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낸시 (스티커 포함)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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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어제 주문했는데 머그컵!!!!(ㅜ.ㅜ) 머그컵이라뉘!! 안 이쁨 말도 안 해. 너무 예쁘잖아요~ 엉엉.. 반품할래.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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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엔 정신이 어디로 갔었는지 열심히 책을 읽었지만 별로 읽은 것 같지가 않다. 눈에 들어오는 책도 별로 없어서 책 구매도 뜸~했는데, 책 구매를 너무 안 하니 금단현상(!)이 와서 세상 살 맛이 안 나더라.....는 것은 거짓말이고^^;; (아,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눈에 들어와 찜해서 구매하고 읽었던 몇 권의 책들.

 

 

책이 나오자마자 읽기 시작. 멈출 수가 없었다. 읽으면서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이미 여기저기 소문을 내기도 했지만, 자서전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나? 근데 왜 우리나라의 '잘 나가는' 분들의 자서전은 온통 자기 치하밖에 없는 것인가...(라고 말하지만 안 읽어봤음으로 아는 척은 이만;)

 

원래 살만 루슈디를 좋아했다. 그로 하여금 파트와를 당하게 한 그 책 『악마의 시』를 읽고 나서 말이다. 그 뒤에 『분노』를 읽었고 『한밤의 아이들』을 읽었다. 그의 자서전 『조지프 앤턴』을 읽으니 이젠 그의 모든 책을 전작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 읽으면 순서대로 읽을 예정이다.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그가 만난 세계의 작가들. 와우!

 

 

누군가 리뷰를 흥미롭게 쓰면 끌리게 되어 있다. 관심도 안 둔 책인데 올라온 리뷰를 보고 궁금해지고 말았다. "저마다 상처를 주고받지만 받은 것만 기억할 뿐 자신의 행위가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에 대해 너무 쉽게 망각하는 사람들의 이기적 성향" 느와르스릴러, 라고 책소개에 되어 있던데, 읽고 나면 불쾌해질 수도 있을 것 같고, 비록 소설이지만 세상이 은근 무서워질 수도 있을 것 같고. 근데도 이런 소설이 궁금해지다뉘! 나도 내 맘을 모르겠다. 그러니 넌들 알겠느냐! 『너는 모른다(하핫, 말장난=.=;;)

 

 

오가와 요코의 새 책이다. 『세상 끝 아케이드』 난 이런 류의 소설집도 좋아한다. "상실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끌어안고 헤매다 작은 아케이드에 도착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죽은 이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사고 따뜻한 어둠에 슬픔을 풀어놓는다. 비록 그 슬픔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슬픔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과 장소를 만나 위로받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애정하는 김성중 작가의 소설집이 나왔다. 「국경시장」을 처음 접하고 혹, 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서야 이 작가가 「개그맨」이란 단편을 썼던, 누군가 좋다고 추천해줘서 읽었던 작품의 작가라는 걸 알았다. 역시!! 그래서 완전 기대했던 이번 소설집. 두 말이 필요없고, 무조건 읽어보길 강력히 권함!!

 

 

북노마드에서 나온 『음악의 기쁨』이 재미있어서 한 권씩 야금야금 잘 읽고 있는데, 하루키가 클래식 대담을 한 책이 있다고 하여 관심이 갔다. 바로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이다. 하루키의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익히 알고 있었던 바, 흥미가 당긴다. 이 작품은 "오자와 세이지가 식도암이 발병하여 음악활동을 잠시 쉬게 된 차에 자타공인 음악 애호가이자 그의 오랜 팬인 무라카미 하루키 기획으로 성사된 반가운 인터뷰 프로젝트이다. 솔직한 아마추어 무라카미 하루키가 묻고, 담백한 마에스트로 오자와 세이지가 하는 답으로 구성된 품격 있는 클래식 여행이 펼쳐진"단다. 읽고 나면 『음악의 기쁨』과 비교해봐야겠다!

 

 

 

     

 

난 스티븐 킹의 추천만 있으면 그 책이 궁금하다. 셜리 잭슨이라는 이름만으로 궁금한 책이었는데 스티븐 킹의 추천이 있으니 안 볼 수가 없다. 『제비뽑기』 공포스릴러. 첫 단편을 펼쳤더니, 엉? 이게 뭐지? 좀 밋밋한데.. 하다가 1부를 넘어 점점 갈수로 찐해지는 그 오싹함이라니!! 인간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귀신도 유령도 좀비도 아닌 인간인 것이다. 특히 표제작을 읽어보라. 헐! 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것. "이 작가는 미치광이가 아니면 천재"라고 했다는데, 내가 보기엔 미친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소설을 써낼 수 없다. 『힐 하우스의 유령』도 그렇고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도 그렇다. 아무튼 이런 책 내주는 엘릭시르 만세다!

