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뚱보클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평점 :
뚱보가족? 아니..은찬이네에 무한한 화이팅을!!!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엔, 책 제목때문에 웃었고...
책을 모두 읽고 덮을때에는 은찬이의 희망찬 모습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으랏차차 뚱보클럽.은...단순히 살이쪄서 고민이 되고 왕따고 되고, 또 자신감을 잃고
살아가는...그런 아이 또는 가족의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분명,비만이 있어서 친구들과 사뭇 다른 체격의 은찬이지만...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고
또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을 가지고 있다.
현재 외모지상주의가 너무도 심화된 우리 나라에서...이 책은 참 유쾌하면서도
희망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이 책의 목차만 보아도..대략 짐작이 가게 된다.
특히 첫 대목인 1대10 이라는 제목은.... 이 책의 주인공인 은찬이에 대해 대략 짐작케
만들기도 한다.
이름 고은찬...
키 159센티에 79키로라는 다소 무거운 체격의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먹어도 먹어도 배가고프고....
치킨 한마리는 거뜬할 뿐더러...배고플떈 삼겹살 10인분도 별거 아닌, 그야말로
고도비만인 아이..
하지만 은찬이는..참으로 낙천적이고 쾌활한 친구이다.
그런 은찬이에겐, 은찬이만큼..살이 찐 엄마가 계신다.
엄마의 직업은 비만모델....
하지만 엄마는 은찬이에게만은 절대 살이 찌는 것을 경계하며 먹는 것도 금물시키고,
비만프로그램에까지 넣는 아주 무서운 분이시다.
은찬이는...학교에서 1대 10의 줄다리기에서도 거뜬히 이겨내는 숨은 괴력이 있다.
무조건 살이 찌다고 해서...힘이 센건 절대 아니다..
은찬이는...타고난 힘꾼인 것이 분명하였다.
격투기 선수였던 돌아가신 아버지를 본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은찬이의 잠재력을 본, 학교 역도코치는..은찬이에게 역도부에 들어올 것을 권한다.
은찬이는 별로 관심이 없다.
운동이라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은찬이였다.
하지만...
그런 은찬이에게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바로... 전학 온 은찬이의 새로운 짝꿍...예슬이 때문...
예슬이는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 좋단다...
그런 예슬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또한 예슬이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은찬은..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도부에 들어간다.
예슬이는 원래 육상선수였지만, 자동차사고로 인해 다리 한쪽에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절름발이가 되어..생활상 불편함을 겪기도 하지만..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다부지고 야무진 소녀였다.
그런 예슬이를..은찬이는 좋았고..
예슬이 역시 든든하게 자신을 도와주는 은찬이가 좋았다.
예슬이에게 그저 잘 보이기 위해..
그리고 엄마가 방학동안 보내겠다고 하던 비만프로그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찬은 역도부를 선택했다.
하지만 역도를 할 수록,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든다.
' 뚱뚱한 니가 뭘 할 수 있겠어? ' 라는 사람들의 생각을 고쳐주고 싶은 은찬이의
당찬 포부가 멋지게 느껴졌다.
은찬이에겐 엄마와 할머니 뿐이다.
아버지는 은찬이가 초등학교 1학년 무렵, 마지막 격투기 무대에서 사고로 돌아가시고 만다.
그래서 은찬이는 늘 아버지가 그립지만...
엄마를 위해서일까... 늘 쾌활하고 당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은찬이에게 소중한 할머니께서 당뇨로 눈 수술을 해야할 상황이 온다.
하지만 은찬이네는... 홈쇼핑에서 비만모델로 활동하는 엄마의 수입료로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그러던 중, 주니어 역도대회 우승을 하면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할머니의 수술을 위해서 출전키로 결심을 한다.
역도를 한지 얼마되지 않은 은찬이였지만,
신인선수답지 않은 면모를 과시하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하지만 마지막 한번의 기회를 놓치고... 그렇게 고대하던 1등은 하지 못한채,
은찬이는 3위를 기록하고 만다.
선수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대회에 출전하여...3위를 한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였지만..
어린 은찬이는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의 수술비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듯 하고..
또...무엇보다 역도로 인해 엄마와의 갈등이 계속 되었기 때문이다.
평생 아빠의 경기는 보러 가지 않았던 엄마는...
은찬이의 경기를 보러 오셨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은찬이를...아주 꼬옥..껴안아주셨다.
아마도 엄마는..불안하셨던게 아닐까 싶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또 어린 아들을 홀로키워야 하는 부담감..
더불어 남편이 운동경기중 사고를 당한 것 때문에..은찬이가 운동을 하는 것을 그리도 싫어
하셨던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보면서...은찬이의 쾌활하고 당찬 성격과 또 어린나이 못지 않은 깊은 속마음,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는 자세가 참 이뻤다.
하지만 무엇보다..
홀로 생계와 양육을 짊어지며 살아가야 하는 은찬엄마의 삶이..마음 먹먹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원래는 너무도 작고 연약한 여자였던.. 은찬엄마..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또 가장의 이름으로..
그녀는 자신이 가진 아름다운 조건들을 모두 버려야했다.
그리고 모질게도..자신을 살찌우며 비만모델을 유지해야만 했다.
왠지 모르게 찡해졌던 내 마음.....ㅠ.ㅠ
아빠와의 추억이 많이 담겨져 있던 냉면...
은찬이는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그 좋아하던 냉면을 먹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이젠 달라졌다.
엄마와 함께 먹는 냉면은 꿀맛이였다.
뚱보엄마와 뚱보아들..
남들의 시선에서는 곱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본들 어떠하랴..
내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어린 은찬이의 삶 속에서..참 행복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떤 조건을 어떻게 가졌냐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얼마나 감사하고 또 애정을 가질 수 있는냐가 우리를
행복하게도 또 불행하게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 순간 잊지 말아야 한다.
"난 뚱보가 좋다. 앞으로도 쭉 행복한 뚱보로 살고 싶다."
라는 은찬이의 소망에... 많은 감동이 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