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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지음, 김창우 옮김 / 두레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자기를 단련하는 수양의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은 각기 인생의 갈래만큼이나 여러가지 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취욕에 관하여 소시적부터 들어온 건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일에 대해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자아실현과 성공의 성패가 나뉜다는 것이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얼마나 싫을 일을 감내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꽉 막혀버린다. 좋아하면 쉬워야 하는거 아냐? 라는 우문으로 자기 방어가 먼저 나온다.
한동안 정독보다는 통독으로 빠른 글읽기를 하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타르코프스키의 일기를 그런식으로 읽을 수는 없었다.
그가 살아간 시간을 따라가며 그의 고난을 고스란히 받아 느껴질 만큼 대상을 의식하지 않고 쓰인 일기의 감각은 대단히 현실적이였다.
하루 이틀이 쌓여 만들어진 8년의 기록에서
그의 영화 만들기에 대한 끊임없는 고심과 노력은 흔적은 너무나도 고귀하다.
그가 속한 사회의 시대에 묻혀서 흘러가지 않기 위한 싸움은 개인이 자신의 주체를 지키는 싸움이 얼마나 처절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렇게나 사랑했던 조국과 동포를 떠나 망명을 선택하고 그에게 허락된 것은 단지 하나의 작품이였다.
병마에 순식간에 허물어져가는 모습 사이에는 그 조차도 잊고 끄적여 놓은 다음 작품들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절로 안타까움의 눈물이 흐른다. 마치 인생을 한 번 치열하게 살고난 듯하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이렇듯 인생과 마음을 온전히 몰입하고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