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1



      가을인갑다


      외롭고, 그리고

     

      마음이 산과 세상의 깊이에 가 닿길 바란다


      바람이 지나느갑다


      운동장가 포플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어제와 다르다


      우리들이 사는 동안


      세월이 흘렀던 게지


      삶이


      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라



                      <김용택>

 

 

문득.. 창밖을 보면..

거기에 가을이 와 있다..

곪아서 터져버린 상처들조차

가을 열매들처럼 예쁘고 건강하게 익어갔으면..

아니라면.. 낙엽처럼 가볍게 낙하 했으면..

삶이 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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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2004-08-17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용택의 詩보다 언니 글이 더 가슴에 팍팍 꽂히네.
언니는 시인인가보다.

곪아서 터져버린 상처들조차
가을 열매들처럼

rainy 2004-08-18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 심한 칭찬을 ^^
너도 요즘 이생각 저생각 많은 날들이구나..
생각도, 아픔도 잘 영글게 해서..
가을엔 이쁜 열매 껴안고 만나자..
인영이랑 여행 잘 다녀오고..
 

 

 

가위눌림이었다.

나는 반쯤 잠들고 반쯤 깬 상태로 꿈을 꾸고 있었다.

나는 아이와 나란히 누워 있었고 내가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게 꿈인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평온하게 자다가 내내 울던 사람처럼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고

울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났고 일어나서 베란다로 통하는 창틀을 넘어갔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나는 닫힌 창문을 영혼처럼 통과해 베란다로 나갔다.

방안은 깊은 밤이었는데.. 베란다는 새벽녘이었다.

나는 빨래 건조대 위의 빨래를 만져보며

아직 마르지 않은 것이 슬퍼서 또 울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빨래가 걸려 있는 건조대를 한쪽으로 치우고

나는 밖으로 나 있는 창 앞에 섰다.

나는 조금 전처럼 그곳을 통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밖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 몸은 창문에 부딪혔다. 나는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창문을 열었다. 뻑뻑한 창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지만

나는 애써 내 몸이 빠져나갈 공간을 확보했다.

나는 몸을 반쯤 밖으로 빼내어 보았다. 그리곤 잠시 망설였다.

그때 아이의 울음소리가 나를 깨웠다. 나는 정신이 들었다.

아이는 나쁜 꿈을 꾼 듯 울면서 일어나 앉았다.

나는 어둠 속에서 아이를 다독거리며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에게

괜찮아..다 잘 될 거야.. 더 이상 나쁜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말해 주었다.

새벽 세시였다. 나는 다시 잠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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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날



       되돌아올 자리도


       가서 숨을 곳도 없이


       미친 채로 떠도는


       너무 청명한 날



       해가 무겁다



                <김용택>

 

 

 

숨을 곳도..피할 곳도 없는

적나라한 날들..

열기는 서로를 향해 흐르지 못하고

자연스레 섞이지도 못한채

뿜어지고 튕겨져만 나오는..

그래서..기댈 곳도 없는.. 기댈 수도 없는..

 

난 그래서 여름이 싫다..

여름엔 어디에서도 착한 그리움을 볼 수 없다..

내가.. 느낄 수.. 없는 ..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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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마라
이우일 외 지음 / 청림출판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마라]


[부정적인 나]

이것도 책이냐?

이런 글들 모아서 편안하게 책을 만들어서 팔아먹다니

세상 참 거저 살려고 하는군.

짜증스런 동어반복..

잡지정도에 기고했으면 적당했을 글들을..

돈 주고 사봤으면 억울해서 죽을 뻔 했겠네~


[긍정적인 나]

이런 글이 어때서? 구구절절 옳은 소리들 아니냐?

안 그래도 ‘아침형인간’ 운운하는 인류들 때문에

짜증이 나던 차인데,

거의 내가 맞장구를 칠만한 생각들이고

나름 전문가들의 편안하고 부담 없이 술술 읽히는 글들..

왜 딴지야? 딴지는..

