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는 공주 이사벨라 세상의 빛깔들 12
실비아 론칼리아 지음, 크리스티아나 체레티 그림, 김홍래 옮김 / 서광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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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법에 걸려 웃지 않는 공주를 오리엉덩이에 사람들을 줄줄이 붙여서 돌아다녀 웃겼던 젊은이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젊은이는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을 생각하며, 이 동화책도 그 옛이야기를 재미잇게 쓴 책이라고 지레짐작을 했다. 하지만 내용을 끝까지 읽어보고서야 전혀 다른 이야기임을 알고 혼자 웃고 말았다.

일단 이 책은 첫머리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작가는 '임금님들은 언제나 공주보다는 왕자가 있었으면 바란다는 것이나, 왕비마마는 공주만 낳는다는' 글로 은근히 옛이야기의 상투성을 비꼬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역시 이 책에 나오는 구스타보 임금님과 이솔리나 왕비 역시 자식이라고는 이사벨라 공주 하나 뿐이다.

여섯번째 생일을 맞이한 이사벨라는 꼭대기층에서 일층 방까지 골뱅이처럼 꼬인 계단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온다. 그리고는 신하 마흔명이 겨우 들고 온 엄청난 케이크 속으로 휙~ 다이빙하고 만다. 상황에 따라 서로 당신 딸, 내 딸을 내세우는 임금님과 왕비님은 왕궁에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하는 이사벨라를 정말로 사랑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이사벨라 공주가 웃지 않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어서 이사람 저사람을 불러다 추궁을 한다. 마침내 공주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구간지기의 아들인 푸리오가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지만 화가 난 임금님은 그를 잡아들이라고 명령하고...

이 책은 이가 빠지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가지지 않도록 들려줄 수 있는 동화책이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들의 입 속에 이를 아주 세세하게 가지런히 그려 놓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활짝 웃는 이사벨라 공주의 앞니 4개가 빠진 모습을 보니 우리 아이를 보는 듯 하다.

이제 아랫니 2개가 빠지고 곧 흔들리는 앞니도 빼야하는 큰 아이는 책이 재미있다고 자꾸 읽어달라고 한다. 두 여성작가와 그려낸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이가 새 이가 다 날 때까지 두고 두고 읽어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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