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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너도 ㅣ 피터 레이놀즈 시리즈 2
앨리슨 맥기 지음, 김경연 옮김, 피터 레이놀즈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6월
평점 :
2007년 독서 목표는 52권이었다. 6개월 만에 52권을 작파하고 나니, 뭔가 책 읽을 ‘거리’가 필요했다. 전처럼 읽고 싶은 책 할랑할랑 넘기면서 더 많은 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었다. 남들은 공짜로 본다는데, 나는 죽어라 일해서 번 돈으로 제값주고 보니 억울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 때였다. 책 값 지출이 많아지기도 했고, 리뷰를 많이 써보고 싶기도 했다.
기회가 닿아 네이버 북꼼 서평단에 응모 했었는데 똑딱 떨어졌다. 문학분야에 지원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그렇다고 결원이 있을 것 같은 사회서나 자기계발서 분야는 싫었다.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데, 힘들게까지 읽고 싶지는 않았다. 그 것도 나름 좋은 경험이겠지만, 책모임에 나가는 바람에 읽어야 하는 책들이 쌓여있었다.
네이버 서평단에 떨어졌을 때,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싶은 책, 읽고 싶을 때 읽는 게 제일이다 싶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토요일 Day근무 중 핸드폰이 울렸다. 택배가 왔다는 것이다.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은 어제 받았는데 무슨 택배인가 싶어 물었더니, 문학동네에서 보낸 거란다.
그 순간 떠오른 것은 네이버 서평단이었다. 그리고 응모한 적은 없지만 알라딘에 이벤트에 걸린 게 아닐까 싶어 내심 기대되었다. 문학동네라니, 평소 좋아하는 소설을 많이 내주시는 출판사가 아닌가하고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 확인한 택배는 좀 실망스러웠다.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 문학동네라는 것이다. 문학동네가 어린이 책을 출판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내심 장편소설을 기대하고 있던 터라 허했다.
어린이 책 한 권과 편지 한통이 들어있었는데, 내용인 즉 알라딘의 우수 회원인 내게 리뷰를 써달라는 거다. 난 알라딘의 우수 회원이 아닐뿐더러, 애 엄마도 아닌데 무슨 애새끼 책 리뷰란 말인가.
내 리뷰 쓰는 스타일을 모르는 것 같아 다시 설명한다. 내 리뷰엔 사념 따위는 없으며, 반 이상이 사담이고 책은 그 사담을 열기위한 서문역할이 끝이다. 그런 내게 리뷰 쓰라고 동화책을 주다니.
그런데 책장을 휘휘 넘겨보다, 가슴이 말랑해지고 말았다. 딸아이의 엄마가 딸에게 읖조리 듯 말하는 게 책의 내용이다.
언젠가는 너는 깊은 숲 그 서늘한 그늘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겠지.
언젠가는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그리고 멀리 뛰는 날도 있을 거야.
언젠가는 슬픔에 겨워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는 날도 있을 거야.
그만 숙연해져버렸다. 나도 엄마가 되면 이렇게 말 할 수 있을까.
ps 1.임산부의 선물로 좋겠다 / 어린이 책 리뷰도 만만치 않구나 / 문학동네 땡큐 서평만세
ps 2.언젠가 나도 책읽어 주는 엄마의 모습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