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능력이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며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서 두루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또 어떤 정치 이데올로기에서든 가장자리 극단에 속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경쟁자를 비인간화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 - P251

최악은 사람들의 접촉을 막는 도시다. 고층 건물이 만들어내는 것은 몇 년을 같은 층에 살면서도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을 이웃, 사람들이 오가며 일상을 만들어내는 길가라고는 없이, 네모반듯한 대형 체인점과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만 즐비하고, 철통 같은 입구며 담장으로 동네에 머물거나 돌아다니는 것을 가로막는 동네, 고속도로가 동네를 통과해서 건널목이나 녹지 한뙈기 없는 풍경이다. - P281

도시는 서로 다른 배경과 다양한 관점 및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자유롭게 섞여 생각을 교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조상들에게는 무역로를 따라 형성된 정착 부락이 있었다.
머나먼 곳에서 떠나온 여행자들이 이곳에 모여 생각과 기술, 상품을 나누었다. 현대의 우리에게 이 역할을 하는 곳은 공원, 카페, 극장, 식당 같은 공공장소다. 우리는 이런 장소에서 이웃을만나 어울리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친해질 수 있다.
서식지는 바뀌었지만 우리 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종이다. 우리는 출신이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할 때 가장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건축물이 관용을 베풀 때 그 안의 개인들도 관용을 베풀수 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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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상호 적대감에 빠지는 경향이 얼마나 강한가 하면, 실질적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거의 공상이라 해도 무방할 더없이 하찮은 차이만으로도, 사람들은 배타적 열정에 불이 붙어 최악의 폭력적 분쟁을 일으켜왔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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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책망하기보다는 도와주고자 했다. 이따금씩 "나는 카인‘의 이단적 성향에 마음이 끌려. 형제가 자기 방식대로 악마에게 간다 해도 난 내버려둘 걸세"라는 묘한 말을하기도 했다. 성품이 이렇다 보니 그는 나락으로 치닫는 사람들에게 존경할 만한 마지막 지인[知人]으로 남거나, 마지막으로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사무실로 찾아온다 한들그의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 P18


근거 없이 추측해보자면, 인류는 궁극적으로 다양하고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개체의 집합체일 뿐이다.  - P103

 약은 선악을 구별하는 효능이없었다. 약은 악마적이지도 신성하지도 않았다. 약은 단지 내 본성을 가두어둔 감옥 문을 흔들었을 뿐인데, 내 안에 있던 것이 빌립보의죄수들처럼 뛰쳐나왔다.  - P108

여태껏 사람들은 청부업자를 고용해 범죄를 저지르면서 자신의 인격과 명예를 보호했다. 나는 쾌락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최초의 사람이었다. 대중의 눈앞에서는 온화하고 점잖은 태도로 중후하게 거닐다가 한순간에 철없는 악동처럼 거추장스러운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자유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 수 있는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뜨어 보 수 없는 외투를 걸치고 있기에 더없이 안전했다. - P109


때때로 헨리 지킬은 에드워드 하이드가 저지른 행위를 알고 경악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므로 지킬은 교활하게도 모르는 척 양심의 끈을 놓아버렸다. 어쨌든 죄를 지은사람은 하이드였다. 하이드가 단독으로 죄를 지은 것이다. 지킬이 악해진 건 아니지 않은가. 그는 자고 일어나면 손상되지 않은 선한 기질로 돌아왔다. 심지어 가능하다면 하이드가 저지른 악행을 되돌려놓으려고 애썼다. 결국 이렇게 양심은 잠들어버렸다.
- P110

 나는 도덕적인 측면에서. 즉 본래의 인간성 안에서 철저하고도 근본적인 이중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내 의식의 영역에서 다투는 두 가지 본성 중 어느 하나를 나라고 한들 틀리지 않는데, 이는 내가 근본적으로 그 둘 다이기 때문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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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아니지만아직 완전한 어둠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그늘이 유리창으로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수천의 눈송이들이 그 그늘을 머금은 채 떨어져내렸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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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우리가 친화력을 지닌 동시에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닌 종임을 설명해준다. 외부인을 비인간화하는 능력은 자신과 같은 집단 구성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만 느끼는 친화력의 부산물이다. (중략) 우리에게는 우리와 다른 누군가가 위협으로 여겨질 때, 그들을 우리 정신의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는 것이다. 연결감, 공감, 연민이 일어날 수 있던 곳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다정함, 협력,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 종 고유의 신경 메커니즘이 닫힐 때, 우리는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연결해주는 이 현대 사회에서 비인간화 경향은 오히려 가파른 속도로 증폭되고 있다. 편견을 표출하던 덩치 큰 집단들이 보복성 비인간화 행태에 동참하며 순식간에 서로를 인간 이하 취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를 보복적으로 비인간화하는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 P126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 실험에 피험자들이 모르는 조작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학습 시작 전에 실험자들이 방을 나갔다가 학습실과 감독관실 사이의 내선 전화기 끄는 것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감독관들이 실험자들이 주고받는 말을 엿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부 감독관은 실험자들이 학생들에 대해서 "예리하다"거나 "이해력이 좋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고,
나머지 감독관은 실험자들이 학생들에 대해서 "썩어빠졌다"거나 "짐승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밴듀라의 예상과 달리 학생들을 살짝 비인간화하자 책임을 분산할 때보다 훨씬 큰 효과가 나타났다. 학생들에 대해 인간적인 평가를 들은 감독관들은 가장 약한 강도의 충격을 주었고,
비인간적인 평가를 들은 감독관들이 가한 충격의 강도는 2배에서 심지어 3배까지 높았다. - P216

보복성 비인간화
자신들이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집단은 역으로 다른 집단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게 된다.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상대방이 자신을 인간 이하로 여긴다는 말을 들었을 때 두 집단 모두 상대를 더 비인간화했던 것처럼, 흑인들도 자신들을 위협한다고 느끼는 집단에 대해서 인간 이하로 여기는 보복성 비인간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 P225

결국 근대적 사회들은 한 사회 내에서 가장 힘센 집단의 기분에 의해서 구성된 것이다. 힘이 약한 집단 혹은 소수 집단 사람들은 목소리를 잃고 농노나 노예로 강등되었다. 사람들은 수천년 동안 이 새로운 질서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맞서 싸우고 전쟁을 치렀다. 설령 반란에 성공했다 해도 다른 씨족이나 파벌, 혹은 다른 부족이나 종교, 다른 민족에서 나와 도로 기존의 위계질서와 다를 바 없는 사회를 건설했을 것이다. 농경 사회는 한 울타리 안에서 빼앗고 빼앗기는 제로섬게임에 갇히게 되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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