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신분석학자에게는 선택이라는 관념과 그와 상관관계인 가치라는 개념에대해 일률적으로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것이 정신분석학 체계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구성한다. - P88

만일 신체와 섹슈얼리티가 존재의 구체적 표현이라면, 존재에서부터 그것들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의 결여로 인해 정신분석학은 설명되지 않은 사실들을 기정사실로 인정해 버린다. 예를 들면, 여자아이는 엉덩이를 드러낸 채 쭈그리고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무엇인가? 마찬가지로 남자가 페니스가 있어서 우쭐대는가 아니면 페니스 안에 그의 자만심이 표현되는가를 자문하기 전에 자만심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주체의 우쭐함이 어떻게 한 대상 속에 구현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섹슈얼리티를 환원 불가능한, 주어진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실존자에게는 더욱더 근원적인 ‘존재에 관한 탐구가 있다. 섹슈얼리티는 이러한 여러 측면 가운데 하나에불과하다. 그것을 사르트르가 『존재와 무』에서 보여 주고 있다. 바슐라르GatonBachelard(1884~1962)25 역시 그의 저서에서 그것을 대지, 공기, 물에 관해 말하고 있다. - P89

여자를 암컷이라고 말하는 것이 불충분한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가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 갖는 의식意識으로 여자를 정의할 수 없다. 여자는 자기가 속한 사회한가운데에서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의 용어는 무의식과 전체 정신생활을 내면화함으로써 개인적 사건이 개인의 내부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콤플렉스, 경향 등등의 단어가 그런 의미를 내포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란 세계와의 관계다. 개인은 세계를 통해 자기를선택함으로써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눈을 세계 쪽으로 돌려야만 할 것이다. 정신분석학은 특히여자가 왜 타자인지 설명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 P92

정신분석학자들이 이해하는의미로 어머니 혹은 아버지와 ‘동일시하기는 하나의 모델 안에 자기를 소외시키는 것이고, 자기 실존의 자발적 움직임보다 다른 이미지를 택하는 것이며, 결국 존재하는 체하는 것이다. 그들은 두 가지 형태의 소외 사이에서 헤매는 여자를 보여준다. 남자인 체하는 것이 여자에게 실패의 원천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여자인 체하는 것 또한 환상이다. 왜냐하면 여자인 것은 객체, 타자가 된다는것이기 때문이고, 타자는 자기 포기 한가운데에서도 주체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진정한 문제는 이러한 도피를 거부하면서 초월로서 자기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때 남성적 태도와 여성적 태도라 불리는 것이 여자에게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는가를 아는 것이 관건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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