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에 벚꽃을 보고 왔다. 일부러 시간을 냈다. 지금 아니면 볼 수 없으니까. 매년 피는 벚꽃인데 만날 때마다 벅차다. 올해는 더 풍성하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보다 나무는 더 자랐을 것이고 더 많은 것을 품고 있을 테니. 나무는 그 자리에서 자신을 지키고 성장한다. 눈 닿은 곳마다 벚꽃이 가득했다. 떨어진 꽃잎이 아까울 정도였다. 정말 황홀해서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싶었다. 넋을 놓는 순간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면 도로가 없는 시골길이고 많지 않지만 차들도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 동영상을 찍었는데 조작 미숙인지 저장된 게 없었다. 아쉬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벚꽃터널을 지나는 그 순간의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은 남았으니 충분하다.









지척에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주하는 풍경은 경이롭다. 낮에는 기온이 높아 4월의 여름인가 싶었다. 야트막한 동산에는 연둣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파트 화단의 크기가 작은 수수꽃다리의 연보라도 곱고 생기가 돈다.





표지가 벚꽃처럼 고운 김혜진의 단편집과 벚꽃처럼 황홀한 맛의 커피까지 좋은 게 많다. 땡스투는 꽃향기가 입안에 가득하다는 님에게. 김혜진은 정말 성실한 작가인 것 같다. 4월의 절반이 지났다. 남은 절반은 벚꽃의 기억과 소설의 즐거움, 맛있는 커피와 함께.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6-04-15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벚꽃에 가려서 잘 안보이지만 은행나무에 새 잎이 나기 시작한 걸 오늘 아침에 봤어요. 가을이 되어야 존재감을 뽐내는 나무가 사실은 지금부터 자기 존재를 내뿜기 시작한다는걸 새삼스럽게 발견했네요. 그러니 벚꽃이 진다해도 뭐가 슬플까요? 그저 다음에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늘 있으니 말이죠. 김혜진 작가의 책이 봄빛이네요. 저도 그 봄빛을 한번 느껴봐야 하겠어요. ^^

자목련 2026-04-15 10:3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벚꽃은 지고 또 피니까요. 장미가 피면 또 반하겠지요. 빠른 계절의 순환에 정신을 못 차리겠지요. 김혜진의 단편집은 봄빛 그 자체입니다!

잠자냥 2026-04-1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전 올해 벚꽃 가득 제대로 못 봤는데 자목련 님 덕분에 봅니다.
그리고 지금 제 입안에는 땡투향기가 가득합니다. ㅋㅋㅋㅋㅋ

blanca 2026-04-15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감탄 나오는 풍경이에요. 빨간 머리 앤 만화 생각나네요.

독서괭 2026-04-15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벚꽃 너무 아름답네요! 미국 오니 벚꽃이 안 보여요~ 올해는 못 보려나봐요 ㅠ

망고 2026-04-1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적인 벚꽃터널 풍경입니다😍 바람 불어서 꽃잎이 우수수 날리면 딴세상에 와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풍경이에요
저도 요즘 벚꽃보러 다니는데 갑자기 더워져서 꽃도 일찍 폈고 지금은 거의 지고 있더라고요 이제 곧 작약이 피고 수국을 만나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