 

 

     

 

그외 내 감성을 위해서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로 눈호강을 시킬 것이고, 시리즈로 모으고 있는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 최근작인 『끝의 시작』을 순서대로 채워놓을 것이고, 소설리스트에서 추천한 대산세계문학총서로 나온 『새하얀 마음』을 찜해두었으며, 레이먼드 카버의 『풋내기들』은 일단은 무조건 읽어봐야겠다. 아, IS가 궁금하여 꼭 읽어보고 싶은 책도 있다. 『이슬람 불사조』와 『이슬람 전사의 탄생

 

끝!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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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황석영 선생님이 카페에 연재할 때부터 유심히 읽고 읽었다. 한국 문학을 애정한다고 말로는 맨날 하면서도 올려주시는 한국 작가들이나 단편 중에 안 읽고 모르는 작가님들이 태반이었다. 아니, 이 작가님을 모르고도 한국 문학을 애정한다고 말할 수 있어? 라고 내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억수로 찔렸다는 소리다. 그래서 언제나, 이 연재가 책으로 나오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금방 예판 공지가 떴다. 


내가 다른 책은 다 뒤로 미루더라도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만은 기필코, 장만(!)해서 혼수품(엉?)으로 가져가리라 맘 먹었다.




아직 단행본으론 판매를 하지 않고 10권 전권을 예판한단다. 그럼 저는 이만! 

기다리던 책이 나와 너무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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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2015-01-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수장만 완료! ㅋㅋㅋㅋ

readersu 2015-01-16 11:15   좋아요 0 | URL
와, 대박이세요!!
근데, 혼수 장만을 또?? 아들내미? 흐흐

[그장소] 2015-01-1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부자됐어! 로또 당첨!^^ 에헤라디여~경사군요!!

readersu 2015-01-16 14:57   좋아요 0 | URL
멋지죠??!!!!^^

[그장소] 2015-01-1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중학교때 벙어리삼룡이 삼대 발가락이 닮았네등 읽고 감동이었다고 얘기했다가 아주 반이 폭풍같이 웃었던..기억..ㅎㅎ
속으로..이것들이 정신없지..했는데..버젓이 명작인 책들을 앞에두고 뭐..서태지랑..비교하느라..웃기겠다..했네요~시험문제로만 봤지..지문으로만 접하니..책이 보일 턱이있나..싶기도하고..
글타고 서태지가 못하다는게 아님!

readersu 2015-01-16 14:58   좋아요 0 | URL
그장소님도 멋진 분이시네요.
감동이 뭔지를 아는 분^^
아, 저는 책으로 읽을 생각을 하니 떨려요~ ^^

[그장소] 2015-01-1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간이 다시 읽고는 해서..^^ 이제 아이가 초등고학년 올라가는데 저는 읽었으면 하거든요..강요할 수 없으니 보여 주는 게 좋아서..고전들도 초등학교때 읽고 평생 걸쳐 두고 두고 반복해 읽는게 고전이란
생각이..저는 ..들어요. 제 생각입니다.
제가 그랬다고 꼭 그래야 한다는건 아니고..ㅎㅎㅎ

[그장소] 2015-01-1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사려니..단편들..겹치는것이..너무 많아서..음...아^^ 접어야지..참아야지..ㅎㅎ

readersu 2015-01-16 15:11   좋아요 0 | URL
하핫, 전 제 책장에 이 뽀대나는(!) 전권을 일단은 꽂아두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겹치는 것은 모르겠다..일단 사고 보자..며;;; (아무래도 독서가보다는 책수집가??-.-;;) 나중에 단행본으로 나오면 그때 한권 한권 사 모으는 것도 의미가 있지요. 아이들을 위해서~!!

[그장소] 2015-01-1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리문학을 사랑하니까..ㅎㅎㅎ
작가별로..이것들 나중에 딸 물려줄거예요..
싫다면..으헉!@@;

readersu 2015-01-16 15:48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분명 좋아할 것 같아요...!!

