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건 커피였다. 커피 할인 쿠폰이 있었고 마침 커피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만 사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커피와 책은 세트가 된다. 여름에 카페인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하지만 쉽지 않다. 물처럼 자꾸만 마시고 싶다. 커피 때문에 예정 도착 예정일은 내일이었다. 그런데 연휴 시작인 오늘 도착했다. 덕분에 내일 아침은 새로운 커피를 마실 수 있겠다.
커피와 함께 산 책은 『바라모』였고, 야금야금 그전에 산 두 권의 책은 『연대 시대의 종말』, 『세부 속으로』다. 세 권의 공통점은 내가 사고 싶었던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고 싶지 않았던 책이라는 건 잘 모르는 작가란 말이기도 했고 더 이상 읽게 될까 하는 작가의 책이라는 말이다.

이웃 알라디너가 먼저 읽은 글에 반했고 직접 반하고 싶었다. 『바라모』와 『연대 시대의 종말』의 땡스투는 리뷰로 나를 낚아주신 분에게, 『세부 속으로』는 멋진 리뷰를 쓰신 분에게, 커피는 힘들고 지치는 한여름을 커피 한 잔으로 견뎌보자는 분에게.
분량이 많은 책이 아니라서 부담이 적기도 했다. 그렇다고 당장 달려들어 읽을지는 모르겠다. 날은 너무 덥고 작은 활자보다는 커다란 화면에 눈이 간다. 연휴의 첫 날인 오늘은 TV 화면 속으로 나머지 이틀을 기대한다.
가볍고 부담 없는 책들이다. 물론 읽기 전이라서 그렇다.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난다면 이런 책들을 데리고 가면 좋겠다. 막상 그곳이 책들에겐 휴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