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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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는 워낙 자주 들은 친근한 작가였는데 정작 책을 읽을 기회를 갖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읽게 된 이 책에서 작가가 시대의 요소를 잘 버무려 소설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북, 컴퓨터 해킹과 암호와 의료 기록과 보안 등 다양한 요즘 기술의 요소가 글을 이루는 중심 키가 된다. 2013년 작이니 십여 년도 전이다. 그때 이메일로 의사소통이 활발했었다. 요즘 시점이라면 아마도 sns 디엠이나 메신저 등으로 대체되었을지도 모른다.

🔖중고로 산 노트북에서 원래의 주인 사진을 보내주려다가 주고받는 이메일로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 시점이 딱 일 년의 시차를 가진다면? 그걸로 얻게 되는 정보로 카지노에서 돈을 땄을 수도 사고에서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면 그런데 일 년 뒤의 나는 없다면? 다양한 가정이 글에 재미를 더했다.

🔖여자의 인간관계와 남자의 인간관계들이 얽히고 거기에 다양한 기술 아이디어들이 녹으면서 살짝 더해진 타임슬립 코드에 스릴감이 넘친다. 십여 년 전이라고 해도 지금도 여전히 쓰이는 테크놀로지의 친근함이 소설을 입체감 있게 하는구나. 너무 각 잡은 스릴러도 아니고 로맨스도 아니라 편하게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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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만화 : 마지막은 집에서 - 찾아가는 의사 단포포 선생님의 이야기
나가이 야스노리 지음, 네코마키 그림 / 타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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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유튜브를 검색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노년의학과 교수의 영상이 추천되었다. 이제 부모 세대의 말년이라 보호자의 입장에 서게 될 것이고 어느 순간엔 나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봤던 영상의 교수도 일본의 사례를 많이 들고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노년의 세대를 맞이하며 일찍 노년의 삶과 마무리에 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책의 '재택의료클리닉 단포포'는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데에 통증 감소와 마지막까지 곡기를 하고 마지막 순간에 자연사를 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을 제시해 도움을 준다. 환자가 마지막에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걸 열심히 들어주는 모습 속에 한 개인에 대한 존중이 느껴졌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 듯 마지막에 하는 일도 제각기 다르다. 감자밭을 일구던 할아버지는 자신의 밭을 마지막에 보고 싶어하고 감자를 들고 환하게 웃은 사진으로 영정사진을 삼았다. 평소 목욕을 좋아하던 할머니는 생의 마지막 목욕을 하고 며칠 뒤에 돌아가셨다.

만화로 친근하게 그려졌기에 딸도 관심을 가지길래 같이 읽었다. 어땠니 하고 물어보니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니까 살아있을 때 하고 싶은 걸 하며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부분 책에 나온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나 보다. 자세한 설명글도 충분히 있어서 이해하기 좋다.

특히나 링거나 연명치료 대신 스스로 먹고 싶은 걸 말하고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이후에는 몸이 죽음을 준비하며 자연스레 곡기를 끊게 된다는 이야기가 와닿았다. 자연은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법을 이미 새겨두었는데 그것을 거스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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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서사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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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생각은 끊어내고 날려버린 뒤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채워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생각에 대한 나의 신념들이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각이란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 잘 떠오르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해하고 나면 나를 바꿀 수 있는 도구를 살펴보기 마련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메타지각'이었다. '메타인지'랑 같은 건가? 했는데 생각에 빠지는 순간을 아는 것과 어떤 식으로 주로 생각하는지 인지 방향을 아는 것의 차이였다. 지각의 순간과 지각의 방향 차이랄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수시로 자신에게 던져보라고 권한다.

🔖두 번째 몸을 움직이라는 것도 감정과 생각을 바꾸는데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었다.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서 걷는다. 풍경이 바뀌고 분노 에너지가 소진되며 마음과 생각이 변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세 번째 공간에도 감정이 깃든다는 것에도 공감이 되며 나의 공간을 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자연을 볼 수 있거나 지칠 때 갈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마련하는 것도 좋겠다.

🔖하루의 일상이 끝나고 긴장이 늦춰지며 불쑥 떠오르는 근거 없는 생각과 불안들에 시달리는 순간들을 이 책에서 배운 기술들과 잘 흘려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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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수업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공부와 그의 시대
피에르 아도 지음, 이세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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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힘이 세지만 읽기에는 너무 장벽이 높아서 이렇게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이번 기회에 펀딩으로 좋은 책과 만날 수 있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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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를 위한 변론
송시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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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님 책은 처음인데 추리물을 좋아하는데다 전작에 대한 평이 좋아 기대가 됬다. 다섯 단편이 묶여있는 데 모두 각기 매력을 가지고 잘 읽혔다. 단지 술술 읽힐 뿐 아니라 거기서 뻗어 나온 사회와 세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빼곡히 담겨있었다.

전통적인 이야기를 비튼 <인어의 소송> <선녀를 위한 변론>은 옛이야기의 시점에 만약 사법체계와 법의학적인 요소가 개입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정해 본다. 동화라고 알려진 것들은 관습적으로 내려오며 더해진 시대의 시선이 있기 마련이다. 목소리를 잃어가면서도 왕자를 죽이지 못하는 사랑의 서사나 하늘로 오르지 못하는 날개옷을 잃은 선녀의 삶은 당시의 유교 사회에 갇힌 여성의 삶이었을 것이다. 요즘에 이르러 인권에 대한 논의와 적극적인 자기 변론 그리고 단체와 여론의 형성까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도구를 가지고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을 구한다. 어쩌면 역으로 그런 시대가 지나왔기에 지금의 체계가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 <모서리의 메리> 두 단편에 등장하는 반려견 타미를 키우는 보통의 직장인 임기숙은 이 시대를 사는 보통의 삶의 주인공이다.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면서도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 정감이 있다. 폭력을 행사하거나 불륜을 저지르고 헤어지자는 남친은 뉴스 속에서 흔한 풍경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짜내서 주변을 돕는 임기숙은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였다.

마지막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을 읽고는 그 날선 현실성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웹툰과 웹소설을 잘 보는 이로써 그 세계가 얼마나 빠져들기 쉬운 세계관인지 가늠되서일까. 빙의물이나 다양한 시대극은 현실의 상황이 답답하기에 더욱 보게 되는 이야기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의 환경을 바꾸기는 정말 어려우니 딱 다시 태어나거나 시간을 되돌려 다 알고 다시 써가고 싶은 욕망의 대리인 것이다. 그러면 복수도 하고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욕구를 만족시켜준다. 이 단편은 그보다 더 나아가 하드고어한 범죄가 더해진다. 트위터와 텔레그램, 디엠 등이 등장하며 사이버와 이야기 그리고 현실이 잘못 결합된 예가 된다. 게임이나 웹툰, 사이버 세계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가 지옥일 때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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