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에 - 엽기발랄한 그녀가 건네는 따듯한 인사]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은 주로 소통과 진정한 이해 이런 것에 관한 것들이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으므로 제대로 된 소통을 가져본 적 없고

서툰 관계에서 받은 상처의 흔적과 고통 때문에 겁이 많고 차라리 외로움을 택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조금씩 소통해 가며 자기를 열어 보이는 그런 이야기...


얄팍한 입술(애정결핍 + 고집불통)의 아빠와

눈꺼풀의 경련(신경불안 + 왕짜증)의 엄마 사이에서 태어남.

아빠의 오해로 학교에 가지 못했기에 친구를 만들 기회도 얻지 못하고 혼자 꿈꾸고 혼자 성장함.

소통해볼 기회를 얻지 못했기에 단절이나 어긋남을 경험할 기회도 없었던 아멜리에...

그래서 그녀는 그토록 겁 없이 타인들의 삶에 뛰어들 수 있었던 걸까?

우리들은.. 나는...

그렇게 겁 없이 다가서다가는 가슴에 또 하나의 칼자국이 생길 것을 알기 때문에

그녀처럼 할 수 없는 것인지도...


영화에서 얻는 즐거움은 많겠지만 주로 생각되어 지는 건

공감과 극복인 것 같다.

나의(나 일수 있는)일상, 나의(나 일수 있는) 생각들을 누군가 영상으로 펼쳐 보였을 때와

내가 아직 할 수 없었던 일,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누군가가 할 때, .


이 영화가 나름대로 해피앤딩인 것에 안도한다.

안 그랬다면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또 한번 상처를 입었을 테니까...


장-삐에르 쥬네는 외로움을 타게 된 것일까?

그의 이전 영화들도 해피앤딩이 많았고 나름 따듯함이 배어있긴 했었지만...

이 영화는 왠지 그자신이 행복하고 싶어 만든 영화처럼 느껴졌다.


밝고 화사하게 느껴지는 화면과 군데군데 재치있고 기발한 장치들..

이전 장-삐에르 쥬네의 영화에서 봤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영화의 한 재미..

그의 영화에 거의 등장하는 도미니크 피뇽이 왜 그렇게 반갑던지.


영화가 시작될 때 어린 시절의 아멜리에가 여러 가지 재료들을 가지고 혼자서 노는 장면과

끝부분에 니노와 아멜리에가 행복하게 웃으며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

그리고 아멜리에의 아버지가 여행가방을 꾸려 드디어 택시를 타던 장면...


오래 마음속에 따듯하게 남아 있을 거야...


(ps.

하지만 겁 없는 가짜 편지는 싫어... 아무리 누군가를 위한 일이라 해도... 가짜는 싫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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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허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봄

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 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

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

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

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

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김용택>


 

 

 

누군가 슬픈 시 하나를 알려달라고 했을 때

떠오른 시가 김용택님의 <사랑>이었다.

그랬던가.. 그 땐 그랬던가..


계절이 옮겨가듯 마음이 옮겨가는 것..

‘너’도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라는 것..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것은 슬픔이면서.. 또 희망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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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1

 

      이곳을 먼저 다녀간 누군가가


      흰 석회 벽에 손톱으로 써놓았다.


      날개, 날개가 있다면


                   <황지우>

 

 

날개.. 날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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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1



      너무 가지 말자.


      너무 가면 없다!


      너는 자꾸 마음만 너무 간다.


             <황지우>

 

 

너무 가면 없을까?..

하지만 가보지 않고.. 있을 거라 또는 없을 거라 생각만 하는 것..

그게 더 나쁘다고..

이날까지 살아오면서 겨우 두엇 건져낸 생각중 하나..

하지만 그것도 생각.. 생각.. 생각..

역시 나는 자꾸 마음만 너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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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만나면

 

    너를 만나면

 

    우선 타버린 심장을

 

    꺼내 보여야지

 

    다음 식당으로 들어가

 

    식사를 해야지

 

    잘 익은 빵을

 

    한 바구니 사야지

 

    너를 만나면

 

    우선 웃어야지

 

    그럼 나는

 

    두 배나 커지겠지

 

    너를 만나면

 

    가을이 오겠지

 

    세상은 온통 가을이겠지

 

    너를 만나면

 

    나는 세배나 커지겠지

 

    식사를 하고

 

    거리를 걸으면

 

    백 개나 해가 뜨겠지

 

    다신 병들지 않겠지

 

    너를 만나면

 

    기쁘고 한없이 고요한

 

    마음이 되겠지

 

    아아 너를 만나면

 

    감기로 시달리던

 

    밤들에 대해

 

    전쟁에 대해

 

    다시는 말하지 말아야지

 

    너를 만나면

 

    이렇게 비만 내리는

 

    밤도 사랑해야지.

 

               <이승훈>

그럴까? ...

너를 만나면 다신 병들지 않을까?...

기쁘고 한없이 고요한 마음이 될까?...

아니어도.. 줄 게 상처밖에 없다 해도..

너를... 만나면.. 우선... 웃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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