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의 숲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송경원 옮김 / 하늘연못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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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왜 정장본으로 나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전에 읽은 자서전 [야생의 순례자 시튼] 에서 그가 어린 시절부터 숲살이를 좋아했고 말련에 그가 직접 숲살이를 가르치는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를 위해서 시튼이 꼼꼼한 그림과 내용으로 만든 메뉴얼북 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원래 이건 이런 정장본이 아닌 페이퍼북 형태야 적절하지 않았을까..
뭐 실제로 따라가기엔 우리와 문화와 환경이 너무나 달라서 페이퍼 북 형태여야 한다고 주장할 순 필요는 없었지만, 그 형식의 부조화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그저 딴 동네일 일지도 모르는 아메리카의 동식물, 인디언, 숲생활하기가 삽화가 시튼의 실력에 의해서 멋지게 구성되어  있다. 자연속에서 어울려 사는데 도통한 인디언의 생활방식으로 커리큘럼을 꼼꼼하게 짜며, 활용법을 세심하게 그림으로 보여준다.
도시 생활에 너무나 익숙하여 자연속에서 야영생활이란 것이 상상이 잘 안되지만, 만약 그런 기회가 있다면 당장 나가서 배우고 실천해보고 싶은 욕구가 스물 스물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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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오르다 우리문고 8
송하춘 지음 / 우리교육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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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들에게 바다란 곳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

해군으로 항해에 나서는 청년은
현아라는 언어장애자인 여인을 자신이 항해하는 바다에로 감정과 동일시한다. 언젠가는 돌아갈 기착지로 그러면서도 또다른 여행지로서 말이다.

항해의 일지를 따라 도착하는 곳은 각기 사연을 가지고
흘러가는 역사의 바다라는 또 다른 깊이를 가진 바다로 이어진다.
중간 중간 삽입되는 에피소드들이 그 이야기를 연결해준다.

나는 바다를 향한 욕구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보는 정도가 내가 가진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그 안으로 뛰어들고 싶단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그건 모험에 대한 갈망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생경했던 항해의 어휘가 익숙해지는 순간이 이 읽기 즐거움이 급상승하는 지점이었다. 읽고 나니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의 진한 청색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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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 2
하루노 나나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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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은 '파파톨미'와 많이 다르다 보면 볼 수록.
2권에서는 동생이 오빠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깨닫는 내용인데
그걸 담백하게 풀어낸다.

나는 Nanae의 주인공들의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강한 인상을 받는다. 내뱉는 말의 선택, 난 이렇게 하겠다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 그걸 숙고하는 과정.

하이쿠의 시처럼 자신의 마음을 읊조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홀로 떠 있는 섬처럼 외로우며 타인을 부르는 것 같다.

아직은 이야기의 시작이라 어렴풋하지만
판타지보다는 인물들간의 관계가 좀 더 진지하게 전개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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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Owho (격월간) : 7호
오후 편집부 엮음 / 시공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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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이치코의 작업과 더불어 날 행복하게 했던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가 사라져서 너무 슬펐다.

후미의 특별 인터뷰가 실렸는데
꽤나 쿨하다.
어디서 소재를 구하냐 주제는 어디서? 라고 묻는 답변들에 모두 그냥 내 주변에서요..란 답변을 간결하게 한다.

유시진의 '온'과 권신아의 '마담 베리의 살롱'이 드디어 무언가 터질듯한 위태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김진의 특별 단편 '그 섬'은 별로 감흥이 남지 않는다. '바람의 나라' 초기까지가 내가 그녀의 작품을 즐겁게 본 마지막 시기란 생각이 든다. 그 뒤에는 그림도 산만하고 이야기도 난무하여 잘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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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지음, 김창우 옮김 / 두레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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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기를 단련하는 수양의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은 각기 인생의 갈래만큼이나 여러가지 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취욕에 관하여 소시적부터 들어온 건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일에 대해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자아실현과 성공의 성패가 나뉜다는 것이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얼마나 싫을 일을 감내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꽉 막혀버린다. 좋아하면 쉬워야 하는거 아냐? 라는 우문으로 자기 방어가 먼저 나온다.

한동안 정독보다는 통독으로 빠른 글읽기를 하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타르코프스키의 일기를 그런식으로 읽을 수는 없었다.
그가 살아간 시간을 따라가며 그의 고난을 고스란히 받아 느껴질 만큼 대상을 의식하지 않고 쓰인 일기의 감각은 대단히 현실적이였다.

하루 이틀이 쌓여 만들어진 8년의 기록에서
그의 영화 만들기에 대한 끊임없는 고심과 노력은 흔적은 너무나도 고귀하다.
그가 속한 사회의 시대에 묻혀서 흘러가지 않기 위한 싸움은 개인이 자신의 주체를 지키는 싸움이 얼마나 처절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렇게나 사랑했던 조국과 동포를 떠나 망명을 선택하고 그에게 허락된 것은 단지 하나의 작품이였다.
병마에 순식간에 허물어져가는 모습 사이에는 그 조차도 잊고 끄적여 놓은 다음 작품들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절로 안타까움의 눈물이 흐른다. 마치 인생을 한 번 치열하게 살고난 듯하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이렇듯 인생과 마음을 온전히 몰입하고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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