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다. 여름의 중심에 선 것이다. 이 여름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 여름과 친해지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장맛비의 피해가 없이 지나가는 여름은 없는 것 같다. 이제 막 시작된 장마로 피해 소식이 들린다. 모두에게 똑같은 여름은 없다는 걸 이 여름은 또 상기시킨다.
날씨를 검색하는 시간이 잦아진다. 시간대별로 날씨를 살핀다. 언제부터 날씨가 우리 일상을 이렇게 지배했던가. 준이 없이 소나기를 맞던 날은 기억에만 존재한다. 예보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자연의 일을 인간이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 걸까. AI 시대에는 당연한 걸까.
여름엔 수국, 여름엔 장마, 여름엔 더위, 여름엔 휴가, 여름엔 이런 책들. 바로 김연수의 단편집 『너무나 많은 여름이』를 말하고 싶은 거다. 작년 가을에 나온 단편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이어 반가운 소식이다. 어쩌면 여름을 위한 기획일지도 모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 기획을 칭찬한다. 표지는 또 얼마나 황홀하게 빛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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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은 아쉬우니 한 권 더. 책장에 있는 나쓰메 소세키 읽기를 하고 있지만 하나같이 말하길 『마음』이 좋다고 하니 책장에 없으니 마지막으로 구매. 아름답지 않은 변명이다. 어쨌든 너무나 많은 여름이 마음을 움직인다. 7월엔 마음을 읽게 될까.
이번엔 수국 사진도 한 번 더! 분홍 수국은 분홍 수국만의 자태가 있다. 사실, 나는 분홍 수국보다는 청보라 수국에 마음이 기우는데 막상 분홍 수국을 마주하고 나니 내년 수국 주문을 걱정한다. 내년엔 분홍이랑 청보라 두 송이를 주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년엔 내년의 수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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