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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의 검은 고양이
아라이 만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화가와 시인과 음악이 만나는 낭만과 퇴폐가 혼재되어 있던 감각의 물랭루즈의 한복판에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리크 샤티가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날개를 가지고 바다와 들판과 대화를 나누던 그를 새엄마와 학교, 군대까지도 용납하지 못했다.
그런 그가 몽마르뜨 언덕에 자리를 잡고, 검은 모자, 검은 수염, 검은 박쥐 손잡이의 우산을 가지고 물랭루즈로 피아노를 치러가면 사람들은 그를 가난뱅이씨라고 불렀다. 그가 사랑했던 어머니를 닮았던 여인은 그를 그렸고, 그리고 떠나갔다. 마음의 시련을 겪으며 자신의 소리를 듣고 표현할 수 있었던 그는 가난과 친구와 술과 노래, 피아노와 함께 살았다.
에펠탑이 세워질때 그 흉물스러움에 반대 시위를 하던 시절, 로트렉과 물랭루즈가 유려하던 바로 그 시절을 조용하게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고 간 사티의 삶을 딱딱한 전기가 아닌 소설로 만날 수 있다. 글은 그의 삶의 내음으로 느끼면 좋을 만큼 상상으로 채워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