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살림과 육아, 맞벌이 때문에 덮어둔 나의 꿈을 되살리는 가슴 뛰는 메시지
김미경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뻔한 내용 일 줄은 알았는데 메세지가 의외로 강하게 남아 리뷰를 쓴다. 그 메세지는 잘 살든 못 살든 아줌마도 직장은 있어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표지를 보는 순간 이미 예견 된 메세지다. 그러나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까지 인지하지 못했다. ‘결혼해도 직장생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왜 이렇게 낭만 없는 세상에 태어난 걸까. 싱글로 살아도 외롭고, 결혼해도 외롭다는 거 안다. 결혼에 대한 환상 같은 거 없다. 하지만 결혼하면 회사 안 나가도 된다는 희망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 망할 2000년대는 경제위기를 등짝에 붙여주고 징징거릴 틈까지 앗아 갔다. 맞벌이 싫다. 여자도 가정경제에 기여해야하는 구조, 정말 싫다. 여성의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지만, 큰 골자는 그렇다. 특히 103동 505호 맴버를 탈퇴하라며 강력하게 전업주부를 경계한다. 그리고 자기계발 서적에서 늘 하는 말, 네 인생의 주인공은 네가 되라고 한다.

책으로 쓰면 10권은 넘을 거라는 이야기에서 그녀들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그 일을 했거나 그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은 사람이 아니다. 이야기 속에서 그녀들은 누군가의 성취를 도와주었거나, 잘못되어 책임을 뒤집어썼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거나 하는 사건의 배후인물이기 때문이다. (p.21)

운이 없어서, 기회가 없어서라고 말하지 말고 골든타임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기회를 만들어 두라고 한다. ‘불행이란 원금 없이는 행복이란 이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어려움도 참고 극복하라고 한다. 자본주위 사회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와 시간은 중요한 자산이라고 한다. 당신의 꿈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거나, 남편의 은퇴를 준비하라, 스트레스는 결국 추억이라며 직업을 가족을 핑계 삼아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뒤쪽으로 가면 직장 맘을 선택했을 때 생각해봐야할 질문들을 적어놓았는데, 현실적이어서 좋았다. 직장 맘이 아니어도 활용할 만한 내용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5:1:1:3 법칙이다. 미래를 위해 5를 저축하고 1은 경쟁력을 위해 자신의 미래에 투자하란다. 또 다른 1은 치열하게 살았으니 여행을 가든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보상하는 시간을 가지라 한다. 나머지 3은 생활비다.

5장 6장으로 가면 아내로써, 엄마로써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적어놓았다. 잘 활용만 한다면 가족 서로가 잘 화합 될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저자 참 대찬 사람이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런 대참은 저자의 어머니에서부터 흘러나온 것이다. 여러 일화가 있었지만, 딸에게 조작된 태몽을 들려주며 밝은 내일을 확신하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까지 느꼈다. 거짓일 망정 저자는 평생을 믿어왔고, 힘들 때 마다  이상하리 만큼 스케일 큰 자신의 태몽을 생각하며 견뎌왔다고 한다. 그리고 거짓 믿음까지 딸에게 선물하는 어미를 둔다면 함부로 살 수도 없었겠다.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겠고, 부모가 물려 줄 건 땅문서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겠다.

“너 요번 행사도 왜 그렇게 잘 됐는지 알아? 내가 너 태몽을 잘 꿔줘서 그래. 너는 하여간 평생 엄마한테 감사하고 살아야 해.” 그러면서 태몽 얘기를 또 하시는데, 그날은 태몽 얘기를 차마 가까이 듣지 못하고 전화기를 저쪽에 둔 상태로 막 울면서 들었다. (중략)
“그 거 다 거짓말이야. 충북 괴산 증평 시골에서 딸을 낳았지만 정말 멋있게 키우고 싶다고, 복숭아 받은 꿈 갖고 어떻게 크게 되겠냐고 너의 엄마가 딸 낳을 때마다 하나하나 꿈을 지어낸 거야.” (p 260~261)

앞으로 몇 년 더 직장생활을 하게 될까. 오래하긴 싫은데 집에서 놀기도 뭣하다. 직장생활 하기 싫을 때마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조금씩 읽으며 견디는 게 최선일까.

“그래도 너 애 잘 키웠잖아.”
나는 그냥 위로의 말을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언니, 근데 꼭 그렇지가 않아. 우리 딸은 내가 회사에 계속 다녔어도 잘 컸을 거야. 아니 어쩌면 더 강하고 엄마를 배려할 줄 아는 더 괜찮은 아이가 되었을지도 몰라. 1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마 난 우리 딸을 어디엔가 맡기고 부족한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라도 잘 활용해서 애도 키우고, 살림도 하고, 내 커리어도 쌓으면서 잘 살았을 것 같아.” (p.92)

위로가 되는 건 내가 직장맘을 하든 안하든 내 딸들은 잘 클 거라는 사실이고, 내가 더 큰 사람이 되는 만큼 내 딸들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는 거다. 갑자기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에서 본 문장이 떠오른다. " 위녕, 사는 게 어려운 일이다. 이걸 한 번 받아들이고 나면, 진심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나면, 사는 게 더 이상 어려워지지 않아."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 가는 중인 것 같다. 직장여성은 절로 알게 되는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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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1-0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작된 태몽~~ 이라도 믿는자에게 이루어지는 법이지요^^

모과양 2010-01-07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jy3926 맞아요. 믿는자에게 복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