어쨌거나, 한국 문학, 사랑합시다!!^^

[그장소] 2015-01-1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v (≥∀≤)/

2015-02-0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망 2015-03-1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번을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하루에 한 편씩 읽는 단편도 맘에 들지만~
황쌤의 후기가 너무 좋아요^^
 

2011년에 나온 책, 윌리 로니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를 담은 『그날들』 책이 나왔을 때, 사진을 보고 글을 쓴 형식(!) 때문에 관심이 갔었다. 소피 칼의 『진실된 이야기』를 읽고 공감했던 것처럼. 아마,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는 내 마음을 알 것이다. 사진을 찍고, 그 사진에 어울리는 글을 한번이라도 적어봤다면 소피 칼이나 윌리 로니스의 사진과 글을 좋아할 것이다.

 

이번에 이 책이 특별 개정판으로 나왔다. 구판이 양장본에 보기 좋은 큰 사이즈의 판형이라면 개정판은 무선이지만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구나 대중판(!)인지 싸다(^^). 만약, 예전에 나왔을 때, 비싸서 차마 사지 못했다면 개정판을 강추한다. 사진 사이즈가 조금 작긴 하지만, 보고 느끼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책을 펼지기 전엔 사서 읽어야지, 하고 읽지 않은 줄 알았는데 책을 펼치니 떠오르는 기억. 맞아, 이 책을 몇 장 읽긴 읽었더랬다. 동생 책장에 꽂힌 책을 읽고 맘에 들어서 나도 사야지, 했다가 잊고 있었던 것.

 

책을 읽어보면 괜히 맘이 찡~ 한다. '그날'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책은, 내 이야기도, 내 사진도 아닌데 읽고 있노라면 마치 나의 과거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이상하지? 왜 그럴까? 막막 향수가 느껴짐(-.-);; 흑백사진이라서? 아니면 단순하게도 '그날'이라는 단어때문일까?

 

그날들, 그날은, 그래 그날에, 그날이었지, 그날!

 

아무튼 읽으면서 내내 내 책인양 빙의하여 추억에 잠긴다. 기분이 묘하게 좋다. 좋든 나쁘던 지나간 것들은 죄다 아름다운 건가보다. 그러고 보면 책은 추억으로 가는 플랫홈인 셈이다.

 

   그날, 나는 파리 외곽 몽트뢰유에 거주하고 있는 집시들 사이에 있었다.(…) 사실, 내 사진 인생을 통틀어 내가 가장 붙잡고 싶은 것은 완전히 우연한 순간들이다. 그 순간들은 내가 할 줄 아는 것보다 더 훌륭하게 나에게 이야기해줄 줄 안다. 내 시선을, 내 감성을 표현해주는 것이다. 사진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데 뭔가 일어나고 있다. 내 인생은 실망으로 가득차 있으나 커다란 기쁨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이런 기쁨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다. 삶이 슬그머니 아는 척을 해오면 감사하다. 우연과의 거대한 공모가 있다. 그런 것은 깊이 느껴지는 법이다. 그러면 그것에 감사하자. 내가 '의외의 기쁨' 이라 명명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머리에 꽂은 핀처럼 사소한 상황들. 바로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바로 뒤에도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늘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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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1-08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판 봤었는데... 참 좋은 사진과 글!

readersu 2015-01-08 18:26   좋아요 0 | URL
진짜, 글 다시 읽으며 우왕, 우왕, 했어요...멋짐멋짐!
 

_ 사랑한다(あいする)라고 내가 히라가나로 쓰는 것은 make love를 가리키는 것으로, 말하자면 내 몸으로 파파를 사로잡아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자로 사랑한다()는 마음의 자유를 바친다는 것이니 이런 뜻이라면 내가 한 말은 거짓이에요

 

