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풀지 못하는 꼬마용 벨 이마주 15
브누와 롱디아 그림, 오딜 들라트르 글, 최영선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코를 풀지 못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도 괴로운 일지만 지켜보는 사람-특히 엄마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속이 상합니다. 훌쩍거리는 소리도 거슬리거니와 코를 풀어야 감기도 빨리 낫잖아요. 그런데 '코를 푸는 일'이 아기들에게는 예상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코에 힘을 주고 힘껏 풀라고 해도 소리는 '흥, 흥'내는데 전혀 콧물은 나오지 않거든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저도 그런 때가 있었을텐데 아이가 못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자꾸 다그치게 되더라구요. -아이가 예전에 콧물 빼는 도구를 사용하던 것이 기억난다고 하더군요.

이 그림책은 코를 풀려고 할 때 콧물 대신에 불꽃이 나오는 꼬마용의 이야기입니다. 코를 풀려고 하다가 아빠의 손수건도 태우고, 오펠리 아주머니의 모자도 태우고 말지요. 냅킨 열개, 비단 손수건 여섯 개두요~. 테레즈 선생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건- 사전, 의자 외에 예쁜 손수건 36개를 태웠을 때는 꼬마용도 정말 슬펐을 겁니다.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이렇게 대형 화재(?)가 일어난 거예요. 어쨋든 꼬마용이 불을 뿜어낼 때마다 바쁜 것은 소방관 아저씨! 그리고 친척들, 친구들, 이웃들도 꼬마용이 재채기할 때면 대피하는 소동을 벌여야 할 정도입니다.

코를 풀지 못해서 슬픈 꼬마용을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아무도 진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아주머니나 선생님, 친구들의 이름이 언급될 때도 꼬마용의 이름이 나오질 않아서 책 읽어주면서 언제쯤 그 이름이 나오려나 저도 유심히 살펴보았답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에게 '꼬마용'으로 불리던 그가 자신의 진짜 이름을 분명하게 알리는 사건이 발생하였지 뭡니까! 늘 이름으로 불려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아이들도 자신의 이름이 불리우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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