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몸엔 가격이 붙지 않는다. 장기‘기증’은 성립되지만 장기‘매매’가 성립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신체란 존귀하고 숭엄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콩팥에 값을 매겨 남에게 파는 짓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몸을 파는 직업은 천대 받는다. 말 그대로 몸을 ‘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직업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다. p.163
<마이 짝퉁 라이프>를 읽다가 노트에 베껴 놓은 글인데, 영화를 보고 이 글이 생각났다. 영화와 똑같은 제목의 원작은 사회고발 소설이다. 그에 비해 <마이 짝퉁 라이프>는 칙릿 소설이다. 허망한 칙릿은 읽어도, <어둠의 아이들>같은 무서운 소설은 아무리 유명해도 읽지 못하겠다. 내 의지론 못 읽겠으니 영화로 보면 좀 쉬울 줄 알았다. 결론적으로 2시간 20분 동안 눈 뜨고, 입 막으면서 견디어야 하는 영화였다.
불편하고 구역질났다. 인신 매매 임을 알면서도 팔아넘기는 부모, 아동매춘을 알선 하는 폭력배, 진실을 알면서도 이식수술을 하는 의사, 매춘 관광을 하는 외국인들이 섞여 끔찍함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안심해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리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 살던 60년대 한국에도 저런 일이 없었으리라 확신 할 수 없다. 21세기인 지금, 아직도 나만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의 성적 취향이 존중되고, 쉽게 섹스시장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이 있지 않은가.
더 끔찍한 것은 뭔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내 문제로도 바쁘다는 것이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이 외면이 아이들을 어둠으로 내몬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영화는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