_내 이야기는 지저분해. 나 같은 인간의 출생, 성장, 가정교육, 인척, 가족 같은 것들을 들여다보면, 이건 뭐, 스사노오노미꼬또가 내던져졌다는 뱀투성이 구멍 같은 거야. 이런 냄새 나고 더러운 뱀에게 휘감겨 자란 인간은 가까스로 구멍에서 기어나와봤자 평생 그 냄새가 빠지질 않는 것 같아요. 가난이란 건 이 세상에서 가장 질이 나쁜 악이어서 이건 결핍이라든가 부족이라든가, 혹은 불평등이라는 것과는 다른, 다시 말해, 뭔가 모자라는 것을 더하기만 하면 회복될 수 있는 그런 결함이 아니지. 존재 그 자체의 비열함이라는 거죠. 난 한때 코뮤니스트였지만 가난뱅이의 원한 때문에 코뮤니스트가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 비열한 원한 같은 건 꿀꺽 삼켜버린 근사한 괴물이 바로 나이고, 나는 무엇보다도 지적인 충동에서 혁명의 이미지를, 그리고 파괴 후의 폐허 너머로 망령처럼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것만을 바라며 닥치는 대로 벽 허무는 일을 시작한 것이라는 식으로 믿었던 듯해. 하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이 세계의 멸망을 바라는 인간의 원한과 증오에는 역시 가난뱅이의 비열함이 스며들어 있는 거야. 이건 존재론적인 원한인가, 존재적인 원한인가? 유감스럽게도 내 경우는 아마 존재적이지. 난 자신의 존재적인 비열함 속에서 몸부림치던 것에 불과했던 거겠지.

 

_소설에 나오는 선의는, 땅 위 인간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고, 그것이 해풍과 태양에 그을려 굳어지면서 마침내 거칠거칠한 껍질 같은 정신을 획득한다는 식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나는 만일 그런 인간이 있다고 한다면, 무수하게 긁힌 자국이 있는 딱딱한 피부 같은 감수성이라든가, 원해는 지적인 인간 특유의 비겁함이나 연약함이 일종의 부드러움으로 변모해 남아 있는 정신이라든가, 세월의 흐름이 거친 로프처럼 온몸을 감고 있는 듯이 보이는 나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더 없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간은 어딘가 범죄자 같은 구석을 지니는 법이다. 거리 안의 생활이나 가정의 불빛, 요컨대 지상의 규정들을 믿지 않을 듯한 느낌을 지니고 있고, 그것만으로 이미 범죄자의 소질을 갖췄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인간에게 물려 지독한 상처를 입은 듯 보이지만 실은 인생을 배신한 것은 그들 쪽이고, 그들로서야 이 상처는 너무나 자랑스러운 추방의 낙인으로서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_그보다 이것이 통상적인 남자들의 행동 원리, 혹은 차라리 행동하지 않는 원리인 것이다. 여자는 이것을 비겁의 원리라고 비난하지만 그것은, 남자는 여자를 위해 만용을 발휘해야 마땅하다고 하는 뻔뻔스러운 가치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만약 당신이 정말 나를 사랑했다면, 하고 여자는 말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택했을 거야. 그리고 이 원리를 의심하는 남자를 여자는 비겁하다고 정의한다. 하지만 정말로 사랑했다면, 이라는 조건 그 자체가 실은 이제부터 결정되어야 할 일에 속하는 것이다. 몸속에 심장이 있는 것 같은 존재 방식으로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자를 택한다고 하는 행동이 있을 뿐이고, 더구나 그것은 사랑을 증명하는 것도 아무것도 아닌데 여자는 적어도 그것을 사랑의 증거라고 믿는 것이다.

 

 

 *********

 

 

새해에 처음으로 읽은 소설은 『성소녀』였다.

책소개를 제대로 안 보고 제목과 앞부분의 야릇한 부분만 여러번 읽다말다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1장을 넘기고 2장에 들어갔을 때부터 이 소설의 진가가 나왔다. 몰입도는 장난 아니었고, 울 엄마와 같은 해에 태어난 작가의 개성넘치는 섬세한 문장들은 사소설에 빠져 있는, 일본 소설은 근대에서 멈춘 거야, 라며 다소 황당한 상상에 빠진 나를 흔들었다. 그 당시에 이런 소설을 쓰다니. 내가 진작에 이 소설을 읽었더라면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도 집어던지지 않고 잘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 책을 읽던 스무살 시절에 이 소설을 만났다면 여전히 못 읽어냈을 지도 몰라. 내 정신연령은 이 나이에 겨우 스무살을 이해할 정도인 듯.

 

하! 난 왜 그 나이에 세상을 보지 못했을까? 왜 나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살았을까? 왜 나는 원하는 것도 없었을까.. 다시 태어난다면, 정말 다시 태어난다면, 그냥 막, 살아보고 싶다. 그냥 막.

덧, 위의 문장들로 이 소설을 짐작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읽어보지 않고선 알 수 없다. 일독을 권함! 단! 소설리스트 준의 말처럼 도덕적인 사람은 읽을 수 없을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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