남산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주제에~


[중립적인 나 - 결론]

이 책의 내용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

구구절절 공감가고 옳은 소리들이다.

그럼 뭐?

이런 글을 모아서 책을 만든 것이 좀 그랬다.

내가 워낙 책을 편식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잡지에 기고하면 적당할 정도의 글들이었다.

물론 잡지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잡지에서 건질 것들도 꽤 되니까..

그만큼 새롭지 않고, 편안하다는 정도..


아래로는 긴 사족..

[이우일]

재미있다. 거의 공감.

[듀나]

영화관련 글이 아니면 쓰지 말았음. 재미없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시간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공간만큼이나

폭력적이란 말에는 공감.

[김은령] - 기자

외국여행가고 싶은 생각을 미칠 듯 불러일으킨다.

새벽네시, 삿뽀로 라면골목 운운한 덕분에

새벽두시에 나는 푸라면 끓여 먹었다.

[강용혁] - 한의사

난 소음인이던가, 간질환이던가, 게으르던가(-_-;;) 셋중의 하나란다.

[이무용]

네..당신말 맞아요.. 근데 말이 좀 많네요-_-

[원재길]

밤 예찬론자~

[박상현]

자기소개를 역순으로 한 것. 독특했음.

지금은 미술사 공부하고 있고.

자기소개의 마지막 줄이 언젠가는 미술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였음.

글은 무슨무슨 사 공부하는 사람답게 지루했음.

[신동민]

이사람 만화 재밌었음. 홈피(www.ddongcafe.com) 찾아 가봤음.

핑크 플로이드 좋아한다고 함^^

[철밥통]

회사형인간.. 가여운 단어.

[표정훈]

알아서 하래. 자긴 밤에 일이 잘 된대.. 내말이~~

여기서부터 짜증 시작됨. 그래서 뭐?

[심규진]

그니까 이 사람 글 하나만 읽었음 100% 공감하지..

책 한권이 다 그래서 짜증났다니깐~

[성기완]

몇시에 자고 몇시에 일어나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뭐 이런 것 가지고 글까지 쓰냐 싶었다고,

근데 왜 썼냐고오~~

[백은하]

자기는 청개구리 심뽀라 늦잠을 잤대.

근데 밤에 끊김없이 작업하는 게 절대적으루 좋대.

그래놓고 일찍 일어나라고 안하면 저절로 일찍 일어날 거래..

이젠 앞뒤도 안 맞군..

근데 이 여자도 사물에게 말을 거네???

[오린]

결론적으루다 이 사람 글이 제일 나았음.

글을 잘 쓰네.. 제일 앞줄에 세웠어야 한다고 봐.. 별참견까지(-_-;;)

[홍승우]

재밌는 만화였음

[이형석]

생략

[정효찬]

맞아요. 공감. 근데 앞에도 나왔던 내용이라니깐요..

[이향순]

생략

[이은희]

보통사람하루주기는 약 24시간 11분

나는 아마도 36시간 일 것으로 추측..

(내가 규칙적으로 못사는 게 과학적으루다 판명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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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4-08-0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도 생략된 이향순, 불땅하다. ㅋㅋㅋㅋ

rainy 2004-08-0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은 아주 점잖은 우주와 과학분야의 전문가셨다네..
내가 할 말이 없었던 거였지-_-;;

adman66 2005-08-0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오린에 all in

rainy 2005-08-0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린이란 분이 가물가물해서 언제 이 리뷰를 썼나보니
일년하고 하루가 지났네요^^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반갑습니다..
 

 

        사랑법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그리고 시간을 남겨

    먹고살 궁리를 할 것.

   

    서두를 것.

    침묵하지 말 것.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은

    그대로 쭈욱 잠들어 있게 할 것.


    절대 꿈꾸지 말고

    절대 흐르지 말고

    절대 꽃피지 말 것.


    그러므로

    실눈으로도 보지 말 것


    가장 큰 복병은 언제나

    그대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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