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 - 소설가 백영옥의 유행산책 talk, style, love
백영옥 지음 / 예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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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꼴같잖은 리뷰나 올리는 철없는 독자지만, 꼴에 한국문학을 아껴 철마다 문학 수상작들을 챙겨본다. 덕분에 발칙한 작가 한 분을 알게 됐다. 올해 세계 문학상 수상작<스타일>을 본 것이다. 꽃띠문학이네, 수상작 치고는 가볍네 어쩌네 하지만 한 번더 믿어 주기로 했다. <스타일>의 ‘글 스타일’에서 고상과 천박을 넘나드는 그 유쾌함을 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처럼만 써준다면 출간되는 족족 다 볼 듯하다.

일간지에 연재했던 걸 엮은 책이라 출퇴근 지하철에서 읽기 편할 거다. 분량이 많지 않은 데다, 짧은 시간에 감성과 이성의 유락(愉樂)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어디선가 그녀가 <담다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자신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읽은 터라, 나는 그녀의 산책이 어쩐지 방황처럼 보였다. (중략) 노래에 열광하며 앙코르를 외치는 팬들을 향해 그녀는 갑자기 웃으며 V자를 그려 보였다. 그리고 갑자기 <담다디>를 부르는게  아닌가. 그것도 그냥 부르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겅중겅중’, 장난스런 개다리 춤까지 춰가면서 말이다. (중략) 과거와 우아하게 화해하는 법에 대해 최초로 가르쳐준 고마운 선배. (p.203~204)

좀 다른 이야기인데 백영옥씨가 골드 미스인 줄 알았다. 인물 사진도 그렇고, 글 자체가 30대 독신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 인터뷰 기사에서 남편이 <스타일>의 초고를 읽고 재미있어 했다는 내용을 봤다. 결혼 했다고 해서 말괄량이 기질이 죽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안도감이 든다. 오른쪽엔 헬륨풍선, 왼쪽엔 남편의 팔짱을 낀 채 산책을 할 것 같다. 물론 구두는 마놀로 브라닉. 또각또각 구둣발이 경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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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6-0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마놀로 블라닉을 신고 걷는 건 상상도 못하겠어요. >.<

모과양 2008-06-05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저.. 마놀로 블라닉은 인터넷으로 밖에 구경 못했어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