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 러브스 미 - he loves me, he loves me not]
<히 러브스 미>라는 행복한 제목과 우리의 아멜리에 ‘오드리토투’의 깜찍한 미소..
또한 시기도 적절하게 발렌타인데이에 즈음하여 개봉되었으니
이 영화를 달콤한 영화로 오해한 것은 내 탓만은 아니다.
영화는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미술학도 안젤리끄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 일상에 그녀가 사랑하는 의사 루이의 모습이 함께 보여짐은 당연하다.
그녀는 그의 생일에 맞춰 꽃을 선물하기도 하고, 직접그린 그의 초상화를 선물하기도 한다.
또 함께 파티에 참석하기도 하고, 둘이서만 떠나는 플로랑스행을 계획하기도 한다.
공원에서 행복하게 미소 지으며 루이를 그리고 있는 안젤리끄를 보여주고
바로 다음 샷에서 즐겁게 뛰노는 루이를 보여주기도 하니까
둘은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분명하다.
그 커플의 문제는 안젤리끄가 사랑하는 루이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안젤리끄에게 그 사실은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루이에게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그의 아내는 임신중이니까.
영화를 보기 시작한 후 이,삼십분쯤이 지나고 나자
나는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야? 오드리 토투의 사랑스런 매력을 이용해
그저 별로 특이할 것도 없는 남녀의 사랑, 불륜의 갈등을 보여주겠다는 거야?
그러기엔 뭔가 잠깐씩 고개가 갸우뚱 해지면서 슬슬 혹시 하는 의심이 시작되었고
나의 습관이랄까 고집에 의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되도록
영화에 관한 것을 접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언뜻 언뜻 눈에, 귀에 보였던 ‘반전’, ‘엽기’ 뭐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로맨틱 코미디 인줄로만 알고 보기 시작했던 이 영화는
미스테리 스릴러에 오히려 가까워가고 있었던 거다.
그 때서야 비로소 아 그렇구나.. 하게 되는
이 영화의 영어제목 <히 러브스 미, 히 러브스 미 낫>...
어린 시절.. 누구든 한두 번쯤은 해보았을 놀이..
나뭇잎을 하나 씩 뜯어내며 읊었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처럼
영화는 앞부분에서 “사랑한다”를 보여주고
뒷부분에서 “사랑하지 않는다”를 설명한다.
그래서 영화 앞부분에서 깜찍했던 그녀는..
영화 뒷부분에서는 끔찍한 그녀가 되어 버리고 만다.
사랑은 그런 것일 거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사랑스런 사람이 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난 아무것도 아닌 것..
잔인한 평가지만 오히려 끔찍해 질 수 도 있다는..
그래서 영화를 다 본 후의 느낌은.. 뭐랄까.. 어쩔 수없이 씁쓸할 수밖에는..
p.s
안젤리끄 역을 맡은 오드리 토투는..이 영화에서조차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영화의 느낌은 전혀 달랐을 듯..
주의! 매력적인 상대라고 해서 함부로 꽃을 바치지 말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