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온 2
하루노 나나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판테온'은 '파파톨미'와 많이 다르다 보면 볼 수록.
2권에서는 동생이 오빠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깨닫는 내용인데
그걸 담백하게 풀어낸다.

나는 Nanae의 주인공들의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강한 인상을 받는다. 내뱉는 말의 선택, 난 이렇게 하겠다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 그걸 숙고하는 과정.

하이쿠의 시처럼 자신의 마음을 읊조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홀로 떠 있는 섬처럼 외로우며 타인을 부르는 것 같다.

아직은 이야기의 시작이라 어렴풋하지만
판타지보다는 인물들간의 관계가 좀 더 진지하게 전개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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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Owho (격월간) : 7호
오후 편집부 엮음 / 시공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이마 이치코의 작업과 더불어 날 행복하게 했던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가 사라져서 너무 슬펐다.

후미의 특별 인터뷰가 실렸는데
꽤나 쿨하다.
어디서 소재를 구하냐 주제는 어디서? 라고 묻는 답변들에 모두 그냥 내 주변에서요..란 답변을 간결하게 한다.

유시진의 '온'과 권신아의 '마담 베리의 살롱'이 드디어 무언가 터질듯한 위태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김진의 특별 단편 '그 섬'은 별로 감흥이 남지 않는다. '바람의 나라' 초기까지가 내가 그녀의 작품을 즐겁게 본 마지막 시기란 생각이 든다. 그 뒤에는 그림도 산만하고 이야기도 난무하여 잘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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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지음, 김창우 옮김 / 두레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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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기를 단련하는 수양의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은 각기 인생의 갈래만큼이나 여러가지 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취욕에 관하여 소시적부터 들어온 건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일에 대해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자아실현과 성공의 성패가 나뉜다는 것이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얼마나 싫을 일을 감내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꽉 막혀버린다. 좋아하면 쉬워야 하는거 아냐? 라는 우문으로 자기 방어가 먼저 나온다.

한동안 정독보다는 통독으로 빠른 글읽기를 하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타르코프스키의 일기를 그런식으로 읽을 수는 없었다.
그가 살아간 시간을 따라가며 그의 고난을 고스란히 받아 느껴질 만큼 대상을 의식하지 않고 쓰인 일기의 감각은 대단히 현실적이였다.

하루 이틀이 쌓여 만들어진 8년의 기록에서
그의 영화 만들기에 대한 끊임없는 고심과 노력은 흔적은 너무나도 고귀하다.
그가 속한 사회의 시대에 묻혀서 흘러가지 않기 위한 싸움은 개인이 자신의 주체를 지키는 싸움이 얼마나 처절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렇게나 사랑했던 조국과 동포를 떠나 망명을 선택하고 그에게 허락된 것은 단지 하나의 작품이였다.
병마에 순식간에 허물어져가는 모습 사이에는 그 조차도 잊고 끄적여 놓은 다음 작품들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절로 안타까움의 눈물이 흐른다. 마치 인생을 한 번 치열하게 살고난 듯하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이렇듯 인생과 마음을 온전히 몰입하고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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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계속 동물을 소재로한 책읽기를 계속하고 있다.
하나는 <시튼의 숲>이란 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콜터>이다.

시튼의 숲은 주로 그가 세운 야생의 삶을 사는 이들의 생활 방식 따라잡기 형의 숲생활 메뉴얼북이고
콜터는 책이름을 가진 사냥개에 대한 새사냥을 즐기는 이의 애정어린 관찰의 글이다.

메뉴얼인 시튼의 책에는 너무나 야영하는 곳의 풍광과 생활규칙이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그래서 걸스카우트를 했더라면 저런걸 배워볼 수도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콜터는 정말 내가 새끼개를 한마리 받아서 키우고 그와 더불어 들판으로 총한자루 들고 거니는 듯한 생생한 감각이 좋다. 글을 쓰는 이가 정말 형편없는 사격솜씨로도 사냥에 몰두하는 건 콜터라는 재능있는 사냥꾼 개와 숲을 가로지르는 그 생생한 감각때문이라는 것에 사냥에 대한 거부감도 덜 느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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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Vol.1 - [할인행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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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에 대해 무뎌진 걸까? 아니면 교묘하게 붉은 빛을 가려내는 블랙의 화면에 눈속임을 당한 걸까. 아니 돌이켜보면 <저수지의 개들>에서도 그랬고 나는 타란티노 감독이 만들어 내는 붉은 빛에 매혹 당한 것이다.

유치한 듯 한 껏 뽐을 내는 듯한 스타일로 만들어진 <킬빌>은 쿵푸, 사무라이, 홍콩 르와르 등에서 친근해진 장면과 편집을 발랄한 MTV식 뮤직으로 잘 우려낸 짬뽕이다.

단순히 흉내내기에 그치는 키치는 조악해지기 쉽지만, 제 삼의 색깔로 녹여냈을때는 또 다른 색다른 맛으로 관객을 만족시킨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짜장면집이 존재하지만 그 각기 맛이 다르듯, ..감독의 <킬빌>은 늘어지지 않은 자기만의 긴장감으로 중독성 강한 요리를 내어놓았다.

곧 <킬빌2>라는 식단이 새로 메뉴에 첨가될 예정이니, 그 맛을 보러 필히 표를 예매해야겠다.

+첨가 하나
이번에 출시된 DVD는 어느 소개란에서 본 설명처럼 너무나 썰렁한 서플이 심심하고, 아무런 설명이 없는 툭툭 끊어먹는 메이킹 필름은 안넣느니만 못하다. 인터뷰도 '멋지다, 쿨하다' 의 연발이니 차라리 서플을 보지 않고 영화의 깨끗한 화면에 만족하고 끝나는 것이 낫겠다.

+첨가 하나 더
브라이드가 일본으로 건너갈 때 지도 위에 노선을 따라 비행기가 움직이는데 잠깐이긴 했지만 한국 오른편이 영어로 일본해로 적힌게 보였다. 순간 가슴이 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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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쨍쨍 2004-06-11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쳐나는 폭력에도 생각보다 눈살을 찌푸리지 않은 까닭은, 아마도 경박함이 아닐까요.
심각하거나 진지하게 무게를 잡지않는 식으로 다루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카르페디엠k 2004-06-1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그 경박함을 보는 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킬빌>에 대한 '재미없다'와 '재밌다'로 갈리는 선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그게 아주 치기어린 장난으로 느껴지며 재미가 있었어요. 이건 영화고 좀 가볍게 봐봐 라고 하는 것처럼이요. 하지만 그걸 보여주는 방식에서 감독이 솜씨가 있었기 때문에 유치함으로만 끝나지 않았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