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도시를 하나 세울까 해 VivaVivo (비바비보) 2
O.T. 넬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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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만 남겨진 가상의 미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 삶의 올바른 가치, 사회 체제의 장단점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동화이다.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고 아이들만 살아남는 세상이 닥친다면 과연 남겨진 아이들은 문명이 일시에 멈추어버린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작품은 그러한 혼란 속에서 10살인 주인공 리사가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과 다른 사람들 혹은 단체와 충돌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본문 중간 중간에 가끔 등장하는 리사의 구상을 만화 형식으로 그린 삽화도 눈길을 끌고, 리사가 동생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도 생각할거리를 제공해 준다.

- <벤의 대모험/1권>이라는 동화에서도 어른들이 사라진 도시에서 아이들끼리만 살게 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컴퓨터 게임 속의 설정으로 등장인물들은 나중에 게임을 벗어나 다시 현실-어른들이 존재하는-로 돌아온다.
 
 이 이야기는 의문의 바이러스로 인해 어른들이 모두 죽고 12세 이하의 아이들만 살아 남은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리사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버려진 집이나 창고를 뒤지고, 차를 운전하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갱단으로부터의 생필품을 숨겨 놓은 자신의 집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수도, 전기, 전화, 각종 기계와 운송수단들... 사람들은 현대 문명이 주는 혜택과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문명의 이기가 존재하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음식, 옷, 전기 등이 공기처럼 당연히 있는 것인 줄 알았던 리사는 전염병으로 어른들과 더불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사라지자 '생각'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군대(의용군)를 조직하자는 의견을 내세운 리사 외에 갱단을 만들자는 찰리, 농사를 짓자고 주장하는 크레이그, 나눔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글렌바드 고등학교를 근거지로 삼은 리사는 아이들에게 건물을 자신의 사유재산이라고 말하며, 아이들에게 규칙을 지키고 무엇이든 한 가지씩 일을 해야 한다고 정한다. 나누는 것보다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사는 나중에 친구 질과 도시의 소유권에 관한 의견 차이로 충돌한다.

 이 부분(190쪽에서 194쪽까지)을 비롯하여 작품 전반에 걸쳐 공동체를 이끌어 나가거나 유지되는 방식에 대해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저자는 리사가 들려준 작은 왕국의 왕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개척하고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리사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역자 후기에 언급하는 <15소년 표류기>와 <파리 대왕>도 다시 읽어볼까 한다) 

- 작은 아이는 책 속의 아이들이 처한 현실에 무섭다는 반응부터 보였다. 라면 하나 끓이는 것도 겁을 내며 도움을 바라는 큰 아이는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에서 과연 리사처럼 지혜를 짜내고, 용기를 발휘하며 동생을 지켜낼 수 있을까? 만약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생각들을 해내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과 이웃을 지켜나가고,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지 이야기 나누면서 어떤 공동체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가에 대해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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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9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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