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은 말을 모으고자 했던 사람들의 작품이다. 사전 편찬자에게 말을 모으는 것은 어휘화된 지식을 모으는 일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책 속에담겨 있는 낱말 하나하나는 빛나는 보석이었을 테고, 그 보석을 발견하고 엮어내는 일에 빠진 사전 편찬자는 결국 보석함에 둘러싸인 책벌레가 되어버렸다. 조선어사전편찬회의 사전 편찬자들도 그랬다. 어휘 조사가 끝났다 싶으면 어느 책에선가 새로운 낱말들이 튀어나왔다. 그런 낱말들을 그때그때 카드에 옮겨 적다 보면 카드 함은 금세 가득 차고, 그렇게 모인 카드 함은 수십 층으로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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