 찾질 못했다. 관련하여 좀 더 정보를 찾아봐야할 것 같다.


다음 권은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는 해이다. 더욱 암담한 이야기들이 이어질 것 같다.

독립협회가 해산된 뒤로부터 각 도 수령들은 오로지 탐욕스럽고 포악하게 백성의 재산을 빼앗는 것을 일삼았다. 또 나라의 돈으로 이자놀이를 하고, 위에다 바치는 것은 그 날짜를 넘기곤 했다. - P37

러시아 공사가 하야시 공사를 향해 말하기를 ‘일본과 러시아가 모여 협상한 다음 한국을 분할합시다‘하니, 하야시 곤노스케가 말하기를, ‘이 문제는 우리 정부를 향해 할 일입니다‘ 하고 거절했다. 다시 일본주재 러시아 공사가 이토 히로부미 후작에게 한국을 분할하는 문제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이토 히로부미는 역시 사절하고, 이타가키 다이조 백작을 시켜 ‘한국을 연합하여 보호한다는 주장‘을 야마가타 아리토모 수상에게 알리도록 했다고 한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 P39

당시 이용익이 내장원을 자기 사저에 두고 황실의 재정과 부세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맡아서 관리하며 가혹한 세금 징수를 일삼으니, 백성들은 매우 원망하며 괴로워했다. - P46

김영준은 재판장이 되어, 선량한 백성들을 상대로 없는 사실을 꾸며 함정에 빠뜨리고 재산을 억지로 빼앗았다. 김영준이 처형되자,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통쾌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 - P61

각 고을의 수령들이 나라에 바치는 돈을 교묘한 꾀로 농락하고 거저 떼먹는 폐단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심지어 여러 해 째 기한 안에 돈을 못 바치기도 했다. 이때에 이르러 탁지부에서 그 액수가 군수 2백여 명 모두를 장차 황제에게 보고해 면직시키고 붙잡아다가 납부토록 독촉하려 했다.
각 고을의 수령과 그 친족들은 앞다투어 벗어날 길을 꾀하려고, 혹은 돈을 더러는 수표를 가져와 바쳤다. - P63

박영효가 말하기를, 「오늘날 우리나라의 일의 형편이 매우 위태롭습니다. 이 기회를 틈타서 정부를 전복하고 수구당을 제거해 우리 대한을 보존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활동자금 10만 원을 변통하여 얻은 뒤에야 일이 성취될 수 있을 것입니다...(중략)」 - P68

이근택은 오로지 인민을 모략해 죄에 빠뜨려 재산을 빼앗음으로써 황제에게 사적으로 바치고 자기를 살찌우는 짓을 일삼았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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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31 2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이 올려주시는 대한 계년사
따라 읽는 재미 만큼 한국 현대서
울분과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엄귀비 등에 업혔던 고종!(아관파천)

결국 황귀비가 되는 군요

화가님 설 연휴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福마뉘 ^ㅅ^

거리의화가 2022-02-01 19:20   좋아요 2 | URL
읽다 보면 진짜 분노가 여러 번 치밀어올라요 헌데 지금 정치판도 다르지 않으니 화가 나고. 이 시기 백성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모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니…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