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장에는 책 읽는 소녀 북엔드가 많다. 사이즈 별로, 색상 별로 구매했다. 한때 이 북엔드에 꽂혀서. 지금도 좋아한다. 스누피도 있고 소나무도 있고 홈스도 있다. 그래도 가장 애정 하는 건 이 소녀들. 분홍과 검정 다 마음에 든다. 디자인도 그렇고 실용성도 나쁘지 않다. 책 읽는 소녀는 아니지만 책 소개는 소녀 곁에서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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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있는 책을 위주로 읽으려고 하는 데 참 어렵다. 슬그머니 고백하지만 올해는 나쓰메 소세키의 책들을 읽었으면 싶은데 잘 안된다. 현암사의 나쓰메 소세키 전집이 7권 있는데(언제 사진으로) 아직 읽지 못했다. 이렇게 올해의 책 읽기 계획 아닌 계획을 쓰고 나면 의무감이 생기니 우선 쓰고 본다.
시집은 기회가 되면 계속 산다. 야금야금 한 권씩. 읽기는 아주 느리게.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를 읽으면서 조혜은의 시가 궁금했다. 그래서 선택한 시집은 『눈 내리는 체육관』이다. 이 시집은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에서 느꼈던, 육아, 살림, 결혼 후 달라진 삶에 대한 것들을 주제로 한 시가 많은 것 같다. 살짝 훑어본 게 전부지만.
백수린의 에세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은 읽기도 전에 행복한 느낌이 전해진다. 한 손에 쏙 들어오고 웬만한 가방에 들어가는 크기다. 창비의 이 시리즈는 기회가 되면 다른 작가들의 글도 읽어보고 싶다. 시집과 나란히 두고 보니 시집은 훨씬 크고 에세이는 무척 작게 보인다.
어제 내린 많은 눈은 녹는 중이다. 그래도 그늘진 곳에서는 얼음으로 변한 눈이 여전히 남았다. 안심하고 신나게 걸으면 큰일이다. 얼음은 아주 위험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