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의 신기한 모험 03 - 유령을 몰아내다! 타시의 신기한 모험 33
안나 피엔버그 지음, 킴 갬블 그림, 문우일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타시' 시리즈는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스테디셀러라고 하는데 1,2편보다 먼저 3권인 [유령을 몰아내다]편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타시가 책 속의 화자인 '잭'과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는지 잘 모르는 것이 아쉽기만 한데,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 글을 찾아보니 타시는 머나먼 나라에서 백조를 타고 날아와서 아이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백조를 타고 날 정도면 타시의 체격이 얼마나 작을지 얼핏 상상이 되는데 이렇게 작고 별다른 기술(마법같은..)도 없는 타시가 불뿜는 용이나 거인, 그리고 유령들을 물리쳤다니 과연 어떤 방법을 쓴 것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책 이야기에 앞서 우선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인 내게 특별하게 여겨졌던 인물은 유령과 흰호랑이를 물리친 용감한 타시가 이닌 잭의 부모님이었다. 대게 어린이 책 속에 등장하는 어른들(부모, 선생님 등)은 아이가 유령이나 괴물, 동물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하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리는 모습(대표적인 예:<지각대장 존>)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비록 아이의 상상력에서 나온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줄 알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어른들에게는 어려운 일인 것일까?

잭의 엄마나 아빠가 "궁금해서 못 참겠다."다며 온전히 아이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편한 의자에 앉아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당사자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열의를 가지게끔 만들기에 충분하다. 내가 집안일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건성으로 듣고는 "그래? 그래서?"라고 대충 듣는 시늉만 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라 나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졌다. 잭의 부모님은 그저 이야기를 듣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타시를 걱정하고, 이야기에 관련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잭이 들려주는 첫번째 이야기인 <유령을 몰아내다!>에서는 타시가 '유령구이'라는 괴상한 요리법을 어떻게 알아냈는지에 관한 것이다. 끈적끈적해서 어디든 잘 매달린다는 유령이 숲에 출몰하여 마을 사람들을 걱정시키고, 개가 마을에 나타난 유령을 들이마시는 바람에 돌로 변해 버리는 사태가 벌어져 사람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 넣는다. 작은 아버지는 유령의 출몰 이유가 '월식'때문이라고 타시에게 알려주신다. 처음 읽을 때 이 부분에서 아빠가 "타시가 월식이 뭔지 알겠냐"고 하자 잭이 태연스럽게 월식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보고 은근히 잭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여기던-전작을 읽어보지 못한 탓이기도 하지만- 나조차 '이야~ 타시가 잭에게 알려주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겁도 없이 유령들을 찾아 숲 속으로 간 타시는 월식을 이용해 유령들을 겁에 질리게 만든다. 이 다음에 윌식이나 일식 같은 현상이 있을 때, 마법사라도 되는 것 마냥 "수리수리 마수리 해야(달아), 모습을 감추어라!"하고 주문을 외워 볼까 보다. 그러면 아직은 어린 우리 아이들이 이 엄마를 마법사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 유령 두목에게서 맛도 좋고, 먹으면 특별한 능력이 생기는 유령구이 요리법을 알아낸 타시는 다음 이야기인 사악한 남작이 등장하는 <흰 호랑이 산>편에서 이것을 잘 써먹게 된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타시가 직접 등장해서 엄마와 대화를 나누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모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다 보니 제 삼자(잭)이 들려줄 때보다 이야기가 더욱 현실적이고 사실감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림에서 보기에도 매우 심술궂고 도둑놈 심보를 지녔을 법한 남작이 은닉해 둔 재산을 찾기 위해 타시는 무시무시한 흰호랑이가 사는 산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금화를 나누어 주어 남작의 착취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결말은 통쾌했다.

마지막 대사를 통해 다음 이야기를 암시하는 것 또한 타시 이야기를 기대하고 기다리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연필로 그려진 단색의 그림이지만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이야기의 내용을 잘 드러내 주고 있으며, 책의 뒷부분에 영어 원문이 실려 있으니 원문이 전해 주는 느낌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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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12-08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는 정말 충실한 가이드입니다. 책의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까지, 상당히 친절합니다. 섣불리 토 달기 어렵기도 하네요. ^^

아영엄마 2004-12-08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이 제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나서신 모양이십니다. 오히려 마냐님이 상당히 친절하시군요..^^;

마냐 2004-12-08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제가 오버하는거라 하지 마세용. 글구, 저 친절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답니다. ^^

아영엄마 2004-12-08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봐요~ 친절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뜻은 원래는 친절하다는 뜻이잖아요. 아무튼 이 늦은 시간에 절 다독여 주시니 고맙기도 하시지...(직장 다니시는 분이 잠은 대체 언제 주무신대요..)

2004-12-11 0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