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사랑을 이야기하다 - 신화 속에서 찾은 24가지 사랑 이야기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그대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는가? 나는 믿는다. 피그말리온 효과라 불리는 그 이론을 말이다. 예전에는 시큰둥하기만 했는데 주변인의 경험들이 나 설득했다. 그리하며 이젠, 피그말리온 효과를 빌미 삼아 나의 과욕까지도 빈다. 진정원한다면 그 것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고 원하면 이루어준다니 그 말을 믿고 뛸 수밖에. 뛰다보니, 도착해있고, 도착하니 피그말리온 이론이 맞더이다. 단, 욕망과 성취의 차는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기가 답 알고 있다. 얼마나 뛰었나를 보면 알지 않는가. 가슴만 뛰면 헛짓이다. 내가 진정 원한다면 지금 뛰어야 한다. 누구나 뛸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뛰지는 못한다. 원한다면 뛰는 가슴과 두 다리로 ‘지금’ 뛰어야 한다.

거창하게 서두를 썼는데, 실은 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다리로 뛰긴 하는데, 걷는 속도보다 못하다. 진중함을 핑계 삼아, 속도를 낮추어 버리는 못난 성격 탓이다. (정확히는 우유부단이 심하다.) 최근 다시 속력 내보고 싶은 곳이 있긴 하다. 한 달에 한번 정도 참여하는 책모임이다. 책에 대해 심도 있게 말해보겠다고 기껏 찾아간 곳에서, 입 한번 뻥긋 못했다.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원해서 참석한 모임이었지만, 나의 부족함을 확인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느라, 정작 말할 기회를 많이 놓쳤었다.

그리고 모임 사람들은 오랜 시간 함께했었던 사람들이고, 마이크 쥐어주면 더 말더듬는 나 같은 사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겠지만, 나처럼 겉돌기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다.) 그래서 내 생각도 정리할 겸 후기를 그럴듯하게 쓴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본 어느 분이 ‘로마 신화를 좋아 하시나 봐요’라고 격려댓글을 달아 주었다. 남들이 아는 상식선에서 인용한 글이었는데,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그러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였다.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신화만 뽑아 쓴 책이다. 이야기 나열로 그쳤다면 별로였을 것인데 관련 그림도 첨부해 놓아 좋았다.

이미 아는 내용도 있었고, 미처 알지 못했던 내용도 있었다. 거기서 얻은 결론은 사랑은 위대할 수도 있고, 말도 안 되게 유치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혈손이 자기를 죽인다는 신탁을 들었으면 그 자리에서 처단하면 될 것을, 꼭 남에게 맡겼다가 결국 화를 입는 내용에서 헛헛하게 웃었다. 그들의 한심함과 동시에 불살생정신을 기리며.
만약 라이오스가 신탁의 말에 따라 오이디푸스를 미리 죽였더라면, 아니면 그를 자신의 자식으로 받아들이고선 궁에서 키웠더라면 라이오스는 아들의 손에 죽음을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어머니와 결론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p.122)

책모임에서 도착증을 주제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도착증 개념은 확실히 잡고 왔었다. 피그말리온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가 일종의 물품음란증이란 생각에 미쳤다.
왕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다스리던 나라의 모든 여자들에게 퇴짜를 맞았다. 어느 누구도 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던 탓에 결국 그는 한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내기로 마음먹었다.(p.112)
피그말리온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책 모임, 앞으로 계속 나가야겠다.


ps. 출판사님. 오타 있습니다.
그들을 불쌍히 여기 신들이 이 부부를 -> 그들을 여긴 신들이 이 부부를 ( p. 149)
준비를 갖춘 히포메네스는 수려한 용모의 이 사내에게-> 준비를 갖춘 아탈란테는 수려한 용모의 이 사내에게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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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07-07-0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이책을 읽었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 항상 이런 믿음을 가지고 산다면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 같네요.

모과양 2007-07-03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티스트 안티테마님.황금사과를 제게도 주시겠습니까?ㅎㅎ (책에는 내용이 없었지만, 명화는 찍혀있더군요. 언제 읽으신 건가요? 리뷰 쓰신 건 보긴 했지만... 바쁘신 중에 부지런도 하셔요.)
전 피그말리온 효과를 믿어요. 절실하면 절로 몸이 움직이더라구요. 그런데 몸도 피곤할 수도 있다는 거~ ^^ 최근 소식 페이퍼를 통해서 봤습니다. 늘 좋은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빌어 드려요.

nautila 2007-07-05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피그말리온 효과를 믿는다!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은 지금의 게으름을 변명하고자 피그말리온 효과를 굳게 믿는다고 믿고싶은건지도 모르겠다는 (이게 뭔 소리여;;) 몸을 움직이지않고도 마음이 편해지고 싶은게죠 위안이 되니까 --;;; "내가 진정 원한다면 지금 뛰어야 한다." 새겨듣고 갑니다.

모과양 2007-07-0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utila님. 내 뜻대로 안되는 세상, 피그말리온 효과라도 믿고 살아야 뜻이라도 생각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ㅎㅎ 말만 거창하지 저도 무척 게을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