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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요요마
마리나 마 외 지음, 전원경 옮김 / 동아일보사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이서진씨가 핸드폰 CF를 할 때 흐르던 음악이 내 귀에 착착 감긴 적이 있었다. 그 곡은 Astor piazzolla & YoYoMa의 Libertango였는데, 그 때 처음으로 요요마라는 사람을 알았다. 그동안 나는 첼리스트는 정명화, 장한나 밖에 몰랐다.
한 때 내가 천재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많은 연습이 필요도 없고, 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 할 수 있는 그 들이 어린 눈에는 무척 부러웠다. 나름대로 컸을 때, 저런 천재아이를 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전환되기도 할만큼 천재(영재)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런데 '나는 리틀 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의 저자 진경혜씨의 글을 읽고 아무나 그런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늘이 내려주신 재능인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가져야 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부모 입장이라는 것이 예민한 아이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항상 조심해야하고, 자신 또한 양질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영재에 대한 열망은 TV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나 가끔 떠오르는 정도가 되었다.)
요요마의 집도 그와 비슷했다. 요요마의 아버지 하오 치운은 평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좋은 음악가가 태어나려면 3세대의 노력이 필요하다. 1세대는 자녀에게 양질의 음악 교육을 시킬 만한 돈을 모아야한다. 2새대는 그 돈으로 최상급의 음악 교육을 받아햐 한다. 그리고 마지막 3세대에 이르러서야 바람직한 환경과 뛰어난 유전자 모두를 갖춘, 그야말고 천부적인 음악가가 탄생한다.(p.49)
하오 치운 자신이 프랑스로 음악교육을 받으러 떠난 사람이었고, 요요마의 어머니인 저자 마리나 또한 오페라 공부를 하기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온 사람이었던 것이다.
요요마는 아버지 하오 치운에게 상당히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음악하는 사람이 손을 소중히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하오 치운(아버지)이 아들의 손 부상을 염려해 수영 외 스포츠나 낚시를 제한하는 것에는 심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도 들었다. 아마 요요마의 천재성에서 자신의 꿈이 현실로 이뤄질 수도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했을 것이다.
아버지에 의해 강요당한 꿈이 얼마나 무서운지 나는 안다. 나도 부모님의 염려에 취미로 전락해버린 소중했던 재능이 얼마나 아까운지도 안다. 그리고 그런 원망을 해보았자 자신만 허망할 뿐이라는 사실도 나는 잘 안다. 그러나 나와는 달리 요요마는 아버지의 바람과 자신의 꿈이 같은 방향임을 일찍 알았고 힘든 연습과 질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첼로를 잡는다. 요요마가 다른 어린 영재들에 비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점이 있다면, 요요마 스스로가 자신이 훗날 어떤 사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연습을 했고,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도 어느정도는 있었다는 것에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요요마의 어머니 마리나가 아들에게 비밀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깨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좋았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때 까지 피아노를 배웠다. 처음시작은 다른 친구들도 하니까 였으나, 나는 다른 친구들도 하는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채 피아노를 접어야했다. 제대로 된 곡 하나를 연주하기 위해선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그러나 내 인내심은 극히 협소했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다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요마 만큼 자신을 철저히 단련해 가며, 많은 음악 연습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