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포옹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서계인 옮김 / 도서출판 오상 / 1995년 6월
평점 :
품절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중에 추리소설이 아닌 글을 로맨스 특선으로 묶어 출간한 책중 하나이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면, 남자와 여자가 등장한다 하여도 그 내용은 전혀 로맨스소설 같지 않다. 차라리 사람의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으로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젊은 시절, 기차에서 우연히 알게 된 한 여인(유부녀)과 사랑의 도피를 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불구가 된 한 중년남자이다. 어느날 그는 한 여성의 방문을 받고, 그 부인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한 남자, 결코 만나고 싶지 않은 게이브리엘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전시의 영국의 어느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세인트 루 성에 사는 한 여자, 이사벨라라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와 로맨스 소설의 남자주인공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이브리엘이라는 남자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것은 전혀 로맨스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절망적인 사랑이었다.

더구나 이사벨라가 자신의 약혼자였던 사촌오빠 세인트 루 경을 저버리고 게이브리엘이라는 남자를 따라 마을을 떠나버린 사건은- 나 역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낭패스러운 일이었다. 태어났을 때 심술장이 요정은 하나도 참석하지 않았을 거라는 말을 들을 만큼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잘생기고, 예의바르고, 어릴 적부터 결혼하리라 약속했던 루 경. 모든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만한 루 경을 두고 협잡꾼에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이브리엘을 선택하다니...

그에 비해 게이브리엘은 흉한 다리를 가지고 아름다운 눈만 빼면 볼 것이 하나도 없는 못생긴 외모를 지녔다. 평민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지만 왜 이사벨라는 그 사람을 따라 떠났는지 알 수가 없다. 그토록 죽음을 두려워했던 이사벨라가 총탄으로부터 게이브리엘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날린 것으로 그녀의 사랑을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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